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크으... 좋다”
그렇다 섹스만큼 격렬한 운동이 있겠는가? 서진아와 질펀하게 뒹굴고 마시는 맥주 한잔은 예술이었다.
같은 테이블에 있던 이병주와 최과장은 이미 다른 테이블로 이동한 뒤였고 서진아 역시 남편이 아닌 현우의 정액을 가랑이에 가득 묻힌 채 이병주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의 얼굴은 술 때문인지, 섹스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서인지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자리에 안계시고 어디 갔다 오세요? 이대리님. 음? 킁킁”
혼자 테이블에 앉아있는 현우를 향해 다가오는 은설. 한동안 회식자리에서 보이지 않던 그를 내심 찾았는지
“뭐에요? 다른 향수냄새가 나는 거 같은데 누구랑 있었어요?”
마치 남자친구를 의심하는 사람처럼 추궁하기 시작한다.
“그걸 은대리님이 왜 신경쓰십니까?”
“흐음... 아까 분명 서진아씨 앞에 앉으셨던 거 같은데. 둘 다 동시에 자리를 비웠고”
“...”
멀리 앉아있던 것 같았는데 바로 옆에서 본 것처럼 훤히 알고 있다.
“지금은 보는 눈이 많으니 이만 갈께요. 이 대리님. 저 계속 지켜보고 있을꺼에요.”
“저한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은 대리님.”
은설의 추궁에 짜증이 확 현우였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억지로 미소 지으며 그녀를 보낸다.
“흥”
‘어쭈?’
다른 직원들만 없었다면 엉덩이를 찰싹 두들겨버리고 싶은 현우였지만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다.
‘이거이거 너무 기어오르는 데 뭔가 교육이 필요하겠어.’
은설의 질투어린 행동이 업무시스템으로 증폭시킨 [애정] 때문이라는 사실은 현우도 잘 알고 있다. 도도했던 은설이 자신만 봐 달라고 하는 모습도 어느 정도 귀엽기는 하다. 그러나 그녀의 성격으로 봤을 때 그냥 뒀다가는 점점 그 집착이 심해질 것이다.
방금도 이미 서진아와 질펀하게 몸을 섞지 않았는가. 아무리 예쁜 꽃도 몇 번 따서 맛보면 지겨운 순간이 온다. 굳이 한 가지 꽃으로만 정원을 꾸밀 필요는 없다.
‘업무시스템이 있는데 굳이 은설에게만 매달릴 필요는 없지.’
현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에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은설을 쳐다본다. 아무리 그녀와 [연인 관계]지만 그건 업무시스템이 정한 것이지 현우 본인은 은설과 연애할 생각이 1도 없었다.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확실한 관계정립이 필요하리라. 그런 생각을 굳힌 현우는 술잔을 내려놓고 다시 밖으로 나간다.
어짜피 자리를 비우더라도 현우에게 신경 쓸 직원들은 없었다. 그는 엄청나게 회사에서 인싸도 아니었고 재훈과 같은 친한 동기들이나 같은 부서원들은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 *
- 잠깐 식당 앞으로 나와
식당에서 현우가 나가는 걸 확인한 은설은 몇 분 뒤 그에게서 온 메시지를 보고 입가의 웃음을 참지 못했다.
‘풋 그러면 그렇지’
“하하 은 대리 뭐 좋은 소식 있어?”
옆자리에서 은설과 이야기 하던 김팀장이 궁금한지 묻는다.
“아 아니에요 김팀장님 호호호. 저 잠깐 화장실 좀”
회식 내내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을 훑어대는 팀장이 짜증났던 은설이지만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 있다. 원활한 업무협조를 위해서는 항상 비즈니스 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놓는 것이 좋다는 것을. 특히 그 대상이 팀장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하아...웃어주니까 뭐 사사건건 관심 갖고 있어 정말...짜증나’
추근덕거리는 김팀장 때문에 살짝 짜증이 난 은설이었지만 현우를 볼 생각에 지루한 회식도 두근두근 기대감으로 가득 찬다. 식당문을 열고 나가자 바로 앞 정자기둥에 몸을 기대고 있는 현우가 보인다.
“이 대리님. 저 자리 비우기 힘들어요. 이번 워크샵 홍보팀 제가 담당이라 방금도 계속 타부서 팀장님 차장님들이랑 이야기 중이었다구요.”
현우를 보고 잠시 반가운 표정을 짓던 은설은 순식간에 도도하게 표정관리 하더니 투덜거린다.
20퍼센트만 솔직해지는 것. 그것이 그녀가 항상 남자를 대하는 태도였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절대 티를 내서는 안 된다. 좋아도 싫은 척, 마지못해 해 주는 척, 튕기는 것이 더 남자들을 안달나게 한다.
