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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





“이대리님 왜 주말에 제 깨똑 씹으셨어요?”



혜리와 최주임(?)과의 즐거운 부산여행을 마치고 현우는 월요일에 출근하자 슬쩍 현우의 옆에 선 은설이 쌀쌀맞은 말투로 묻는다.



“내가 왜 니 깨똑에 일일이 다 답장해야 하지?”



“네? 뭐...뭐라구요? 진짜 이럴꺼에요?”



“할 말 다했으면 좀 떨어져 다른 직원들 보는 눈 생각 안해?”



“흥!”



- 또각또각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은설은 현우에게서 멀어진다. 화가 났는지 오늘따라 더욱 지면에 부딪치는 하이힐 소리가 크게 울린다.



‘또 한동안 기강 안 잡았더니 기어오르네.’



은설의 저런 행동이 자신에 대한 애정과 독점욕에서 나온 것을 알고 있는 현우지만, 업무시스템을 통해 회사 내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를 꿈꾸는 그로서는 저런 도전행위를 용납해 줘서는 안 된다.



“잠깐”



현우는 분노의 하이힐질을 하는 은설의 손목을 가볍게 잡는다. 물론 주위에 직원들이 없음을 확인한 후였다.



“네? 왜요? 할말 없으시다면서요?”



“이따 점심시간에 옥상으로 와”



“저 이미 점심시간에 약속 있거든요? 미리 말씀 안하시면 약속잡기 힘든 여자라구요. 저.”



“그럼 말고.”



“흠흠... 이 대리님이 그렇게 부탁하시니까 오늘 여자동기들과 점심약속은 취소할께요.”



‘구라치네 여직원들한테 왕따당하면서.’



“그럼 이따 점심시간에 바로 올라 갈께요.”



- 또각또각



주변에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이 보이자 은설은 미련없이 현우에게 돌아서서 사무실로 들어간다.



밟지 않으면 자꾸 기어오르는 자존심 빼면 시체인 은설. 여차하면 언제라도 잡아먹힐 수 있다.



그런 은설의



‘기강잡기 시즌2 시작합니다.’



- 흠칫



등골이 서늘한 기분을 느낀 은설은 불길한 감각을 떨쳐 버리려는지 더욱 당당하게 회사 복도를 런웨이 하듯 걷는다.



아마 그녀가 오늘의 운세를 봤다면 분명 ‘대흉’이지 않을까? 물론 봤더라도 은설은 사주 따위를 믿지 않겠지만.



* * *



- 찰칵 찰칵 찰칵



“뭐... 뭐하는거에욧!”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5 감소합니다.]



옥상에서 은설의 하이웨스트 치마를 들춰 음탕한 망사 티팬티를 보이게 한 현우는 그 절경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는다. 높은 화소의 폰카메라는 브라질리언 왁싱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보지둔덕과 그 위의 하트모양의 음모까지 화면에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아 애정도 개녹네.’



처음에 은설과 [연인]관계가 됐을때도 시험해봤는데 그 후로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동의없는 사진촬영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닳는 것도 아닌데 되게 비싼 척 하네.”



“...”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1 감소합니다.]



보통의 연인관계라면 뺨을 한 대 쳐 맞았을 정도의 막말을 쏟아내는 현우. 그러나 [애정도]가 0이 되지 않는 이상 은설은 현우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갑...갑자기 사진은 왜 찍으시는 거에요?”



분노를 조금 진정 시킨 은설이 현우에게 묻는다.



“그럼 물어보면 찍어도 되는거야?”



“당연히 안되죠!”



‘시밤 어짜피 안될꺼면 왜 물어 보는거야?’



세상에서 답정너가 제일 싫은 현우였다.



“자 들어봐. 너 SNS에 사진 자주 올리지? 맞지?”



“자주는 아니구요.... 뭐 종종 올리긴 해요.”



현우와 [연인]관계가 된 이후에도 그 특유의 관종끼 때문에 은설은 자신의 사진을 주기적으로 SNS에 업데이트 한다.



- 와 몸매 진짜 좋으시다.

- 누나누나 짱이아아

- 우리 맞팔해요~

- 헐 몸매 대박이다아

- 디엠해요!!!

- ㅗㅜㅑ 나죽어

- 허리부터 골반라인 실화냐? 누나 이거 포샵 아니죠? 아니라고 해줘어!



대부분이 SNS로 한번 먹어보려는 남자들의 보빨 댓글. 간혹 여자들의 시샘어린 악플이 있기도 했지만 멘탈이 단단한 은설에게 그 정도는 귀여운 애교였다.



