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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화 >





“와우....”



계정에는 첫 글 이후에도 몇 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 처음엔 사진 몇 장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움짤이 올라오더니 최근에는 음성까지 들어간 짧은 동영상까지 등장했다.



“야이씨... 요즘에는 보정앱으로 동영상도...”



변태성에게 화를 내려던 재훈은 이내 말을 멈추더니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한다.



‘그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그저 꼴리기만 하면 되는 것을.’



보정앱이고 포샵이고 뭔 상관인가?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여울이라는 이 년은 존나 꼴렸다.



“석대리님 제가 이런 일탈계정도 존나 많이 보지 않았습니까? 근데 얜 찐 맞는 거 같습니다.”



“...”



재훈은 이미 변태성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지만 태성은 계속해서 떠들어댄다.



“이 사진 보세요. 딴년들이었으면 필터고 뭐고 온갖 효과 때려서 꼭지는 핑두로 피부는 무슨 가부키처럼 허옇게 했을텐데 조명이고 필터고 후보정이고 하나도 없잖아요?



이건 그냥 자신이 있다는 겁니다.”



태성의 말대로 확실히 여울이의 사진에는 밝은 조명조차 없었다. 흐릿한 사진 속의 조명에도 불구하고 여울이의 바디는 빛이 날 정도로 색기 있었다.



그 중에서도 뒷치기하면서 그대로 찍었는지 엎드린 사진은 예술이었다. 한줌도 되지 않는 갸녀린 허리와 그 아래로 드라마틱하게 이어지는 골반라인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처짐이라고는 1도 없는 탄력있는 애플힙까지.



- 하응...항...하흥...



- 흠칫



“야이 미친놈아 볼륨 안 줄이냐?”



변태성이 뒤치기 당하는 영상을 재생하자 달뜬 신음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진다. 흡연장에는 아직 둘밖에 없었지만 엄연히 이 공간은 회사였다.



“앗 죄송합니다.”



“근데 신음소리도 개쩔지 않습니까? 참다 참다 진짜 터져 나오는 신음인데, 일본 AV년들처럼 앙앙거리는 것도 아니고 레알루 느끼는 겁니다. 이거.”



“...라인이 쩔긴하네. 와 근데 남자새끼 물건 사이즈 봤냐?”



짧은 뒷치기 영상에서 잠깐 등장한 자지는 누가 보더라도 일반인급 범주를 한참이나 벗어난 사이즈였다.



“저 정도 되야 저런 년 따먹나 봅니다. 개부럽네...”



“아 맞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석대리님.”



“뭔데 또?”



“여기여기. 게시글 태그 좀 보세요.”



“어? 뭐야. 이년 주소 이 근처잖아?”



“그니깐요 대박 아닙니까?”



놀랍게도 게시글에 적힌 주소는 바로 태성과 재훈이 다니는 회사 근처였다.



“이 촌구석에도 이런 인재가 숨어 있었네.”



“그니까요 개쩔지 않습니까? 후 시발 오프공지 안 띄우나. 뜨면 전 바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큭큭큭 미친새끼야. 그러다 장기 털린다.”



다른 남자놈들의 눈도 다 똑같은지 벌써 며칠만에 계정 팔로워 수는 만을 돌파에 2만을 향하는 중이었다. 게시물마다 수십개씩 달린 댓글과 수백개의 좋아요는 기본이었다,



“지금 고동넷 커뮤에서도 난리 났습니다. 현직 모델이나 그쪽 업계 아니냐고. 막 다른 사진으로 대조해가면서 찾는 새끼도 있다니까요?”



“미친놈들 할 짓도 참 없다. 그거 혹시 너 아니냐?”



“....아하하하”



“아주 태성이 요즘 살만한가봐 그치?”



“에이 대리님 왜 그러십니까? 또. 제가 좋은 정보도 드렸는데.”



- 끼이익



“야 쉿쉿!”



흡연실에 또 다른 직원이 들어온다.



“뭐야 이현우. 너였냐?”



“응? 여기 꿀벌들이 모여있구만?”



흡연실에 들어온 현우는 태성과 재훈을 한심하게 쳐다본다.



“변태성 너 이번엔 뭐냐? 야동? 텀블??”



닉값하는 변태성의 변태성을 잘 알고 있는 현우 역시 보자마자 딜을 박는다.



“에이 이대리님도 또 왜 그러십니까? 누가 보면 진짜 저 이상한 사람 취급 받습니다?”



