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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섹스 외전 - 해맑은 그녀와 통큰남자를 희망하는 나, 그리고 가끔 친한 친구

잔게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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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람은 누구나 영웅이되고 싶어 한다.

 틀림없이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는 존재이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어 눈 아래 흐르는 강에 강아지가 빠져 있었다고 하면...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상상, 아니, 자신이 원하는 행동은 대체로 일치한다. 강에 뛰어들어 강아지를 구해준 후 마치 품안에서 감사를 전하듯 짖는 강아지를 안고 있으면서 주변의 박수 갈채를 받는 것.

 상상의 세계는 자유롭고 즐겁다. 다치지도 않고 젖는 일도 없으니 부담없이 물 속으로 다이빙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모두가 망설인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라는 외침을 듣고도 주저하고 관망해 버리는 사람이 결코 적지 않다.

 그리고 그 망상이 이제 막 현실이 되고 있다.

 다리 아래로 흘러가는 골판지위에 강아지가 불안한 듯 울고 있다. 

 실제로 누구나 "도와주고 싶다"라는 마음과 "다른 사람이 뭐 어떻게 하겠지"라는 마음에서 왔다갔다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나는 주저없이 뛰어든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것은 용기라기보다 그냥 생각이 모자랄 뿐이다.

 정신이드니 물속에서 강아지를 껴안고 있다.

 나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단지 남자다운 남자가 되고 싶었던 것 뿐이다. 가슴을 펴고 태양 아래서 똑바로 걸을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운 남자가 되고 싶다.

 특히 그렇게 생각해 주길 바라고 있는 투톱중 한명, 그 유일한 친구가 강가에서 나에게 손을 뻗었다.

 야마다 켄이치... 그냥 야마켄이라고 부르는 녀석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미용실에 들렀다가 그만 따끈따끈한 금색으로 염색한 이 녀석은 깃털처럼 가벼운 놈이지만, 나 못지 않게 인생 철학을 가진 남자다.

 내 손을 잡고 강에서 끌어당기면서 강아지를 받고는 상냥한 미소로 "역시 너는 대단해. 망설이지도 않고 뛰어드네"라고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그 옆에 무표정하게 서 있는 사람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내 여자친구 코시미즈 케이다.

 내가 가장 존경받고 싶은 인물이다.

 주위에 흐르는 강물보다 더 청량감을 떨치고 있는 그녀는 나의 연인이면서도 어딘지 세상을 등진 가련함을 지니고 있다.

 적당한 체형이지만 보기에도 귀여운 그녀의 몸매는 독특한 존재감을 덧없이 느끼게 한다.

 촉촉한 검은 단발머리는 그녀의 단아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대체로 귀여운 얼굴이지만, 표정이나 행동의 영향인지 묘하게 어른스러워졌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 느낌을 준다.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구경꾼으로 붐비는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별일 없었다는 듯이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총총 걷기 시작한다.

 나 같은 괴짜에 반한 여자이다. 그녀 또한 세계가 정한 '보통'의 틀에서 벗어난 곳에 살고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이렇게 있고 싶다!"고 강하게 바라는 나와는 달리 자연과 무리에서 떨어진 늑대 같은 고요함을 그녀는 조용히 간직하고 있었다.

 중학교 입학식 때 그런 케이에게 첫눈에 반했고, 그녀도 나에게 반했다. 반면에 그 무렵 야마켄은 학교내 방송스피커로 여자 친구를 모집한다고 떠벌리고 있었다.

 어딘가 조금씩 이상한 삼인조의 만남은 고등학교 졸업을 한 오늘까지 무려 육년간의 인연이 되었다. 그리고 이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 될거라는 확신을 우리모두 하고 있을 것이다.

 케이가 나를 안내한 것은 다름 아닌 우리집이었다.

"실례합니다"

 맑은 목소리로 우리집에 들어간 후 주방에 앉아계시던 우리 엄마에게 인사를 한다.

"어머나 ~, 케이 왔구나. 헉~ 무지하게 더러워진 고릴라를 데려왔구나. 어디서 주워 온거야?"

"강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젖었구나. 별일 다 보겠네."

 시치미를 뚝 떼는 우리 엄마의 말투에 케이도 익숙하기 때문에 "샤워하게 할게요."라면서 나는 그대로 욕실까지 데려간다.

 탈의실에 들어오니 케이는 무표정인 채로 "감기 걸리기 전에 빨리 샤워해"라고 말을 하고 문을 닫았다.

 샤워를 얌전히 하고 나오니 어느새 갈아입을 옷이 준비되어 있었다. 갈아입고 있는데 주방 쪽에서 두 사람의 대화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왠지 또 폐를 끼친 것 같네."

 그런 엄마의 말이 맞다. 나는 항상 케이에게 폐만 끼치고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케이는 "그래서 같이 있고 싶어요."라고 수줍은 기색도 없이 잘라 말한다.

 엄마는 웃으면서 "우리 애한테는 과분해. 더 좋은 남자 만나"라고 농담을 하신다.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좋은 여자친구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 절대 놓치지 마!"라고 뭐라하신다.

 직접 얼굴을 보지않아도 케이는 작은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머리를 목욕 수건으로 닦으면서 확신한다.

"아니예요. 대학을 졸업하면 우리 결혼할 생각이예요. 그때 다시 한번 잘 부탁드려요."

 다 갈아입고 나온 후 케이와 함께 내 방으로 간다. 엄마는 살짝 볼이 불그스름했다.

 케이는 같은 여자라도 매력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는 해도 남장이 어울리는 미인이라는 건 아니고, 운동을 잘하고 말투에서 남성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정도... 그리고 주변에 남자들이 많이 때문에 남녀라는 성별 차이를 초월하는 약간 중성적인 이미지도 포함한다.

 그녀는 존재자체만으로 주위를 환하게 만든다.

 그녀의 주변 공기가 정화되어 있는 것 같고, 마음이 피곤할 땐 그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그녀와 가까이하면 호흡이 매우 편해진다.