물론 은설이 SNS에 알 수 없는 남성들과 만나지는 않는다. 다만 자기만족, 자신을 빨아주는 관심에 희열을 느끼는 타고난 관종일 뿐이었다.



“은설 너도 SNS에 올리려고 사진 찍잖아? 나도 찍는거야. SNS에 올릴 사진.”



“뭣....뭐라고요!?!?”



자신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팬티사진을 SNS에 올리겠다는 현우의 당당한 고백. 거리낌없는 그 태도에 피해자인 은설이 오히려 당황할 정도였다.



“은설 너 뭐라고 했어? 나한테 사귀겠다고 하지 않았어?”



“... 그랬어요.”



“근데 그렇게 말해 놓곤 SNS로는 왜 계속 노출도 있는 사진을 올리는거야? 남자들한테 꼬리 치려는거 아냐?”



“저 그런 적 없거든요?”



현우에 말에 발끈해서 대답하는 은설. [애정도]가 깍이지 않은 걸 보니 자기도 찔리는 게 있나 보다.



“그럼 굳이 작년 여름에 찍었던 비키니 사진을 지금 업데이트 하는 이유가 뭐야?”



“그...그건 그냥... 별 뜻은 없어요. 팔로워 떨어지면 안되니까 관리상....”



자기가 생각해도 구질구질한 변명인지 말끝이 흐려진다.



[심리 메시지]

회사 내에서 승진하고자 하는 [욕구]

직원들에게 관심받고 싶어하는 [갈망]

이현우에 대한 [애정] - 증폭 활성화



은설의 심리 메시지처럼 그녀는 관종 그 자체다. 관종이 SNS를 끊을 수 있나? 똥개가 똥을 끊고 약쟁이가 약을 끊는 것이 빠를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건 끝까지 자기가 관종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지.’



그놈의 아니 그년의 자존심 때문인지 은설은 자기가 관종이라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도 무슨 팔로워 관리? 웃기지도 않는 핑계였다.



“뭐... 그렇다고 쳐주지. SNS는 지금처럼 계속 해도 돼. 나 그렇게 보수적인 남자 아니야.”



현우는 대인배 마냥 쿨하게 허락한다.



“...”



사실 은설도 조금 찔리는 구석이 있었다. 전남친을 비롯해서 남친들은 그녀가 SNS를 하는 것을 정말 싫어했다. 그걸로 아마 수십 번은 싸웠을 것이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자신의 남친이 자꾸 몸매를 자랑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다른 여자들의 관심어린 DM을 받는다면 용납해 주기 힘들 것 같다.



‘휴우.’



내심 현우가 하지 말라고 하면 어쩌나 했는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은설이었다.



“그래서 말이야. 나도 할 거야 SNS”



스마트폰의 화면을 은설에게 보여주며 방긋 웃는 현우.



“나도 하나 만들었어. 요즘 이게 유행이라며 일.탈.계.정.”



현우가 보여준 계정에는 하나의 게시물이 공개되어 있었다. 일전에 은설과 [연인]관계를 맺고 현우가 시험 삼아 찍어 본 그녀의 알몸사진.



뜨거운 정사를 마친 뒤에 침대 위에서 일어나 보라고 한 뒤 찍은 것이었다. 다행히 목부터 그 위로는 전부 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그 아래로는 은설의 나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부끄러운지 두 손으로 가슴과 비처를 가리기는 했지만 자세히 보면 허벅지와 아랫배 가슴 등 여기저기 묻은 현우의 정액과 물고 빨려 여기저기 붉게 물든 피부가 정사의 여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조교 받은 뒤에 찰칵 사진 한 장.

부끄러워 하는 암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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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플 #일탈계 #펠라





“어때? 나도 팔로워 좀 많이 붙겠지?”



단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이미 수많은 댓글과 디엠이 도착해있었다. 굳이 보지 않아도 나도 박고 싶다는 둥, 오프 하냐는 둥. 저속한 내용임이 뻔했다.



“너는 노예(펨섭), 나는 주인(멜돔).”



[성향 : 여왕, 츤데레, 진성M]



업무시스템에 나타난 그녀의 성향 중 하나인 M. 그 성향을 잘 살린 관계라고 현우는 내심 뿌듯해 했다.



“이....이게 뭐....뭐에욧!”



너무나 큰 충격에 잠시 정신이 나간 듯 멍 하니 서 있던 은설은 이제야 빼애액 소리를 지른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그 특유의 포커페이스는 온데간데없고 구겨진 얼굴과 거친 호흡이 현우에게 그대로 느껴진다.



“워워... 컴다운. 진정해 은 대리.”



