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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앤 & 매티 2, 3[펀글] 

제2장 - 사진을 현상하다.

집에는 암실이 없었고, 학교는 월요일까지 닫혀 있을 것이므로 
나는 소중한 흑백 필림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둔 채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기다렸다. 사진을 찍은 것은 금요일 밤이었다.
토요일은 테레사와 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신경이 온통 필름에 가 있었으므로 데이트 약속을 취소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테레사와 데이트를 하면서 필름에 대한 생각을
잠시 잊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여 그녀를 데리고 호수로 나갔다.

테레사는 가톨릭 신자였으므로 정해놓은 한계를 넘지 않았다.
그녀의 가슴은 매우 아름다웠다. 그녀는 이따금씩 손으로 나의 
페니스를 만져 사정하도록 해 주었으며 그러는 동안 나는
그녀의 가슴을 입으로 애무할 수도 있었다. 그녀가 나의 물건을
애무해주는 동안에도 내 머리속에는, 앤의 손에의해 자극되던, 
결국에는 앤의 입속을 들락거리던  빌의 페니스가 떠나지 않았다.
나는 전에 테레사에게 내 페니스를 빨아 줄 것을 부탁한 적이 
있었으나 거절 당했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부탁해 보기로 했다.
그녀는 완곡하게 거절했고 (정말 해 주고는 싶으나 내 작은 입에
너의 큰 물건이 어떻게 들어올 수 있겠니), 전보다 더 실망스러웠다. 
만일, 테레사가 그렇게 해 주었다면 난 그녀가 앤이라고 상상하며 
즐거워 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쨋든 나는 그녀에게 곧 사정할 
것 같다고 말했고, 그녀의 손 동작이 빨라졌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클리넥스를 페니스의 끝에 대고는 쏟아질 정액을 닦아낼 준비를 
하였다. 테레사는 그렇게 철저한 여자였다.

난 다시 그녀의 가슴을 애무해주었고 우리는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이 두가지는 그녀가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거절하는 일이 없었다.
그 후 그녀는 다시 한번 날 사정하도록 해 주었다. 즐거운 
데이트였다. 하지만 사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는 어서 빨리
필림을 현상하는 것 뿐이었다.

일요일은 아주 느리게 지나갔고, 그날 밤 나는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다음날, 나는 가능한한 빨리 학교에 가서는 암실의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그리고는 오전 수업을 모두 빼먹었다. 서두르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잘못 허둥대다가는 값을 매길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이 필림을
망쳐버릴 수도 있었다. 따라서, 난 아주 신중히 마음을 진정시켰다.

나는 깜깜한 암실안으로 들어가서는 조심스럽게 필림을 꺼냈다.
두번이나 손이 필름에서 미끄러졌다. - 대개의 경우 필름을 벗겨
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어었다. - 마침내 필름을 벗겨 내고는
현상액이 들어있는 용기에 넣었다. 시간과 온도를 맞추며 현상이
되기를 기다리는 일은 정말이지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현상이된 원판은 완벽했다. 너무나 선명하게 나온 사진이었다.
내 행운을 믿기 힘들 정도였다. 언제라도 선생님이나 학생이 
들어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볼 수 있을 때 사진을 인화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최소한 샘플은 만들 필요가 있었다.

원판을 말린 후 여섯 장씩 나누어서 잘라 놓았다. 그런 후 평평한
곳에 올려 놓고는 인화하기 시작했다. 난 앞면을 엎어놓고 인화했다.
사진이 인화되는 장면을 살펴보고 싶어 미칠지경 이었으나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드디어 인화지가 다 말랐을 때, 나는 그것들을
들고는 화장실로 달려갔다. 변기에 앉아서 사진을 보기 시작했다.

대단한 보물이 아닐 수 없었다. 손으로 빌의 페니스를 만져주는
앤의 표정이 선명하게 잡혀있었다. 앤의 예쁜 입술이 굵고도
구부러진 페니스를 물고 있는 사진도 있었고, 시선을 돌려버린
앤의 눈과 정액이 볼에 묻어 떨어질 때의 그 어이없는 표정 등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나는 내 페니스를 꺼내 문지르기
시작했다. 단 네번의 손동작만에 나는 정액을 변기에 쏟아내었다.
빌의 자리에 내가 대신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가 앤을 겁탈했으면, 아니 최소한 옷이라도 모두 벗겨 주었었으면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과 삼각지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을 텐데.