 의식적으로 무언가가 되려고 하는 나와 달리 그녀는 선천적으로 유일무이한 높이에 있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스스로 정좌를 했다. 케이도 그 앞 바로 정좌한다.

 큰 눈망울을 들여다되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내다보이는 기분에 빠진다.

 철썩~ 하고 손바닥이 거리낌없이 내 뺨을 두들긴다.

 케이는 정색하고 말한다.

"...... 네가 뛰어들었을 때 나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

"아... 미안"

"내 얼굴 표정이 부족해서 내가 얼마나 불안했는지 너한테 전할 수 없다는게 열받아."

"아니, 아니야. 전부 전해졌어"

"그 다리 상당히 높았다고. 다리위에서 물속까지 3층 건물 높이인거 같았어."

"그런것 같더라."

"거기에다가 강 바닥이 얕은 곳도 있고, 가끔 폐기물도 버려져있고.."

"아이고, 큰일날뻔했네"

 케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난 그런 네가 좋아. 네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것도 다 이해하고 응원도 하고 있어. 네가 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된다면, 난 네가 더 좋아질거 같아."

"나도 멋진 내가 되고 싶어."

"나도 간절히 바라고있어. 나도 너를 더 좋아하고 싶어. 하지만 목숨이 위험한 일에는 안돼. 오늘같이 가슴 철렁한 불안을 맛보여줄거라면, 다음엔 나도 같이 뛰어들거야."

"그건 안돼. 야마켄에게 케이를 붙잡고 있으라고 한 다음 뛰어들거야."

"뭐? 그럼 나도 야마켄 발가락을 발꿈치로 밟은 다음에 뛰어들거야."

"야 왜들 그래? 내 뒷담화까냐?"

 야마켄이 맥없이 문을 열면서 강아지를 안고 얼굴을 내밀었다. 야마켄은 항상 분위기를 읽지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 우리들 세 사람은 각각 다른 벡터의 강도를 가진 인간의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글구. 야마켄한테도 폐 끼치지 좀 마."

"이제 와서 뭐야. 야 물 좀 줘봐"

"그 강아지 너한테 있었구나"

"그래. 이것도 인연인데 내가 기를거야. 목걸이 같은 것도 없고 말이야"

"그래. 너라면 안심이다"

 케이도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야마켄이라면 잘 맡아 키울거야"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니들 뭔가 떠오르는거 없냐? 아니지, 우리들 네이밍 센스 개판이잖아? 문화제 때 짠 밴드 이름도 '대평'이었고 말이야"

"문화제 이틀 전이었지? 뭐 밴드 이름은 난 싫지 않았어. 연주가 개판이었지. 그리고 야마켄~ 미안한데 잠깐만 자리 좀 비켜줄래?"

"어, 어째서. 나만 빼는거야? 육년의 우정이 여기서 금이 가네"

"지금부터 토오루와 키스하려고"

 내 소개가 늦었지만 스루가 토오루가 내 이름이다. 케이와 달리 해맑은 느낌(토오루[透])도 없는 내가 그 이름을 쓰고있는 것이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대화의 흐름이었나?"

 내가 의문을 제기하자, 케이는 제빨리 대답한다.

"네 맘대로 뛰어드는 너를 보고 초조하긴 했는데, 역시 네가 좋아서 다시 마음이 두근거리더라. 숨기지 않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고, 그리고 지금은 너와 스킨십을 하고 싶어."

 내가 케이를 좋아하는 점을 말하게 된다면 한 시간으론 부족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빨리 말할때의 목소리가 너무 좋다.

 그녀를 형성하는 청량함과 투명감이라는 양대 요소가 응축되어 나오는 소녀다운 부드러운 음색은 천사 그 자체였다.

 맑은 목소리도 시원하다.

"나는 이제 와서 그런거 신경 안 쓰는데? 키스? 맘대로 하세요. 호라~ 키스! 키스!"

 경쾌하게 외치는 야마켄에게 케이는 말없이 시선을 날린다.

 야마켄은 잠자코 가볍게 인사를 한 후 말없이 강아지를 앉고 방을 나간다.

 나에게 있어서는 항상 맑고 시원한 눈길이지만, 가끔 다른 사람에게는 부담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문이 닫히자 케이는 내 얼굴을 마주보고 한번 아랫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눈을 감고 얼굴을 보여온다.

 츄우~ 가볍게 입술을 맞댄다.

 케이의 얇은 입술은 그녀의 인상 그대로 맑게 흐르는 물을 담고 있는 것처럼 신선하다.

"...... 그런 대화의 흐름이었나?"

 코끝이 맞닿는 거리에서 다시 묻는다.

"흐름같은거 상관없어. 나 너랑 키스하고 싶어. 내 마음만으로는 부족해?"

"아니, 충분히 넘쳐"

"그럼 문제없잖아."

 츄, 츄~ 입술을 서로 섞는다.

 그 중에 "아까 네 어머니께도 말씀드렸는데 대학을 졸업하면 동시에 프로포즈할 생각이니까, 지금부터 대답을 준비해둬. 알겠지?"라고 단언한다.

 츄~츄~ 키스를 계속하면서 "그건 곤란해. 내가 프로포즈할거야."라고 대답한다.

 케이는 뺨을 붉히면서도 "으흐흐흐"라고 어른스러운 웃음소리를 낸다. "선착순으로 해!"라고 순진한 소년처럼 말했다.

 두 손을 정면으로 잡고, 입술의 접촉만으로 사랑을 계속 전한다.

 츄, 츄, 츄~

 나는 동정이고, 케이는 숫처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순결을 지키자는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고, 우린 의견이 일치했다.

 졸업 당일 섹스를 하려고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우리들의 관계가 한 걸음 앞으로 더 나아가는 걸 느낀다.

"야 ~ 아직 ~? 내가 언제까지 복도에 쳐있어야 하는거야 ~?"

 그런 친구의 목소리에 입술을 포갠 채, 케이는 "단둘이 있고 싶어서. 단둘이 있고 싶어서. 단둘이 있고 싶어서"라고 집요하게 아이컨택을 보내온다.