“너 이상한 놈 맞아 이 변태새끼야.”



그동안 태성이 쌓은 업보스택은 대단했는지 변태성하면 그냥 음란마귀의 화신이 되어 있었다.



“정확하다 이현우. 이 새끼 흡연실 오자마자 또 소스 하나 풀더라니까?”



“올? 뭔데 뭔데?”



그렇게 변태라고 놀려댔지만 결국 여자 앞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남자일 뿐이었다.



“한번 보시라니까요? 요즘 고동넷 커뮤에서도 난리인 여울이란 년인데요.”



“뭐야 얘가 커뮤에서도 유명해?”



“완전 핫 하다니까요? 게다가 이 근처라니...”



태성에 말에 현우는 내심 놀란다. 최근에 자신이 올린 은설의 사진과 짧은 영상 덕분에 팔로워가 많이 붙긴 했지만 그 정도 일줄은 몰랐다.



‘큭큭큭 은설 좋겠네. 그렇게 관종이더니 유명인사 다 됐네.’



얼굴만 모자이크 했을 뿐, 목 아래로는 전부 웹상에 노출되어 버린 은설.



그토록 도도한 은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상상만으로도 자지가 빳빳하게 서는 현우였다.



“아 변태성. 그 커뮤 주소 좀 알려줘바.”



현우는 어느새 태성과 재훈 옆에 앉아 담배를 꼬나물고는 고동넷에 접속해본다.



- 여울이 이년 오프 안하냐?

- 여울이 몸선으로 추측해본 현직 BJ ㅇㅇ양과의 연관성

- 여울이 그년은 씨발 왜 서울에 안 살고 존나 지방에 있냐?

- ㅗㅜㅑ 님들 유두 살짝 함몰인거 느끼니까 살짝 튀어나오는거 보임? 개꼴이네

- 댓글 미친놈 ㅋㅋㅋ 덕분에 다시 매의 눈으로 돌려봤다 고맙다.

- 거기 사는 놈들은 존나 눈 뒤집혀서 찾고 있을 듯. 거기 인구도 적은데 바로 찾는다.

- 병신들아 여울이 떡밥 좀 고만해라. 그냥 구도빨 영상빨이구만 아다새끼들



여울이라는 닉은 사실 현우가 별 생각 없이 지은 이름이었지만 게시판에서 여울이로 검색하자 수많은 글이 쏟아진다. 그야말로 갤은 여울이 떡밥 풍년이었다.



‘슬슬 알려줘? 말어?’



자신이 웹상에서 유명한 노출녀 여울이라는 사실을 알면 은설은 어떻게 반응할까?



사실 현우에게도 이건 큰 도전이었다. 자칫 [애정도]가 한번에 -10으로 떡락하면 업무시스템의 경고처럼



[애정도가 0이 되면 연인관계가 해제됩니다.]



다 잡은 물고기인 은설을 놓칠 수도 있다.



‘고민이네...’



힘들게 만든 [연인관계]인 만큼 굳이 지금 와서 리스크를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현우는 꺾일 줄 모르는 도도한 꽃 은설이 자신의 나체가 적나라하게 공개된 텀블 계정을 보면 무슨 반응을 보일지 미칠 듯이 궁금했다.



특히 자신의 몸을 보고 발정난 남자들의 댓글을 강제로 읽게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현우는 아랫도리의 자지가 빳빳하게 선다.



‘어어?’



‘근데 내가 원래 이 정도 였나?’



이미 정상인의 범주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빗나가 버린 현우의 성욕. 갑자기 문득 그는 자신이 언제부터 이렇게 변해버렸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업무시스템의 관리자 권한을 얻기 전까지 현우는 분명 도덕적으로 성자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사이코패스처럼 막 나가는 놈도 아니었다.



그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남자들과 같은 평범한 남자였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적당한 여자들과 연애도 몇 번 하기도 했고, 대학에서도 직장에서도 적당히 사람들과 어울릴 정도로 사회생활도 잘 했다.



‘흠... 뭐 관리자 권한 때문이겠지?’



완장차면 사람이 완전히 바뀌는 경우는 많다. 특히 업무시스템 관리자 권한 정도의 완장이라면 누구라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현우는 생각한다. 그렇게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기로 한다.



자신의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보다 적당히 자신과 타협하는 것이 훨씬 스트레스가 적다. 인간의 행동은 웬만해서는 스트레스를 회피하려고 하고 현우 역시 그 선택을 취하기로 한다.



