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야이 미친. 이현우! 너 차샀냐?”
“뭐야 쯧쯧쯧 아직 차 없는 찐따가 있다는 게 트루?”
“이 새끼 요즘 수상해? 너 여자 만나냐?”
“여자는 무슨 재훈아. 이제 우리도 차 사야지? 신입도 아니고 대린데.”
“뭐... 살 때가 되긴 했지... 흠 이새끼 수상한데.”
“개소리 그만하고 오늘은 나가서 밥이나 먹자. 차도 뽑았는데.”
“콜 근데 밥은 니가 사라.”
“큭큭큭 그래 이새끼야.”
- 부우웅
하이브리드라 그런지 suv임에도 불구하고 운행중에도 정숙한 실내가 마음에 든다. 흙수저로 태어나서 새차는 꿈도 못 꾸고 있었는데.
‘성공했다. 현우야.’
월급 이외에 매월 삼백씩 통장에 꽂히는데 뭔 걱정이 있으랴. 동기 재훈이 정신 못차리고 비싼 초밥을 사달라고 징징 거렸지만 초밥정도야 뭐.
‘자 이제 본격적으로 즐겨봐야지.’
재훈과 드라이브 겸 점심을 먹고 회사로 복귀한 현우는 메신저 목록에서 누구에게 연락할지 잠시 고민했다.
- 띠링
그러나 현우의 일생일대의 고민은 은설이 보낸 메시지에서 끊겨버리고 말았다.
- 이 대리님 교육시스템에서 ‘언론보도 대응 역량강화 워크샵’ 신청하세요.
- 갑자기 뭔 소리야?
- 이번에 제가 2박3일로 워크샵 기획했어요. 최근에 타기관에서 언론사 초기대응 미흡 사례가 발생해서 겸사겸사 기획했죠.
- 그런데?
- 사람이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요? 당연히 저도 참석한다구요.
- 그래서 뭐?
- 하아...
- 일단 소모품 창고로 내려와 만나서 설명해.
* * *
- 또각또각
별관 지하 복도에 하이힐 소리가 울려 퍼진다.
- 똑똑똑
“들어와”
허리부터 무릎까지 내려오는 하이웨스트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단정하게 입은 은설이 소모품 창고로 들어온다. 항상 착용하는 하이힐 때문에 가뜩이나 쭉 뻗은 각선미가 한껏 강조된다.
“꼭 이렇게 칙칙하고 먼지 쌓인 곳에 꼭 부르셔야겠어요?”
“그럼 본관 복도에서 만날까?”
미간을 찡그리며 투덜거리는 은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우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쪽으로 향한다. 스커트를 입었지만 그 위로도 탄력 있는 둔부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의 손은 은설의 애플힙을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이내 꽈악 움켜쥐는 등 거침없이 그녀의 둔부를 희롱한다.
“으음....흡.... 그...그건 아니지만.”
이런 스킨쉽인지 성희롱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행동을 남에게 절대 보이기 싫은지 은설은 그의 말에 수긍한다.
“그으래? 내가 부끄러운가봐 넌?”
“아...아니 그...그런 의미가 아니라... 히익”
현우의 손은 이제 스커트를 허리까지 끌어올린다. 덕분에 은설의 팬티가 그대로 노출된다. 근무시간에 회사 안에서 이런 꼴을 당하다니... 그녀가 생각하기에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1 감소합니다.]
‘으흠... 하긴 정상적인 [연인 관계]라면 회사에서 이러진 않겠지.’
만약 업무시스템이 없었더라면 은설은 현우의 행동에 버럭 화를 내고는 뺨이라도 한 대 쳤을지 모른다. 그러나 업무시스템 덕분에 [애정도] 1 감소로 허용된다.
“그건 그렇고 아까 메신저로 이야기 했던 그 워크샵은 뭐야?”
“하아...흣....으읏....