 그러나 "오늘은 졸업식 끝나고 셋이서 노래방에 가자고 약속했잖아"라고 내가 아이컨택을 돌려보내자 그녀는 마지못해 장난끼있는 키스를 하고 " ...... 야마켄. 미안. 이제 들어와"라고 말한다.

 이래저래해도 그녀에게도 야마켄은 가장 친한 친구인 것이다.

"니들, 차분히 만끽했냐?"

"덕분에"

 나는 그런 두 사람이 너무 좋았고, 난 그런 두 사람 못지않게 인간적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케이도 그런 나를 좋아하고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조금 심상치 않을 정도인 내 금욕적인 생활을 끝마치게 해주는 불씨는 케이 그 자체다.

 나는 하늘아래 당당하게 가슴을 펴는 남자가 되고 싶다. 전국 시대라면 그것은 이미 무장급이다.

 방향성은 다르지만, 그런 특별한 높이에 자연스럽게 서 있는 케이는 내게 있어서 동경이자 목표이기도 했다.

 남자답게 숨기지 않고 밝히자면, 나는 케이에게 열등감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나도 그녀에게 비길데 없는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 그녀에게 뒤쳐지고 싶지 않다. 서로 사랑하는 동시에, 경쟁하는 파트너이고 싶다.

 케이는 틀림없이 지금의 나도 좋다고 말해줄 것이며, 그 말에 거짓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납득되지 않는다.

 하늘이 용서해도 내가 용서할 수가 없다.

 나는 아직 특별하지 않다. 유일무이한 남자따위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저돌적인 바보같은 젊은이에 지나지 않는다.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졸업식 답사를 들으면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사려분별?

 그것도 있을 것이다. 항상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케이와 야마켄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의 나에게 압도적으로 부족한 것은 그릇이다.

 그래.

 예를 들면 눈앞에서 사랑하는 연인이 친구의 것이되고서도 동요되는 일이 없는 강인하고 광대 한 그릇.








1-2

 나중에 다시 내 방에 모인 케이와 야마켄에게 나의 솔직한 의견을 토로했다.

 내가 남자가 되려면... 케이에게 적합한 유일한 남자 친구가 되려면... 눈앞에서 케이의 처녀막이 야마켄에게 뚫려도 동요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케이는 아무말도 없이 무표정으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고, 야마켄은 그 옆에서 배꼽을 쥐고 폭소를 터뜨린다.

 내 두 뺨을 케이가 새빨갛게 된 손바닥과 손등의 열을 식히기 위해 흔들면서 "너의 엉뚱한 발상이 두려워"라고 조용히 말한다.

 하지만 내가 그냥 농담으로 그런 생각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나를 포함한 모두가 알고있다.

"일단 확인해두고 싶은건데, 나랑 바람을 피워달라거나 그런 소망이 있는건 아니지?"

"그런거라면 상대를 야마켄으로 고르지 않지"

"흠. 그것도 그렇네"

 브리지하도록 포복 절도를 계속하는 야마켄에게 케이는 "이런 녀석한테 안기라고?"고 말하며 눈을 흘긴다. 그 눈초리는 이성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치 조카나 동생을 보는 듯한... 그렇다고 인간으로서 깔보는 것도 아니다.

 나와 경에게 야마켄는 친구라는 카테 생물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과 토모 다치 속의 동물이다.

 야마켄은 눈물을 닦으면서, 웃음으로 인해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몸을 일으킨다.

"뭐. 나도 케이를 그런 눈으로 본 적이 없다고"

"너는 원래 연상만 보잖아"

 케이에 그 지적에 내가 주석을 더한다.

"아. 맞다. 야마켄은 말야. 같은 반이 된 여자는 무조건 한번은 딸감으로 만들었는데.... 어떤 여자라도 말야. 그런데 케이만은 아무래도 무리였다것 같아"

 케이는 동요한 기색도없고, 시원하게 반응한다.

"해설 고마워. 별로 흥미도 없는 정보지만, 뭐랄까 안도감이나 패배감 같은게 없네. 나와 야마켄의 우정이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걸 확인했어"

 가볍게 말하는 케이를 향해서 나는 정좌를 하고 이마를 바닥에 비벼댄다.

 결코 장난이나 농담이 아니다.

 그러나 이 제안이 너무나 제멋대로인 것은 맞다.

"나, 케이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고 싶어. 평범한 사람으로 네 옆에서 남자친구인 척하고 싶지 않아"

 내가 그냥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두 사람은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내가 초대형의 바보라고 알고있는 케이와 야마켄은 기가 막힐 것처럼 얼굴을 마주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알았어. 얼굴을 들어봐. 우선 앞서 말하는데 나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만 내가 너를 평가하자면... 아... 확실히 난 너에게 반해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워. 나 말고 야마켄이 보면 어때? "

"어, 미안, 뭘? 토오루의 도게자 사진 찍느라 바빠서 무슨 얘기하는지 못들었어."

"그 사진은 나중에 나한테도 보내줘. 내 토오루 컬렉션에 추가할거야. 인물 평이라도 좋으니까 마음 터놓고 네 의견을 말해봐 '

"아니 바보잖아. 그것도 초고교급으로 말야. 뭐 이미 졸업했지만"

"응. 그건 나도 동감이야. 하지만 이런 바보한테 반해버린 난, 처음부터 지고있어. 토오루가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싶다고..."

 나는 얼굴을 치켜든다.

"그, 그거면 돼"

"아니, 그렇다고는 해도 갑자기? 그..... 뭐야... 처녀를 어떻게 하라는건 중간 단계도 없이 어떻게? 네가 질투같은거 없는 큰 그릇을 가진 남자가 되길 원하는 건 알겠는데... 좀 더 단계를 밟는게 좋지 않을까? 도중에 네가 그만두라고 할 수도 있고."

 나는 일어서면서 "알았어. 그럼 일단 바디 터치부터 시작해보자."라며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을 내려다 본다.

"케이야 어째서 우리들이 양보해 준 것 같네?"

"그래. 납득이 가지 않는 점이 많이 있긴한데, 아무튼 ...... 토오루의 이런 억지스러운 부분도 남자 답고 멋지네"

 케이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올려다 본다.