오르가즘 후의 평온함 속에서, 난 생각했다. 만일 누군가가 이
사진을 보게 된다면 그것은 정말로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사진들이 내 사물함에서 발견되지 않는다면 나와 사진을 
연관시킬 증거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기발한 생각을 해 내고는 내 생애 가장 기쁜 미소를
지었다. 내가 곤란하게 된다? 하지만 나보다는 오히려 앤이 몇배는
더 곤란해 질것이다. 그녀가 내 손안에 있었다. 내가 해낸 것이다.
광대하고도 끝없는 가능성의 우주가 내 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녀에게 코카인을 먹게하고는 내 페니스를 빨아주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인생이란 참으로 달콤한 것이다. 드디어 네가 내 손에 
들어오는구나.' 
나는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은 부풀어 갔고 즐거운 나날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나는 재빨리 암실로 돌아가 두번째 샘플을 인화하기 시작했다.
위험한 일이기는 하였으나 재빨리 샘플을 인화해서는 원판과
첫번째 샘플을 봉투에 담아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집으로 갔다.
그리고는 내 방에 있는 통풍구를 열고 봉투를 그곳에 숨겨놓았다.
하지만, 두번째 샘플은 숨기지 않았다. 이 두번째 샘플은 나의
계획에 이용될 것이었다.

나는 뒷면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앤에게. 여기에 있는 이 사진들은, 우리가 모종의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경찰, 네 부모님, 그리고 교내의 학생들에게 배포될 것이다. 
빌의 페니스를 물고 있는 사진이나 빌의 정액이 네 얼굴에 쏟아지는 
사진이 교내에 수백부씩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봐. 코카인을 들이 마시고
있는 네 사진이 경찰에 보내진다고 상상해보라구. 이 사진 한장이
네 아버지의 사무실에 배달된다면? 혹은 집으로 배달돼서 네 
어머니가 보게 된다면 어떨까? 이 모든 일들을 피하고 싶다면,
오늘 방과후에 쇼핑몰 앞에 있는 스낵에서 나를 기다려라.
내 조건들이 어떤 것인지 그때 알려줄게. 하지만 너무 걱정은 마.
나도 충분히 분별력은 있으니까. 그치만 내가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이 사진들을 대문짝 만하게 인화해서 뿌린다고
해서 내가 손해볼 것은 없으니까."

나는 사진을 접어서 봉투에 넣고는 [혼자 있을 때 열어볼 것.] 
이라고 적어 넣었다. 학교로 돌아간 나는 한 시간을 마저 빼먹고는
아무도 보지 않을 때에 그녀의 사물함에 봉투를 밀어 넣었다.
봉투가 걸려서 잘 들어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몇 번
꺼냈다 넣었다 하니까 봉투가 사물함에 쏙 들어갔다.

수업이 끝나는 벨이 울리자 나는 광장 건너편에 서서 망원렌즈를
통해 앤의 사물함을 관찰했다. 수업시간 사이의 분주함이 나를
완벽히 가려주었으며 약 2분 정도 지나자 그녀가 사물함으로
다가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콧대높고
우아해 보였다. 나는 금요일 밤과 같은 저질스런 행동이 그녀의
태도를 변화시키지 않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우아한 모습이었다.

앤, 조금만 기다려라. 난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가 사물함을 열자 봉투가 바닥에 떨어졌다. 곁에 있던 다른
여자아이 하나가 봉투를 집어들고는 살펴보더니 다시 앤에게 건네
주었다. 난 그 순간 하마터면 숨이 막힐 뻔했다. 그녀는 봉투를
건네주며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아마도 익살스런 말을 주고 받았
을 것이다. 하지만 앤은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다른 소녀는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앤은 봉투에 쓰인 글을 읽고는 사물함을
잠궜다. 그리고는 깃대가 세워져 있는 곳으로 걸어가서 옆에 
앉았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앤은 봉투를 열고는
사진을 꺼내 펼쳐들었다. 