현우의 손은 이제 검정 레이스 팬티 위에서 갈라진 꽃잎 찾아내 연신 비벼댄다. 손가락 끝이 살짝살짝 꽃잎 위에 돌기까지 희롱하자 조개처럼 꾹 닫혀있던 은설의 입술은 뜨거운 숨결을 토해낸다.
“흐읍...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워크샵 하나를 추진 중이에요. 하아... 강사 몇 명이 강의하는 게 전부라서 부담 없으실 거에요. 으읍.... 참석인원은 제가 으윽... 정해서 보내드릴 꺼니까... 참석... 아앙...”
“오호 2박3일짜리 노는 출장이야?”
“노...노는건 아니고 ‘언론보도 대응 역량강화 워크샵’이라니까요?”
가끔 이런 워크샵이 있다. 법정교육이거나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때 설명회. 아니면 은설이 기획한 것처럼 다른 기관에서 문제가 생겼으니 예방차원에서 하는 교육.
산 좋고 물 좋은 리조트에서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복귀 하는거라 평소 여유롭다면 참석해서 놀다오면 좋다. 그러나 현우는 항상 업무에 치여 산 덕분에 워크샵이라는 사치는 부려본 적이 없었다.
물론 두 과장, 차장에게 업무를 분담한 탓에 이제 업무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좋아 추진해. 근데 그 세무팀에 이병주 대리랑 회계팀의 서진아 직원도 명단에 넣어.”
“하아... 이병주 대리랑 서진아씨요?”
“그래 병주랑 나 동기라 친하거든. 그리고 서진아씨는 병주 와이프니까 같이 불러야지.”
“하응...으아앙...”
현우의 말에 은설은 대답없이 뜨거운 신음만 내뱉는다.
“왜 서진아씨 때문에 신경쓰여? 하긴 진아씨가 어리고 또 어리고 매력적이긴 하지.”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3 감소합니다.]
은설의 자존심을 살살 긁는 현우의 말에 득달같이 [애정도]가 하락한다. 예전에도 한번 서진아를 언급한 일 때문인지 은근 그녀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흐흥 아...아니거든요. 알았어요. 두 분도 넣을게요.”
‘큭큭큭’
[애정도]는 좀 떨어졌지만 손쉽게 워크샵에 두 사람을 추가시킬 수 있었다.
“그건 그렇고...”
- 화악
“히이익!”
팬티 위에서 꽃잎을 희롱하던 현우는 거칠게 팬티를 무릎까지 끌어내린다. 꽃잎 사이에서 칠칠치 못하게 흐른 애액이 쭈우욱 늘어난다.
“난 여기가 마음에 안 들어.”
“꺅!”
현우는 은설의 꽃잎 위에 수줍게 자라난 음모를 손으로 잡아당긴다. 그녀의 음모가 아마존 밀림처럼 수북하지는 않지만 잘 정리된 음모를 원하는 현우로써는 맘에 들지 않는다.
“여기 싹 브라질리언 왁싱하고, 음... 그래. 그게 좋겠다. 위에는 조금만 남겨서 하트모양으로 해봐.”
서진아는 현우의 지시로 싹 밀어버린 빽보였기에 은설에게는 약간에 바리에이션을 준다.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1 감소합니다.]
이것도 역시 정상적인 [연인관계]라고 볼 수 없었는지 은설의 [애정도]가 떨어진다. 오늘 따라 계속 떨어지는 수치에 하루 날 잡고 잔뜩 박아서 올려줘야겠다고 현우는 생각했다.
“그...그게 무슨 파렴치한 소리에요? 이대리님. 어떻게 그렇게 천박한 짓을...”
보짓살에서 애액을 질질 흘리면서 전혀 설득력이 없었지만 은설은 현우의 강요에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본다.
“아니면 나 만날 생각 하지마.”
- 쓱쓱
현우는 은설의 애액이 묻은 손가락을 그녀의 허벅지에 대충 비벼 닦은 뒤 소모품 창고를 나선다.