"뭐야. 정상인은 나뿐이야?"

 야마켄은 불만스러운 소리를 내고, 나는 조교처럼 서서 두 사람에게 지시를 내린다.

"그럼, 우선 손부터 연결해 볼까?"

 케이는 나를 올려다본채 오른손을 야마켄에게 내민다.

 큰 하품 한창이던 야마켄는 그것도 모른체 있자, 케이가 시선만 옆으로 돌리고 말없이 야마켄의 허벅지를 손등으로 두드린다.

"네? 아, 네"

 주저함도 긴장감도 없이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

 케이는 계속 나를 올려다 보고있고, 야마켄는 두 번째 하품을 한다.

"너희들은 ...... 무슨 느낌같은거 없어?"

 내 질문에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친다.

"아니, 별로"

 먼저 케이가 입을 연다.

"솔직히 나도 놀랄 정도야. 아무리 야마켄이라고 해도 좀 더 뭔가 거부감이나 토오루 대한 죄책감이 있을 줄 알았어. 이건 주변의 난간을 잡은 것과 다름없는 느낌이야. 아~ 하지만 비교 대상이 생겼어. 토오루의 손이 얼마나 남자답고 다정했던 것일까? 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케이는 야마켄과 손을 잡은채 촉촉하고 요염한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야마켄은 "응 ~. 나도 그런 느낌이야. 아 ~ 케이의 손이구나 ~ 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문화제 민속 무용할때 여자의 손을 잡았다 때는 상당히 두근 두근거렸는데 ~ "라고 조금 졸린 듯 눈꺼풀을 반쯤 감고 있다.

"그러니까 난 그정도도 아니라는 거지?"

 케이가 조금 유쾌하게 야마켄에게 묻는다.

"미안해. 전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

"하하. 괜찮아"

"하지만, 케이 손가락 하나 까딱거려"

 야마켄이 손을 잡은 채 케이의 가늘고 유연한 손가락 하나를 집어 들고 있지만, 케이는 전혀 신경쓰지않고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다. 케이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듯, 정말 야마켄과 비교해서 내 손이 더 남자다워서 나에게 반한다는 듯한 눈빛을 주고 있다.

 나는 무심코 그 시선으로부터 도망쳐서 허리를 급히 내리고 책상 다리를 하고 말았다.

 어떤 느낌도 없이 손을 잡고 두 사람과 달리, 내 가슴에 뭔가 잔뼈가 박힌 같은 위화감을 느낀다.

 책상 다리를 한 나는 두 사람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나의 이상함을 눈치챈 것은 야마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 반해있는 케이는 그 가능성조차 뇌리에 없었던 것이다.

"어, 혹시 어라? 질투 하냐?"

"그, 그런 거 ............ 아니겠지?"

 나는 거짓말은 못한다.

 케이는 잠깐 눈을 마주하고 야마켄과 시선을 교환한다. 그리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는 서로 연인과 친구.

 다시 이쪽을 본 연인의 얼굴은 더욱더 즐거움에 젖어있다.

 케이의 그런 표정은 좀처럼 볼수가 없다. 케이의 손을 잡은 채 야마켄도 옆에서 "야~ 케이야 웃어도 돼. 야야 ~"라고 들떠있었다.

 케이는 아랫 입술을 깨물고 필사적으로 감정을 숨기려고 하지만, 그래도 넘치는 미소는 뺨을 약간 느슨하게 한다.

 나는 케이가 이렇게 기쁨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처음보았다.

"...... 어, 토오루 ...... 정말 질투하는거야? "

"...... 후후, 후 하하 ......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마. 큰 그릇을 목표로 하는 내가 친구와 애인이 손을 잡고있는 것만으로도 질투한다고? 그렇게 연약할 리가 ...... "

"그럼 여기 좀 봐봐"

"...... 아니, 좀 잘못 자서 목이 아파서"

 남자다움이과 정반대인 모습을 보이는 나에게 케이는 점점 더 타오르는 것 같았다. 힐끗 쳐다보니 그녀는 눈썹을 팔자로 낮추고 어딘가 애틋하게 내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케이는 왼손을 벌리고 나에게 내밀면서 "...... 토오루 잡아도 돼?" 어딘가 요염한 도발하듯이 말한다.

"...... 아니, 괜찮아"

"야~"

"진짜 괜찮아"

"안 참아도 돼"

"아니야"

 너무나 잡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야마켄이 너무 부러워 어쩔 수 없다. 가녀리고 매끈매끈한 그러면서도 따뜻한 케이의 손을 잡고 싶다.

 그런 가슴속에서 욱신거리는 속내가 얼굴에 나타난거 같지만 그래도 참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케이는 내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짖는다.

"......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 이대로 야마켄과 계속 진행하는거야?"

 케이의 그 말에 심장이 뛴다.

 입안의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한다.

"오, 오오 ...... 그래~"

 내가 강한 척하자 케이는 다시 아랫 입술을 세게 깨물면서 나를 응시한다. 야마켄은 틈나는 대로 빈 손으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케이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나는 소심스럽게 야마켄을 향해 "야마켄 ...... 그럼 키스를 해보지 않을래?"라고 강한 척을 한다.

 이 정도로 주눅들어있지 않다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내심 그만두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심장이 폭발하기 직전이다.

 케이는 이런 모습으로 우물쭈물하고 있는 나를, 귀엽다고 생각할 만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열기가 고조되는 우리 두 사람을 뒷전으로 야마켄은 "응? 아, 근데. 이거 끝나고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쿠폰 오늘까지 써야해"라고 아무래도 좋은 듯이 말을 한다.

 심장이 아플 정도로 고동을 울리고 있다. 박동칠 때마다 심장이 "케이 좋아! 케이 좋아!"라고 연호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케이도 같은 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다. 서로의 마음이 사랑을 외치며 그 공기의 진동만으로 우리들은 열기를 고조시켜 나간다.

 그리고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게 몹시 발기하고 있었다.