물론 못생긴 여자가 하다가는 바로 매장이지만 은설은 본인의 매력을 충분히 그리고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녀의 성격상 남자에게 끌려다니는 것은 질색이었다. 항상 남자쪽을 애타게 하며 관계의 주도권을 움켜쥐고 자신이 끌고 가는 것.
‘그게 바로 나 은설이지.’
“그렇게 바쁘면 다시 들어가”
‘뭐...뭐라고?’
그러나 이번에는 상대를 잘못 만났다. 이현우 이 남자는 달콤한 말과 감질나는 스킨쉽, 도도한 표정, 살살 밀고 당기는 밀당도 통하지 않는다.
“호호호... 그 정도로 제가 바쁘다는 이야기였죠. 이대리님.”
‘항상 나만 애가 타고 끌려가는 기분이야.’
그 사실이 분한지 입술을 꽉 깨무는 은설. 자신에게 이렇게 냉담한 말을 하는 남자가 있었던가? 자존심 상하고 분하지만 그를 쿨하게 떨쳐낼 수 없는 자신이 싫다.
“그건 그렇고 무슨 일로...웁 웁웁!”
은설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현우의 검지와 중지가 우악스럽게 앵두 같은 그녀의 입술로 침범했기 때문이다.
“누가..우웁...웁웁 보면...”
식당 밖이라고 해도 직원들이 다 있는 회식자리다. 이런 배려도 없는 현우와의 관계를 들키고 싶지 않은지 은설이 다급하게 말해보지만 현우의 손가락은 그녀의 타액으로 축축이 젖을 때 까지 계속 입안을 유린한다.
“하아...하아... 갑자기 왜...하아악!”
점입가경이다. 자신의 타액으로 축축하게 적신 손가락은 치마를 들춰버리고 팬티 안까지 거침없이 침투한다.
“시키는대로 잘 밀었네?”
은설의 다리 사이의 꽃잎을 쓰다듬자 부드러운 언덕이 그대로 느껴진다. 평소에 거추장스럽게 붙어있는 음모가 느껴지지 않자 현우는 씨익 미소 짓는다.
“,,,”
마치 업소녀 다루듯 마구 자신의 소중한 부분을 지분거리는 현우의 행동에 주먹을 꽉 움켜쥐는 은설. 빼액 소리라도 지르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진짜 현우가 자신을 보지 않을 것 같아 배려 없이 자신의 소중한 꽃잎을 주물럭대는 수치심을 가까스로 참아낸다.
그러나 추잡한 손가락질은 아무것도 시작의 불과했다.
- 쭈어억
“히읏”
최근 몇 년 동안 이현우의 물건과 혀, 이외에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던 은설의 은밀한 곳에서 경험 해본 적 없는 차가운 이물감이 느껴진다.
“읏...잠깐만...잠깐잠깐...하악...이대리님? 잠깐만요오”
다급한 은설의 속삭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그녀의 보짓살 사이로 우겨넣는 현우. 손가락에 질척하게 묻은 은설의 타액이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그녀의 꽃잎은 허무할 정도로 쉽게 정체불명의 침입자를 받아드린다.
“이게 뭔가가 안에...히읏...아응...아아...안돼엣”
은설이 무슨상황인지 모르는 건 당연했다. 그녀의 자존심에 안하면 안했지 스스로 자위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않았다. 당연히 자위기구에 대해서도 알 턱이 없었다.
자신의 소중한 곳을 침입한 침입자가 여성의 질내를 자극하여 쾌감을 증폭시키는 로터이며, 블루투스로 통신하며 스마트폰으로 진동의 세기를 실시간을 조절하는 최신기술의 정수인 무선로터는 사실도 한참이나 늦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엄지손톱만한 작은 로터가 자위 청정지역, 도도한 은설의 질내에 삽입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상해앳...뭐...뭐야아...”
알 수 없는 이질감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은설. 그 와중에 현우는 안쪽 깊숙이 로터를 삽입하고 팬티와 치마까지 정돈하는 여유를 부린다.
“어딜 니 주제에 나를 감시해?”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명령이야 이거 내가 빼라고 할 때까지 빼면... 알지?”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3 감소합니다.]
“어떻게 저...으읏... 저한테...흣... 이러실 수 있어요?”
자위에 무지한 은설이라도 대충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한 모양이다. 정상적인 [연인 관계]라면 이해 할 수 없는 현우의 행동. 업무시스템으로 확인하니 은설의 [애정도]가 급락했다.
그러나 아무리 도도한 은설이라도 [애정도]만 남아있다면 회식 중에 보지에 로터를 박아 희롱 할 수 있다. 3 포인트 하락으로 봐서 그녀가 얼마나 현우에게 충격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번 기회에 건방진 자세를 좀 고치는 게 좋을 거야”
- 찰싹
은설의 탄력있는 힙을 경쾌하게 두들긴 현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회식장소로 복귀한다. 그리고
- 우우웅
“히윽!”