“진...진정하게 생겼어요? 암...암케?”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3 감소합니다.]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은설의 [애정도]



‘휴우... 항상 [애정도]를 끝까지 채워놔서 망정이지...’



은설이 옥상에 올라온지 몇 분만에 애정도가 1까지 추락했다. 그 정도로 그녀가 느끼는 충격은 컸다.



‘암케? 노예? 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사실 그녀로서는 많은 것을 양보했다. 뛰어나지 않은 평범한 외모, 영양가 없는 재력, 상냥하지 않은 태도와 배려심 없는 무책임한 언행. 아 물론 뛰어남을 아득히 넘어 인간 같지 않은 정력은 논외로 친다고 하더라도.



은설이 원하는 이상형과 정 반대에 대척점에 있는 이현우 대리. 이런 모든 것을 체념한 채 그냥 평범하게 사귀고 싶을 뿐인데. 어째 현우의 행동은 점점 그 도를 넘어 지나칠 정도다.



‘그런데도 왜... 이런 사람한테... 헤어 나올 수 없는거야...’



업무시스템으로 계속 현우에 대한 [호감]이 증폭된다는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은설은 그저 자신답지 않은 이 마음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뭐...일단은 점심시간이 끝나가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지.”



여기서 1이라도 더 [애정도]가 떨어지면



[대상과의 관계 : 연인]



그녀와의 관계가 쫑날지도 모른다. 물론 은설을 놔 줄 마음은 1도 없기 때문에 현우는 작전상 후퇴를 선택한다.



“잠... 잠깐만요. 이대리님. 아직 제 말 안 끝...”



등 뒤에서 들리는 은설의 말을 무시하며 현우는 사무실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 이후로는 별 이야기가 없네. 다행이야.’



SNS 일탈계정이니 뭐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현우가 꺼낸 뒤로 불안해하던 은설은 그 뒤로 별다른 말이 없자 내심 안도했다.



아무리 현우에게 [애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분명 정상적인 남녀관계의 범주 안에 있었다. 일전에 워크샵에서 현우의 사생활에 간섭하려다가 호되게 당한 뒤로 조금 의기소침한 상태였지만 암케니 노예니 비정상적인 요구를 수용할 생각은 1도 없었다.



‘나를 도대체 뭘로 보는거야.’



현우를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최소한 보통의 커플처럼 지냈으면 좋겠다고 은설은 생각했다. 이런 그녀의 바람은 평소 성격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양보였겠지만 현우가 원하는 것은 연인관계가 아니었다.



* * *



-퍽퍽퍽퍽



평소처럼 현우는 오피스텔 침대에서 은설의 뜨거운 몸을 마구 유린한다.



“하읏...흣...하으응”



‘좋아조아아.., 분하지만 정말 너무 잘해 아아....’



이제는 자신의 질내를 왕복하는 거대한 현우의 물건에 완전히 익숙해 졌는지 은설은 온몸으로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현우에 대한 모든 불만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정도로 그와의 잠자리는 기대만으로도 애액을 찔끔 흘릴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어쩌면 이것 때문에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업무시스템의 감정 증폭을 알리 없는 은설은 자신이 현우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그의 정력 탓으로 돌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어쭈 딴 생각 할 여유도 있나보네.’



“아무...아악...잠...잠깐 너...무”



섹스 중에 딴 생각을 하는 은설이 괘씸했는지 현우는 갑자기 스퍼트를 올린다.



-퍼억퍽퍽퍽



현우의 치골과 은설의 둔부가 빠르게 부딪친다. 덕분의 그녀의 엉덩이는 마치 탱탱볼처럼 탄력있게 튕겨댄다.



“하윽 하아앙...좀 천천히이...하앙...아아아아아앙!”



- 푸슉푸슉



은설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격렬한 피스톤 운동을 버티지 못하고 가버린다. 하복부에서부터 시작된 절정의 떨림은 허리와 어깨 종아리와 발가락까지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 움찔움찔



“하아...하아...아”



절정의 여운에 질내를 가득 채우는 현우의 뜨거운 정액. 섹스가 끝나자 은설의 신체는 긴장상태에서 이완하고 나른함이 몰려온다. 결코 그녀의 체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쉬지 않고 몇 번이고 사정하는 현우의 정력이 대단한 것이리라.



‘더 이상은 무리...’



은설은 꽃잎 밖으로 새어나오는 정액을 닦지도 못한 채 기절하듯 침대에 쓰러진다.



- 찰칵찰칵



‘이건 무슨 소리...안....돼’



잠들기 직전에 귓가에 울리는 스마트폰의 셔터음. 그러나 은설은 일어나지 못하고 이내 잠에 빠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