1-3

 태어나고 자란 내 방이 마치 말도 통하지 않는 다른 세계처럼 공기가 변질 되어 간다.

 케이가 나를 보면서 조그맣게 입맛을 다신다. 케이가 키스를 의식하고있다. 그냥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눈앞에서 들여다 보는 거 밖에 안되는 나에게 케이의 눈빛은 나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넘치고 있다.

 그녀와 육년간의 교제에서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던 일이있다.

 케이는 감정을 밖으로 잘 표출하지 않지만 나의 질투심을 이용해서 자신의 가학적인 취향을 이루고 싶어한다.

 그래서 내가 야마켄을 질투하고 있는 걸 매우 기뻐하면서, 더욱 고집을 부리고 있는 나를 사랑하겠다는 모습을 간파 할 수 있다.

"토오루, 정말 야마켄과 키스해도 돼? 괜찮아?"

 케이는 여유롭다는 느낌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월한 표정으로 도발적인 목소리로 내게 물어온다.

 입술이 이미 바싹 탔다. 목이 메인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에 ~. 케이랑 제대로 진짜로? 어쩐지 이상한 느낌인데"

 오직 한 사람만 이 공간에서 완전한 일상을 만끽하는 야마켄이 쓴웃음을 짓는다.

 나는 다른 곳부터 하라고 제안을 한다.

"그, 그래? 그럼 음... 우선 뺨부터 해볼까?"

 중단하라고 말할 수 없는 내 모습은 왠지 왜소해 진다. 케이는 그런 나를 보고 나를 더욱 귀여워 한다는 듯이 눈동자에 불이 들어가 있다.

"오, 그정도라면 그냥 편하게 할 수 있지. 그럼 케이야, 내가 시작할게"

 야마켄은 적당한 나무를 발견한 작은 새처럼 자연스럽게 케이의 옆 얼굴에 얼굴을 가져다 댄다. 그 동작에는 아무런 정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나와 케이는 시선을 주고받으면서 야마켄의 입술이 케이의 붉어진 뺨에 닿는 것을 기다린다.

 케이는 그 접촉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다. 그야말로 새에 찔리는 큰 나무 같다. 물론 평상시라면 불쾌감 같은 걸 표시했겠지만, 지금은 질투에 빠져 괴로워하는 나밖에 의식이 없는 것 같다.

 야마켄 입이 케이의 뺨에 닿는 순간, 케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통의 표정을 짓는 나를 마치 첫사랑을 만난 소녀처럼 바라보고 있는다. 그 황홀한 모습 앞에서는 야마켄의 키스따윈 바람에 부는 나뭇잎 같았다.

 눈앞에서 사랑하는 연인의 뺨이라고는 하지만 키스를 받은 그 슬픔은 내 수컷의 본능을 맹렬하게 일깨워 여자를 되찾으라고 격하게 외치고 있는다.

 유전자 레벨로 케이를 사랑한다는 나의 외침이 가시화 할 정도의 기운이 되어 떠오른다.

 그리고 케이는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젖어있는 것 같다.

"자, 다음은 케이 차례"

 남자와 여자의 끊임없이 연정이 부딪치는 공간속에서, 오직 단 한 사람 야마켄만이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 같은 어조로 그렇게 말한다.

 케이 앞으로 뺨을 내미는 야마켄에게 케이는 나를 바라보며 "야마켄 이쪽으로 고개 향하게 해주지 않을래?"라고 말한다.

"에? 왜?"

"이게 더 좋으니까"

 신기한 듯 야마켄이 케이 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케이는 한층 강렬하게 내 눈을 바라본다.

 얼마간의 망설임.

 케이는 야마켄 쪽으로 얼굴을 돌리면서 재빨리 입술과 입술을 마주친다.

 내 방에서

 나와 케이가 첫 키스를 한 이 방에서

 수년간 수많은 나와 케이가 키스를 한 이 방에서

 케이와 야마켄의 입술이 겹쳐는 소리가 울렸다.

 츄~하는 기분 좋은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나와 케이의 키스와 다르지 않는 소리였다. 다만 그것이 여느 때와 다른 거리에서 귀에 닿는다.

 나는 케이의 입술 밖에 모른다. 케이도 그랬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케이는 나 이외의 사람의 입술을 알았다.

 그 사실이 세상에서 나에게만 중력이 더해진다. 머리와 어깨에 망할 뭔가가 작동한다. 홈 그라운드였을의 내 방은 마치 처음 탐사를 하기위해 방문한 외계행성과 같은 긴박감에 휩싸인다.

 야마켄는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지만, 강아지가 장난을 치는 듯한 감회에 쓴웃음을 짓는다.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그리고 발기했던 나의 자지도 똑같이 아팠다.

 케이는 살짝 곁눈질로 나를 확인하면 계속해서 츄~ 츄~ 야마켄의 입술에 자기 입술을 눌러 댄다.

 야마켄도 역시 약간 미안하다는 듯이 나를 보고는 농담스럽게 입술을 삐죽거리면서 케이의 키스를 받아 간다.

 츄릅, 츄릅, 츄릅.

 사랑스러운 소리가 반복될 때마다, 내 자지는 삐걱삐걱 알력을 높여 간다.

"어, 어때? 야마켄 ...... 케이의 입술"

 어금니가 으스러질 듯 씹어서 피를 흘리지 않을까 불안해 할 정도였지만 그래도힘껏 여력을 다해 강한 척을 한다.

"응? 아, 얇은 데 촉촉해서 굉장히 기분 좋아"

 악의없이 미소를 흘린다.

 그 대화 도중에도 케이와 츄~츄~ 키스를 하고 있다. 내 심장은 이제 질투가 원동력으로 혈액을 방출하고 있다.

 케이는 야마켄의 윗입술을 달게 물더니 그대로 내쪽으로 곁눈질을 보낸다.

"...... 나한테는 물어보지 않아?"

"...... 뭐를?"

 케이는 일부러 입술을 보란듯이 내밀고 야마켄에게 밀어붙인다. 노골적으로 욱~ 하고 ??귀여운 소리가 울린다.