스마트폰과 연결된 앱에서 무선로터의 진동을 1단계로 활성화 한다. 무려 큰맘 먹고 직구한 물 건너 온 로터다. 생전 처음 겪는 질 안쪽의 진동에 현우에게 쏘아붙이려던 은설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만다.
“음 돈 값은 하는 거 같네.”
좋은 세상이다. 예전에 야동에서 봤을 때는 로터와 주렁주렁 건전지와 선이 연결되어 있었던 거 같은데. 이토록 간편하게 조절 할 수 있다니
“잠...잠깐만요. 이...흐읏...대리님...아응...”
은설은 한동안 식당 밖 공터에서 주저앉은 채로 일어서지 못했다.
* * *
“아니 오늘 워크샵의 주인공이 왜 이렇게 자리를 비워?”
“그러게나 말이야? 은대리 빨리빨리 앉아서 잔 받아야지?”
은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김팀장을 포함한 직원들은 자리를 비운 은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마주치는 대부분의 여직원이 아줌마다 보니 좀 도도하지만 젊고 아름다운 여자는 언제나 환영이었다.
“잠깐... 으흠...통화 좀 하느라 늦었네요.”
현우가 준 선물(?)은 계속해서 가랑이 사이에서 날뛰고 있었다. 덕분에 술도 취하지 않았는데 얼굴이 붉게 달아오는 은설.
“하하하 남자친구 아니야? 얼마나 좋은지 얼굴이 딸기처럼 달아올랐네. 올랐어. 아주 청춘이야 청춘.”
“나도 은대리 나이일 땐 말이야 진짜. 라떼는 말이야”
평소 포커페이스의 은설이 틈을 보이자 아재들은 한마디씩 농을 던진다.
“은대리 정도면 잘나가는 남자들이 가만 놔두질 않겠지? 안 그래?”
“그래 그래 은대리 한번 남자친구 자랑 좀 해봐”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 여자는 절대 쉽게 허락하면 안돼 알지? 은대리?”
제일 재미있는 게 남의 연애사 간섭이라고 팀장을 비롯한 테이블의 남직원들은 집요하게 은설의 연애사를 추긍하기 시작한다. 물론 선을 넘는 직원들의 언행에 참을 그녀가 아니다.
“김 과장님 그 발언 성희롱으로....아응...”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현우는 진동의 세기를 2단계로 높인다. 은설이 독기어린 표정으로 자신을 희롱하는 김과장에게 한마디 내뱉으려는 찰나 그의 방해로 야릇한 신음소리만 대신 터져 나온다.
“김과장 그만해. 그 발언 성희롱이야? 은 대리가 애들도 아닌데 그 정도는 다 알지 안 그래?”
“맞아요. 맞아. 요즘은 뭐라더라 원나잇? 그런 게 유행이라면서요? 은대리도 다 해봤지? 하하하하”
웬일로 은설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자 중년의 아재들은 기회다 싶어 질 낮은 음담패설을 하기 시작한다.
- 뿌드득
‘하응...다 성희롱으로 신고해버릴 거야...읏...’
수치심에 이를 뿌드득 가는 은설. 그러나 그런 분노도 자꾸만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간질거리는 로터의 진동 때문에 흐려져만 간다.
“흐읏...그만...하세요. 다들”
“자자 다들 그만해요. 어 은대리 괜찮아? 평소답지 않게 과음을 했나?”
군살 없는 몸매를 위해서 가장 피해야 할 적은 알콜이다. 때문에 은설은 몸매관리를 위해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오늘은 워크샵 추진부서라서 회식에 할 수 없이 참석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
- 스윽
“괜찮아? 숨도 가쁘고 얼굴도 엄청 빨갛네. 은대리”
조금만 빈틈이 생기자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듯 옆자리 김과장이 슬쩍 어깨에 손을 올린다.
“하아..,손 좀 치워요. 김과장님”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에 은설은 김과장에 음흉한 손길을 쳐 낸다.
“하하 사람 참 차갑기는 그래도 걱정해서 그런건데”
“아 무안해라 참.”
회식자리가 길어진 탓일까 그래도 몇 명 있던 여직원들은 다 숙소로 올라간 듯 남은 사람들은 전부 중년의 아재들뿐이었다. 1박2일에 워크샵이라는 기회에 잔소리하는 와이프도 없겠다 물 만난 듯 술자리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그만 일어나야겠어.’
여직원도 없고 선을 넘는 음담패설과 지저분한 터치. 만취한 중년의 남자들. 성희롱 당해도 피할 길 없는 막다른 골목 같은 분위기에서 은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하아앙!”
- 털썩
그러나 현우는 이대로 은설을 보낼 마음이 없었다.
‘이번 기회에 재대로 교육 들어간다.’
도도한 차도녀 은설의 회사생활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