“그래. 내가 언제부터 씹선비였다고 복잡한 생각은 집어치우자.”



현우는 머리를 털며 순간적으로 느낀 이질적인 감정을 털어버린다. 그리고 업무시스템을 실행시켜 은설의 상태창을 검색한다.



[사용자 : 은설]

[나이 : 28] [키 :168] [체중 : 54]

[체력 : 7/10] [매력 : 4(+3)/10] [성욕 : 7(+2)/10] [멘탈 : 8(-1)/10]

[만족도 : 9/10] [애정도 : 10/10]

[성향 : 여왕, 츤데레, 진성M]

[대상과의 관계 : 연인]



[심리 메시지]

회사 내에서 승진하고자 하는 [욕구]

직원들에게 관심받고 싶어하는 [갈망]

이현우에 대한 [애정] - 증폭 활성화



커뮤에서 커지는 여울이의 떡밥만큼이나 은설의 상태창을 쳐다보는 현우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 * *



현우의 관심사가 한창 김혜리와의 여행와 은설의 일탈계정에 가 있는 사이에 방치된 서진아의 성욕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사용자 : 서진아]

[나이 : 25] [키 :163] [체중 : 48]

[체력 : 8/10] [매력 : 7/10] [성욕 : 10(+4)/10] [멘탈: 4(-4)/10]

[만족도 : 0/10] [복종도 : 10/10]

[성향 : 청순, 기품, 보수주의, 배덕]

[대상과의 관계 : 주종 관계]



[심리 메시지]

이병주에 대한 [사랑] - 증폭 활성화

이현우와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이병주에 대한 [죄책감]



상태창의 그녀의 [성욕]은 이미 만땅을 찍어버렸다. [성욕] 최대수치라면 5분? 아니 수시로 섹스에 대한 생각을 할 정도다.



서진아는 원래 보수적인 부모님과 집안 분위기에 꽉 잡혀 이병주를 만나기 전까지 자의 반 타의 반 처녀를 지켜왔었지만 타고난 [성욕] 수치는 6으로 평균 이상이었다.



그녀의 성욕에는 상위 1퍼센트라고 자신 할 수 있는 그녀의 D컵의 바스트가 증명하듯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을 뿜뿜뿜 뿜어대는 성숙한 여체도 한몫을 했다.



현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병주와의 뜨거운 신혼생활 덕분에 서진아의 성욕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남편 이병주가 성불구 아닌 성불구가 되어버리면서 서진아는 밤마다 허벅지를 찔러가며 자신의 성욕을 참아야만 했다.



그러다 현우의 좆맛을 알게 된 정숙한 유부녀 서진아.



처음에는 강제로 당하고 협박까지 받았었다. 죽고 싶을 정도로 느꼈던 수치심과 정절을 지키지 못한 자신에 대한 원망, 남편에 대한 미안함으로 너무나 힘들었다.



그러나 가정파괴범급 현우의 자지와 지치지 않는 정력은 이내 유부녀 서진아를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인 현우의 자지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렇게 싫다고 해도 신혼집까지 오시더니... 왜 몇 주째 연락이 없으시지?’



남편 이병주를 여전히 사랑하는 서진아지만 남편이 채워줄 지 않는 자신의 뜨거운 몸을 달래줬던 건 이현우였다. 그런데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몸을 탐하던 그가 최근 연락이 뜸해졌다.



‘이 대리님도 이제 내가 질려버린 걸까?’



남편 이병주처럼 현우 역시 자신에게 이제 관심이 사라진걸까? 스스로 은설정도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자신이 있던 서진아는 남편에 이어 최근에는 현우까지 연락이 없자 자신이 여자로서 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한다.



‘나...나도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걸까?’



서진아는 최근 여자동기들과 점심식사 중에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남자는 서른에 가까워지면 확실히 20대 때와는 달라진다고 한다.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어느정도 여유로워지면서 그리고 몇 번 여자들에게 데인 경험 때문에 좋다고 무작정 20대처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때로는 여자처럼 밀당을 하기도 하고 여자쪽에서 적극적이지 않으면 자신도 쉽게 마음을 접어버린다고...



그레서 서진아는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자신의 성욕을 달래 줄 수 있는 이현우에게 조금은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로 한다.



남편밖에 모르던 정숙한 유부녀 서진아는 점차 변화하고 있었다. 그녀를 원래 알고 있던 지인이 보면 크게 놀랄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