"야마켄의 입술 감촉말야"

"...... 그래 그건 어때? 궁금해"

 나는 억지로 뺨을 움츠린다.

 야마켄도 이끌려 웃으면서 "니가 알아서 뭐하게"하고 말한다.

 케이가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다. 만약 악마가 존재한다면 이렇게 온화하고 단정한 미소를 보일 것이다.

"설마 너 이외의 입술의 감촉을 알게 될 줄이야"

"인생은 매일 공부하기 나름이니까"

"하긴. 그럼 앞으로도 계속 공부할까?"

 이렇게 말하면서, 케이는 장난스러운 아이처럼 사랑스럽게 혀를 내민다.

 내 입안은 수분 고갈은 커녕 불타고 있었지만, 용맹한 척 입꼬리를 들어올린다.

"그야 키스니까 그런 것도 해야지"

 내가 목표로 하는 큰 그릇의 남자는 눈앞에서 연인과 친구가 딥 키스를 해도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케이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으면 안된다.

 말없이 야마켄에게 향하는 케이는 "날 멈추어줘" "내가 질투하고있는 것이 기쁘다" 뿐만 아니라 "나를 괴롭히고 싶다"는 감정이 뒤섞여 있는 듯했다.

 그런 복잡한 심경 속에서 코와 코가 맞닿아 있을 듯한 거리에서 야마켄에게 말을 던진다.

"혀, 내밀어봐"

 야마켄에게 말하는 목소리는 붙임성이라곤 조금도 없는 음색이다. 내가 아직 아슬아슬하게 평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케이의 황홀함이 어디까지나 나를 향한 기분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 야마켄은 케이에게 그냥 친구라기보다는 나랑 케이의 플레이를 돋보이게하는 무대 장치밖에 되지 않는다.

 야마켄도 그런 자신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지, "네네" 같은 느낌으로 귀찮은 듯이 혀를 내민다. 마치 소아과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성적 매력도 아무것도 없다.

 케이는 어디까지나 나를 보면서 두 손을 살짝 야마켄의 두어깨에 둔다. 그리고 혀끝을 키스하듯 입술로 끼우고 부드럽게 마신다.

 야마켄은 간지러운 듯 "아, 위험해. 그거 너무 야하지만 기분 좋아"라고 몸을 배배 꼰다.

 케이는 야마켄의 감상을 그냥 흘려보내버리곤 나를 바라보면서, 빨갛게 가는 혀끝을 야마켄의 혀끝에 딱 마주댄다.

 부드러럽지만 혀끝이 까칠까칠하다.

 희미하지만 찐득거리는 침의 타액이 마찰하는 소리도 들려 온다.

 나에게 덤벼드는 중력이 점점 강해진다.

 케이의 혀끝이 야마켄 혀의 뿌리쪽으로 포복하듯이 뻗어나간다. 두 사람의 혀가 굼벵이의 교미처럼 겹쳐진다.

 케이의 시선이 내게서 야마켄으로 향한다. 동시에 몸을 방향을 바꾸면서 나는 거의 뒷모습 밖에 보이지 않는 각도가 된다.

 케이의 호리호리한 허리가 이렇게 활기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힘껏 끌어 안고 싶지만, 이대로 방관자로 있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다.

 흰 원피스가 유난히 눈부시다.

 케이의 손은 여전히 ??야마켄의 어깨에 놓여있고 야마켄의 두 손은 케이의 허리에 놓여있다.

 그리고 깊은 키스의 연주가 개막한다.

 쿠츄 쿠츄.

 뉴루 뉴루.

 더 잘 듣기 위해 나도 모르게 가슴을 누르고 앞쪽으로 엎어지는 자세가 된다.

 쿠츄 쿠츄.

 뉴루 뉴루.

 혀의 배끼리 서로 문질러서 침을 바르는 교접의 소리.

 야마켄의 어깨에 놓인 케이의 손가락이 때때로 벌벌 떨거나 힘이 들어가고 있다.

"...... 후후 "

 케이은 작게 웃으면서 고개만 돌아보고 "과연 연상과 잘 어울리는 남자네. 중간 중간에 강한 키스를 하네"라고 나에게 보고한다.

"원래 야마켄은 마치 날라리라니까"

"아니, 아니야. 나만한 순정 남자도 없다고"

 셋이서 나누는 대화의 음색은 마치 평소대로에서 방과 후 교실에서 잡담하고 있던 때와 같은 분위기다.

 그냥 거기에 내 질투와 케이의 도발이 가해지고 있을뿐, 그 이외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쿠츄 쿠츄.

 뉴루 뉴루.

 케이와 야마켄이 만들어내는 입술과 혀의 음악이 옛날부터 당연히 우리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듯이 자연스러웠다.

 여기서 변화가 있는 것은 나와 케이의 감정뿐이고, 케이와 야마켄 사이에는 어떠한 심경의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나 진짜 여자애들이랑 놀지마?"

"그럼 삼년전 수영부 선배는? 작년 학생회 선배도 그런가?"

 두 사람은 서로 혀를 마주치거나 입술을 감미하거나 연정과는 전혀 다른 친근감을 차츰 쌓으면서 완전히 편안한 모습으로 담소한다.

"아니, 그건 말이야, 확실히 사귀었던건 아니지만 서로의 동의하에 한거라니까"

"하지만 할 일은 했겠지?"

"그야 남녀니까"

"정말로. 대학가서는 남녀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해"

 그렇게 말하고 반지를 넣는 것처럼, 케이로부터 츄~츄~ 쪼아 먹는 키스를 한다.

"괜찮다니까. 인간 관계는 꼼꼼히 조사하기 때문에 남친이 있으면 절대 건드리지 않아"

"자꾸 잔소리 했지만, 나도 야마켄을 믿고 있어"

 그리고 서로가 입술을 입술로 막으면서 "헉~"라는 신음소리와 함께 혀를 더 깊은 입속에서 휘감고 있는다.

 쿠츄 쿠츄 소리를 연인과 친구에게 내가 냉정한 태클을 넣는다.