- 쾅
은설은 스커트는 허리까지, 팬티는 무릎까지 벗겨진 채로 허연 둔부를 깐 채로 한동안 먼지 쌓인 소모품 창고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 똑
꽃잎 사이에서 허연 애액이 한 방울 무릎 사이에 팬티로 떨어져 그 주변을 짙게 물들인다. 하다만 현우의 애무 때문에 은설은 애매하게 달아올라 그 짜증이 더 심해진다.
* * *
- 알았어요.
한참 뒤에 은설의 메신저가 왔다.
‘그럼 그렇지’
은설과 [연인 관계]라고 하기에는 계속해서 현우의 일방적인 지시가 더욱 심해지고 있었지만 사실 업무시스템이 있는 이상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떨어진 [애정도]가 좀 걸리긴 하지만 질펀한 섹스로 복구가능하다.
‘오 올라왔다.’
사내게시판에서 은설이 방금 업로드 한 ‘언론보도 대응 역량강화 워크샵’ 참석 명단을 확인하는 현우.
[참석자]
경영지원팀 이현우 대리
세무팀 - 이병주 대리
회계팀 - 서진아 직원
수십여 명의 참석자 명단에서 자신과 이병주, 서진아의 이름을 확인한다. 그리고 현우는 다가올 워크샵에서 두 여자들과 즐길 자신만의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 * *
은설은 오늘 오전까지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남직원들이 다시 친밀하게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 은대리. 보고서는 잘 봤어요. 역시 완벽해.”
“아 은대리님 저번에 말씀하신 업무협조 말이죠. 아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은대리 덕분에 이번분기 실적은 문제 없겠어.”
“이번에 워크샵 기획도 좋은데?”
본부장, 팀장, 팀원들 가리지 않고 칭찬일색. 타부서와도 원활하게 업무협조가 이뤄지면서 야근까지 하며 혼자 했던 업무가 한결 수월해졌다.
‘갑자기 다들 왜이래?’
처음에는 얼떨떨하던 은설은
“호호호. 그래 맞아. 나 은설이야. 이게 당연한거라구.”
이내 완벽하게 자존감을 회복한다. 복도를 오고가며 눈인사를 건내는 남직원들의 눈빛은 호감과 관심으로 가득하다. SNS에서 좋아요도 짜릿짜릿 하지만 현실에서 관심과 호감을 받을 때의 기분은 이로 말할 수 없다.
‘훗 물론 니들 따위와 어울려 주진 않겠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쫙 빠진 몸매 매력적인 페이스, 업무능력까지 겸비한 자신 옆에 있어야 할 남자는 매력과 재력을 겸비한 완벽한 남자여야 했다.
‘역시 이대리님 만한 남자가 없어...’
“엇!”
‘잠깐만 왜 이현우 대리지?’
외모, 재력 평범. 평소 내성적인 조용한 성격.
‘평범남 그 자체인 이현우를 왜 내가?’
물론 잠자리는 환상적이다. 은설이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확실한건 이현우의 정력은 정상범주를 아득히 초과한 비정상 그 자체다.
‘아아...’
업무시스템의 [애정] 증폭 때문인지 이 대리와의 뜨거운 잠자리를 생각해서인지 머릿속을 맴돌던 상념은 이내 연기처럼 사라진다.
“그래. 빨리 워크샵 일정을 알려주자. 내가 가는데 당연히 참석한다고 하겠지?”
은설은 현우에게 메신저를 보냈고 이내 별관 소모품 창고로 향했다.
- 여기 싹 브라질리언 왁싱하고. 위에는 조금만 남겨서 하트로. 아니면 나 만날 생각 하지마.
그리고 현우의 이 말에 은설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아... 내가 왜에...”
이현우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그 뒤로 한숨이 끊이질 않는다.
“나 정도면 여왕처럼 대접하지는 못할망정....”