사진이 인쇄되어있는 면을 펼쳐들었음이 확실했다. 그녀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고 눈은 왕방울만 해졌다. 그리고는 사진을 가슴에
바싹 붙여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숨겼다. 그녀는 다시 한번
주변에 누가 없는 지를 황급히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사진 뒷면에
글씨가 씌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글씨를 읽지도 않은 채 종이를
봉투에 황급히 집어 넣은 그녀는 화장실로 달려 가기 시작했다.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난 속으로 킬킬 웃었다. 자신의 추한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을 들고
황급히 화장실로 달려가는 앤의 모습은 그렇게 평범해 보일 수가
없었다. 화장실 안에서 그녀는 내가 써 놓은 글을 읽어볼 것이다.
그리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사진을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이다. 그녀는 겁이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내 마음속의 악마가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내게 있어서 그녀는 모든 엘리트 집단의
상징이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녀는 평범한 사람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결정체 였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제3장 - 협상

나는 약속장소의 가장 안쪽 자리에 앉아 음료수를 한 잔 주문했다.
난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이런 종류의 일은 내게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일의 중요성이 나의 비열한 면을 드러내게 하고 있었다.
평상시 였다면 앤과 같은 여자 앞에서는 말도 못하고 쩔쩔맬 것이
틀림 없었다. 하지만 협상의 주도권은 내게 있었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린 지 약 5분 정도가 지나자 그녀가 문을 열고
약속 장소에 들어섰다. 나는 나머지 오후 수업도 모두 빼먹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허둥거리며 이 곳으로 달려올
그녀를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나 좋았었다. 

그녀는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대부분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그 장소는
대개가 점심 혹은 저녁식사시에만 이용되는 장소였다. 앞으로 두시간
정도는 거의 비어있을 것이었다.

그녀가 마침내 나를 발견했다. 나는 카메라를 살짝 들어보이고는 
한 쪽 눈을 찡긋했다. 그녀가 나를 알아보기나 했는 지 알수가 
없었지만 아마도 나를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그토록
철지히 나를 무시했었다. 아마도 우리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지
조차도 모를 것이다. 그녀는 일부러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가와서는
화가난 듯이 자리에 거칠게 앉았다. 그리고는 나를 노려보았다.

"사진을 보낸 게 너야?"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으나 노기등등했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적지 않은 
두려움이 숨어있었다. 화를 내는 것은 자신감을 돋우기 위한 것임과 
동시에 나를 굴복시키도록 하기 위한 것임이 너무나 자명했다. 
그렇게는 안돼지.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난 사진 찍는 것을 아주 좋아해, '애니'. 하지만 평상시에는 그런 
종류의 사진은 찍지 않아."

"물론 그러시겠지!" 
그녀가 쏘아붙였다. 
"아마도 밤새 그런 사진들을 찍기 위해서 쥐새끼 처럼 숨어 다니겠지.
성도착자 같으니라고."

"성도착자라고? 흠... 사진을 한 번 자세히 보는 게 어때?"

"빌어먹을!" 
그녀의 목소리가 신경질적으로 높아졌다.

"말을 조심하는 게 좋지 않겠어? 굳이 내 신경을 거슬려서 좋을 것은
없을텐데, 안그래?" 
나는 손가락을 들어 위협적으로 그녀를 가리치고는 그녀를 위 아래로 
훑어 보았다.

그녀는 두려움으로 말문이 막히는 듯했다. 우리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누구도 (아마도 빌 아놀드를 제외하고는) 그녀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낮은
계층의 사람에게서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서서히 내가 그녀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녀는 시선을 떨구고 아래쪽을 내려다 보고있었다.
"어... 아니야. 좋아. 미안해." 
그녀는 잠시동안 조용히 있었다.
"좋아, 네가 원하는 게 뭐지?"

"이제 좀 낫군. 자, 나는 사진의 원판을 가지고 있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사진을 인쇄할 수 있어. 내가 그렇게 재미있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없겠지? 내말은... 우리학교의 공주같은 앤이 그런 지저분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얼마나 재미있겠어."
내 말이 끝나자 그녀는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 눈속에는 
놀람과 슬픔이 가득 들어있었으나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렇게 즐거운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슨 보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지 않아?" 

"원하는 게 뭐야?"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이고 있었고 내 눈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훨씬 더 나은 것이어야지. 아주 아주 즐거운 일. 아마도 빌 아놀드에게
해 주었던 것과 같은 어떤 것이겠지."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아마 그 보다 훨씬 즐거운 것이어야 할거야." 
나는 카나리를 잡아먹은 고양이 같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녀는 잠시동안 눈을 감고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는 눈을 뜨고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그 웃음은 내게 있어서 아주 익숙한 종류의 것이었다.
항상 그녀와 함께하는 엘리트들에게 보내는 아주 따뜻한 미소였다.
그런 미소를 그녀가 내게 보내고 있었다. 
"자, 그러지 말고 좀 더 잘해보자. 너는 그 더러운 인간이 내게 시킨일을
보았쟎아.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게다가 너는 아주 착해보여. 그런
일을 강제로 시킬거야? 아니지?"