"아니, 바람피는 건 아니지만, 일단 지금 바로 남자 친구 소유의 여자와 키스하고 있잖아"

 내 지적에 케이와 야마켄은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면서 동시에 나를 본다. 두 사람은 큰소리로 웃고 나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 지금 키스하고 있네"

"등잔 밑이 어둡다니 이말이네. 솔직히 토오루가 질투해주는게 기분 좋아서 계속하고 있었어. 그러고보니 이런 엉뚱한 일을 하고 있는 거였네"

 두 사람은 웃은채 츄~츄~ 입술을 억누르고 있다.

"왠지 그냥 돌려 마시기만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말이 묘하지만, 그 비유 동의해"

 즐겁게 키스를 이어간다.

 두 사람 사이에 이성으로 의식이 결여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래도 키스는 키스다.

 내 코칸 청바지 위에서도 명확하게 융기하고있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경은 키스를 계속하면서도 때때로 나의 모습을 듣고 있었지만, 거기는 역시 아직 처녀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 주목하는 발상은 없었던 것 같고, 먼저 발견 한 것은 야마켄이었다.

"잠깐, 토오루의 이 자식, 발기했어"

 웃음을 터뜨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케이는 키스를 중단하고 내 가랑이 사이로 시선을 돌린다. 그 팽창을 확인하는 순간 눈을 동그래지면서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고 아랫 입술을 깨문다. 그 입가는 확실히 느슨해졌다.

 외견적인 변화는 미미했지만, 그녀가 어떤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변태구나"

 어딘지 모르게 기쁜 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얼굴을 다시 야마켄에게 돌려 키스를 재개하려고 했지만, 거기서도 뭔가 깨달은 모습이었다.

 케이가 어이없게 웃는다.

"야마켄. 어째서 너까지 발기하고 있는거야?"

 나는 케이의 등모습만 보여서 몰랐는데, 야마켄는 쑥스러운 듯 긍정한다.

"나 키스에 약해. 아, 별로 케이한테 흥분한거 아냐..."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그리고 대화 상대를 케이로 바꾸면서 "괜찮으면 한번 봐볼래?"라고 순진하게 이렇게 제안한다.







1-4

 내 주위만 얼어붙은 듯 시간이 멈춘다.

 그런 가운데, 케이와 야마켄만이 평소대로의 모습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러고 보니 케이는 남자 자지 본적 있어?"

"바보 취급하지 말아줄래?"

"아빠 빼고"

 그 한마디로 케이가 가볍게 "후후후"하며 웃는다.

"거기 막히면 꼼짝도 못해."

 두 사람 모두 야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를 이성이라고 느껴본 적없기 때문에 대화는 경쾌한 분위기로 일관한다.

"어라? 아직 토오루 거 못 봤어?"

"어, 응."

"흐흠. 그럼 케이한테 자극이 강할지도 모르겠네 .. 내 것이 더 큰데"

"야마켄, 나보다 토오루의 몸을 잘 아니까 왠지 그렇네"

"남자 친구끼리 갖는 특권이니까"

 야마켄는 거만하게 말하면서, 케이의 어깨 너머로 "내가 보여줘도 좋아?"라고 나를 향해 말한다. 단순한 장난꾸러기같은 얼굴이다.

"그래! 보여줘 보여줘!"

 신기한 느낌이 든다.

 케이가 다른 남자의 자지를 보고온다는 말을 한다면 활활 타오르는 듯한 격정이 생길텐데, 그것이 야마켄의 것이라고 한다면 어처구니없다는 느낌이 먼저 오게된다.

 그래도 남자의 자지는 남자의 자지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이기 전에 친구.

 눈앞에 펼쳐진 두 사람의 스킨십을 어떤 필터를 통해 봐야 좋을 것인지 아직도 나는 혼란해 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마음이 조용하지 않을 것임이 틀림없다.

 강한 내 목소리에 어렴풋이 섞이는 떨림을 케이가 감지하지 않을 리 없다.

 등과 뒤통수 밖에 보이지 않지만, 내 동요에 케이가 작게 입맛을 다시면서 말을 한다.

"그럼, 케이도 사나운 남자의 그것 좀 보자"

 케이와 야마켄 사이에 흐르는 공기는 단순한 놀이 분위기에 지나지 않는다. 나만이 거기에 들어가지 못한다.

 야마켄이 조금 허리를 띄워 청바지와 속옷을 무릎 근처까지 내리고 다시 책상 다리를 하고 앉았다.

"...... 힛!"

 케이가 숨을 삼킨 것을 어깨로부터 등에 걸친 강도러 알 수있다.

"...... 대단하네. 이걸보니 두려움 마저 느껴져"

 야마켄이 익살맞게 말을 한다.

"괜 찮 습 니 다! 무섭지 않아요!"

"꿈틀거리네. 아니, 이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거야?"

"어느 정도는"

"...... 이 세상은 아직도 내가 모르는 일들이 많은 것 같네"

"그렇게 쳐다보니까 좀 창피하다"

"왠지 점점 더 커지는거 같은데"

"설명하면! 남자는 창피하면 더 크게 커지는 생물이야! 오케이!?"

"정말 그렇군"

 목구멍에서 심장이 쭈뼛쭈뼛 뛰는 상태지만 평정을 가장한다.

"...... 조금 만져봐도 될까?"

 케이의 그 말에 정말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줄 알았다.

 야마켄은 목소리를 일부러 낮게 깐다.

"뭐시라?"

"이상한 부탁을 해서 미안해. 생각보다 무섭다고 느껴져서. 조금이라도 익숙해지고 싶어서 그랬어"

"토오루를 위해서?"

 케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그 의지에 거짓은 없는 것 같다. 일련의 흐름에서 새어 나온 그녀의 가학 취향과 나의 질투 등은 관계가 없고, 나와의 실전에 대비하여 경험치를 쌓고 싶은 마음이 가녀린 등으로부터 전해진다.

 가뜩이나 겁없는 케이지만, 야마켄의 것이기 때문에 처음 보는 전투 태세 남자 자지에 주눅드는 모습은 아니다.

"...... 어떻게 만지면 될까?"