아래쪽의 털을 깔끔하게 정리하란다. 그것도 하트까지 만들어서.
너무 화가 나면 눈물이 난다고 했던가? 은설은 분노와 수치심에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눈물이 찔끔 난다.
“이현우....이현우....나쁜놈”
더 화나는 사실은 말도 안 되는 변태 같은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이었다.
만약 거부한다면 평소 이현우의 언행으로 볼때 정말 다시는 만날 수 없으리라. 그 생각만으로도 마음 속 한 구석이 찌릿찌릿 아프다.
그래서 결국 퇴근하고 찾은 왁싱샵. 그나마 회사 주변 시내에서는 제일 깔끔한 곳으로 고르고 고른 은설이었다.
“어서오세요.”
‘하아...’
하필이면 큰 키와 호감형 마스크의 젊은 남자 종업원이 카운터에 서 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 왁싱을 좀 받으려고 왔는데요.”
“네! 어디를 시술하시는 거죠?”
“아...저 저어... 브라질리언 왁싱이요...”
대답하는 은설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막상 카운터의 남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은근 그녀를 위아래로 훑는 시선이 느껴진다.
“아하 그러시군요. 잠시 앉아계시면 시술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3번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네...”
- 또각또각
시술방으로 향하는 은설의 뒷태를 남자 종업원은 집요할 정도로 응시한다.
“안녕하세요? 왁싱은 어떻게 해 드릴까요?”
“아... 아아아.. 그... 저.... 깨끗하게 왁싱할껀데 위쪽은.... 아 저.....”
“아 따로 원하는 모양이 있으신가요?”
“...하트모양이요.”
“아 호호호... 남자친구분께 깜짝 이벤트 준비중이시구나. 알겠습니다. 아래쪽은 다 벗으시고 침대에 누우시면 되요.”
시술하려는 여직원은 웃으며 응대했지만 나신으로 침대에 눕자 은설의 신체를 미묘한 눈으로 훑는다.
“어머 진짜 몸매가 좋으시다. 관리 열심히 하시나 봐요. 남자친구분 너무 부럽다.”
“아... 네...뭐... 호호호”
“그럼 시작할께요.”
“아악!!!!”
생애 첫 브라질리언 왁싱에 은설은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낸다. 마치 생살이 뜯겨나가는 기분이다.
“하아...하아...악!”
“조금만 참으세요. 위에는 모양을 내야해서 좀 시간이 걸려요.”
- 아악 악
옆에서도 시술을 하는지 여성들의 새된 신음소리가 여기저기 울린다. 그렇게 지옥 같은 시간이 흘렀다.
“자아 수고하셨어요.”
“후우....후우...”
시술이 끝나자 은설은 자신의 소중한 부분을 내려다본다.
‘세상에...’
왁싱 때문에 꽃잎 주변은 발갛게 피부가 달아올랐다. 그리고 꼭 다문 조개처럼 보이는 보짓두덩이가 그대로 시야에 드러난다. 그것만으로 충격인데 그 위에는 털을 정리해 만든 작은 하트모양까지.
은설이 그렇게 성적으로 보수적인 건 아니었지만 본인은 물론 어머니나 친구들이 봤다면 기절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하하하...”
생전 처음 겪는 브라질리언 왁싱에 충격을 받은 은설은 서둘러 옷을 입고 시술방을 빠져나간다.
“어?”
시술방에서 나오는데 다른 시술방으로 들어가는 여자가 보인다. 순식간에 지나쳤지만 분명 아는 얼굴이었다.
‘서진아?’
은설은 현우가 몇 번 언급해 내심 그녀를 의식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의 기준에서는 천박한 옷이나 입는 가슴만 큰 돼지였지만.
“흥 이병주 대리도 저런 취향이었나? 진짜 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다 음흉해.”
서진아 역시 현우의 지시로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알 리가 없는 은설은 괜한 이병주를 변태로 오인하며 자신의 오피스텔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