그녀의 눈이 따뜻해지며 고개가 한쪽으로 살짝 기울어졌다. 한 무더기의
갈색머리가 그녀의 한쪽 눈을 가리며 흘러 내렸고 그녀의 표정은
매우 순진하고 우호적이며 동시에 섹시하면서 강한 그런 표정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녀는 그녀의 학교생활 내내 그녀를 엘리트 집단의 
우두머리로 있게 한 바로 그 매력의 힘으로 나를 조종하려하고 있었음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 겨우 열여섯이었고 마음이 약했었다.

그녀는 내게서 망설임을 눈치채고는 좀 더 밀어부쳤다.

"우리가 친구가 되지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어. 그지? 음... 내 말은...
여자애에게 작은 친절함 정도를 베풀어 달란 말이야. 어... 저기..."

그녀의 미소가 약간 사라지며 나의 이름을 기억해내려고 애쓰는 듯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같은 학교를 다녔었고 심지어는 같은 조를
이루어 실험도 같이 했었었다. 그런데 그녀는 나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내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마술은 깨어졌다.

"그만 둬, 애니." 
나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있었고 내가 더이상 그녀와 게임을 하지 않으리란 
것을 눈치챈 듯 했다. 
"아니, 이건 거래일 뿐이야." 
그녀의 표정은 완전히 낙담 그 자체였다.

그 표정을 전에도 본적이 있었다. 빌 아놀드가 그녀를 협박할 때, 입으로
해 주지 않으면 강간해 버리겠다고 협박할 때의 그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조금 달랐다. 좌절한 표정이었지만 역겨운 표정은 아니었다.
아니면 그 때 보다는 덜 역겨운 표정이었을 것이다.

나는 테이블 위에 내 손을 올려 놓고는 의자 깊숙히 등을 기댔다.
"자," 
거래의 시작이었다. 
"너는 아주 부자야. 아마도 네 부모님은 별장이나 콘도 같은 것이 있을 
거야. 맞지?"

"뭐라고?" 
그녀는 눈에 띌 정도로 떨고 있었다. 나를 매료시켜 보려는 
시도가 실패로 끝난 것에 충격을 받고서는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네가 친구들과 파티를 열거나 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있을거야. 보트 창고 이든, 오두막이든..."

"아니, 저..."

"내게 거짓말 하려고 하지마, 애니. 거짓말을 한다면 아주 커다란 실수를
저지르는 거야."

그녀는 잠시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는 눈물이 흘러 볼을 따라 흘러내렸다.
"음... 우리 차고가 집하고는 좀 떨어져 있고... 거기에는 약간의 가구가 
있는 다락방이 있어."

"운전사는 어디에 살지?"

"우리는 그정도로 부자가 아니야. 하지만 아마도 운전사를 위한 장소인 것
같애. 주방도 있고 자그마한 거실도 있어..."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다시 발치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음... 침실도... 하나 있어."

"아주 완벽한 장소야. 키를 가지고 있겠지?"

"아니, 하지만 어디에 있는 지는 알아. 가끔 아빠가 사용하시곤 했었는 데,
엄마는 아빠가 여자들을 데리고 그 곳을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는
열쇠를 엄마의 보석함에 넣어 두었어."

"아주 좋아. 오늘 밤 그 열쇠를 가져다가 내일 점심시간에 두개를 복사해둬.
그리고는 방과 후에 여기에서 나를 만나 열쇠 한개를 내게 주는거야. 내일
그 다음 일을 알려주겠어."

그녀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키를 하나 가져가겠다고? 얼마나 오래 가지고 있을건데?" 
그녀의 목소리가 메어왔다.

나는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내가 원할 때 까지. 이제부터는 착하게 행동해. 그렇지 않으면... 알지?"

그녀는 아주 어린애 같은 목소리로 
"그래."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뛰어 나갔다. 

나는 몇 분 정도 더 앉아 있었다. 너무나 즐거웠고 기대감으로 바지가 
부풀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