"그냥 맘대로"

"그럼, 실례 할게"

 야마켄의 어깨에 올려 있던 손 중 오른손을 야마켄의 사타구니쪽으로 뻗는다.

 내 눈앞에서 케이가 야마켄의 발기한 자지를 잡는다.

"윽~"

 야마켄이 가볍게 신음한다.

"미안. 아팠어?"

"아니 전혀. 그보다 더 쎄게 잡아도 괜찮아. 너무 친절하면 반대로 간지러워"

"그래? 그렇다면 이 정도는 어때?"

"우우~"

"역시 아픈거 아니야?"

"아니, 아프지 않아요. 괜찮아. 헤헤"

 야마켄의 모습은 탄성의 소리를 내뱉고, 케이는 감탄의 소리를 내뱉는다.

"......와 근데 뜨겁다. 그리고 딱딱해. 마치 벗겨진 몸의 근육 같아. 그리고 불끈불끈 거리는 거 같은데 힘들지 않아?"

"그대로 손바닥으로 문질러 주면 편해질지도 몰라."

 남자의 생리에 익숙하지 않은 케이가 거기에서 드디어 깨닫는다. 손 안에서 거칠게 만드는 남자의 자지는 고통보다는 쾌락을 느끼고있다고.

 케이의 등이 나에게 말없이 호소해 온다. 멈추지 않으면 계속거야 라고.

 나의 뇌리에 케이의 소리가 선명하게 울린듯한 느낌이 든다.

"정말 좋은거야? 난 야마켄을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이런 일에 그다지 거부감은 없어"라고.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나는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저한다는 개념을 알았다. 그것은 나에게 무언 이외의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

"...... 이런 느낌이었구나"

 힘차게 케이의 손목이 위아래로 흔든다.

 야마켄은 쾌감과 수줍음을 섞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설마 케이가 내 자지를 잡는 날이 오다니~"

 추욱, 추욱 마찰하는 소리 만이 들려 온다.

"이 단차 같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은거야?"

"아니, 거기는 오히려 기분 좋은 곳이야. 하지만 좀 민감한 부분이니까, 처음에는 천천히 부드럽게 부탁할게"

"알겠어"

"아아.."

"기분 좋아?"

"...... 굉장히 좋아. 그런데 케이의 손바닥이나 손가락이 굉장히 부드럽고 매끈매끈해서 좋은 느낌이야. 실크같은 촉감?"

 케이의 허리를 붙잡고 있는 야마켄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살을 가볍게 파고 든다. 바디 터치의 영역을 넘어갔지만 케이는 그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내지 않는다.

"와~ 이거, 더 씩씩해진 거 같아"

"귀두는 남자의 일반적인 성감대니까 기억해 두는 것이 좋아"

"그렇구나"

 과연 케이도 지금의 상황에서 나와 시선을 주고받는 것은 꺼려질까? 이 자세로 나에게 말을 던진다.

"토오루도 그 ...... 여기 귀두가 기분 좋은 곳이야?"

 당황해서 대답하려고 하지만, 목이 메어 말이 막힌다. 일단 군침을 삼키고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지른다.

"어, 나도 특히 좋아해!"

"...... 아, 그래."

 무뚝뚝한 대답이지만, 부지런히 알아야 한다는 케이의 자세가 전해져 온다.

 다른 행위에 관해서는 몰라도, 손놀림에 관해서는 진심으로 나와의 실전에 대비 싶은 마음이 강한 것 같다.

 슈우~, 슈, 슉 하고 마찰음에도 열이 가득하다.

"아앗, 아주 좋아"

 야마켄이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목을 젖힌다.

"왠지 끝부분에 침 같은게 나오고 있어. 이거 쿠퍼액 맞지?"

 그것이 케이의 손에 범벅이 되서, 마찰음이 전혀 다른 것으로 변이된다.

 니챠~, 니챠~, 니챠~, 니챠~

"아이고, 죽겠다~"

 그 반응이 쾌감이라고 이해한 케이는 더욱 목소리를 높인다.

"과연. 이렇게 윤활유 역할을 하는 거구나"

"그렇습니다"

 야마켄은 극도의 쾌감에 목소리를 떨면서도,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얼굴을 다시 정면으로 돌린다.

"있잖아, 나 말이야, 키스하면서 대딸받는거 좋아해. 찌랏찌랏"

 케이가 코웃음친다.

"주문이 많네"

 친구인 두 사람의 교감 사이에 스스럼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와 케라면 이렇게는 안 될 것이다.

 케이가 야마켄의 얼굴을 맞대고 있는 지금도 사랑은 일절 없다. 또, 나에 대한 도발 행위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래된 친구의 요구라서 어쩔 수 없다는 가벼움으로 키스를 하면서 손으로 자지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한다.

 케이의 뒤통수에서 혀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쿠츄 쿠츄.

 입술을 서로 부딪치는 소리도.

 추릅, 추르.

 그것이 반주가 되고, 쿠퍼액으로 칠해진 손으로 벌떡 일어난 자지를 다루는 소리가 메인 멜로디가 되어 연주된다.

 뉴르, 츄르, 뉴르, 츄르.

 내 방에서 나만이 설 자리를 잃은 듯한 소외감.

 나는 마치 한여름처럼 이마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야마켄이 키스에 한참을 몰두하면서, 조금 어려운 말을 하는 듯이 입을 연다.

"케이야"

"...... 응?"

 케이도 혀를 내두르면서, 쉰 목소리로 맞장구를 친다.

"...... 가슴 만져도 될까?"

 나의 심방 박동 소리가 바깥으로 들릴 정도로 심장이 쿵쿵 뛴다.

 물론 나도 만져본 적이 없다.

 참고로 가장 친한 친구의 입장을 변호한다면, 야마켄은 내가 아닌 케이에게 허락해 달라고 묻는 것은 케이의 몸이니까 케이에게 허락을 맡아야 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한 것이다. 내 여자친구니까 나에게 소유권이 있다라는 생각을 야마켄은 하지 않는다.

 쿠츄 쿠츄.

 두릅 두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