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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화 >





현관부터 나뒹구는 검정 하이힐과 정장구두. 벗겨진 양말과 바지, 스커트와 블라우스가 현관부터 침실까지의 동선에 따라 흩어져 있다. 그리고 부부의 침대 근처에는 브래지어와 팬티, 찢겨진 스타킹이 마구 구겨진 채로 벗겨져 있었다.



- 새근새근



알몸으로 침대에 기절하듯 쓰러져 있는 서진아. 그녀의 몸 곳곳에는 격렬했던 정사의 흔적이 가득하다.



현우의 지시로 털 하나 없이 매끈하게 밀어버린 보지둔덕 아래로 핑크빛 보지는 입을 벌린 채로 허연 정액을 끊임없이 토해내고 있었다.



구멍에서 세어 나온 현우의 끈적한 정액은 허벅지를 거쳐 침대커버를 축축하게 적신다.



‘저거 나중에 닦으려면 고생 좀 하겠는걸?’



현우는 알지 못하겠지만 처음 신혼집 침실에서 두 사람이 뒹굴고 난 뒤에 서진아는 모든 침구를 전부 세탁해야만 했다.



아마 오늘도 그러리라.



[사용자 : 서진아]

[복종도 : 10/10]



타투를 새기느라 2까지 떨어졌던 서진아의 [복종도]는 오르가즘을 느낄 때마나 1씩 회복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회복되었다. 물론 끝까지 오른 이후에도 현우는 진아가 기절할 때까지 박아댔다.



“으...음”



자신이 쏟아낸 정액이 진아의 보지에서 흘러내리는 절경을 관람하던 현우는 슬쩍 그녀의 몸을 뒤집는다.



그리고 드러나는 핑크색 날개모양의 타투.



- 스윽



손으로 타투를 쓸어보자 아직은 살짝 부어오른 피부가 느껴진다.



남의 아내의 등짝에 저급한 타투를 새긴 덕분일까? 그 배덕과 정복감에 평소보다 더 많이 더 빨리 사정한 현우였다.



“서진아!”



저녁식사에 쫀득한 유부녀 보지도 마음껏 따 먹었겠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는 현우는 기절해 있는 서진아를 깨운다. 그러나 몇 번에 부름에도 미동조차 없는 그녀.



‘이것봐라?’



“안 일어나?”



자신이 밤새 박아댄 건 생각도 안하고 깨어나지 않는 진아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는 현우.



[사용자 : 서진아]

[체력 : 1(-7)/10]



물론 업무시스템에서 그녀의 [체력] 상태를 봤다면 충분히 이해했겠지만 시스템을 확인하지 않은 현우는



‘주인님이 가겠다는데 퍼질러 자고 있어?’



굼뜬 서진아가 괘씸하게 느껴진다.



- 쑤욱



“하윽!!”



결국 누워있는 진아의 보지에 검지와 중지를 단번에 쑤셔 넣은 현우는 손가락으로 질벽을 긁어댄다. 수십 번의 삽입으로 대충



‘이쯤이 성감대였지’



현우는 익숙하게 지스팟을 찾아내 집요하게 공략한다.



“하아....흣....하윽....흐으으으으응.”



예민한 안쪽의 질벽이 자극되자 강제기상 당한 서진아.



“아아....하아...”



현우의 지치지 않는 정력에 밤새 시달린 진아는 온몸에 뼈가 다 사라져 버린 듯 마음대로 신체를 가누지 못한다.



“끄응...”



현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진아는 아직도 완전히 정신을 차지리 못했는지 멍하게 그를 바라본다.



멍한 서진아의 동공에 또 빡쳐버린 현우는 그녀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끌어당긴다.



“아악!”



“내 말이 안들려?”



뱀과 같은 싸늘한 현우의 눈빛에 겁먹었는지 대답을 하지 못하는 진아.



“그래그래. 또 벌을 받고 싶다 이거지?”



“아니에요... 이대리님.”



“오늘 이따가 병주가 출장 갔다 올 거야 맞지?”



“네...”



“오늘 니 남편과 잠자리를 가져.”



“네에???”



“뭘 놀라고 있어 남편이라 하라는데. 아님 딴 놈이랑 할래?”



“아뇨아뇨... 할께요. 이대리님.”



“근데 그냥 하면 재미없잖아? 음... 그래 그게 좋겠다. 이번에 이쁘게 문신도 새겼잖아? 병주한테 빨리 자랑해야지. 안 그래?”



출장갔다 돌아왔더니 아내의 둔부 위에 날개모양의 타투가 새겨진걸 보면 이병주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현우는 그의 표정이 너무나 보고 싶어진다.



“써프라이즈! 했을 때 남편의 반응도 니 폰으로 촬영해서 나한테 보내”



“싫어요싫어. 안돼요 안돼 이대리님.”



현우의 말도 안 되는 지시에 서진아는 강하게 거부한다.



“누가 섹스 하는 거 찍으래? 처음에 반응만 찍으라고. 알아들어?”



‘너 어짜피 이병주 고자새끼랑 잠자리도 못 갖잖아? 큭큭큭’



이병주를 고자 아닌 고자로 만들어 버린 장본인이 현우였는데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



문신을 새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지 아니면 자신이 생각했던 최악의 지시는 아니라 조금은 안도한 건지 말없이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서진아의 속내를 현우는 알 수가 없다.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5 감소합니다.]

[복종도 : 5/10]



그러나 서진아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녀의 [복종도]가 5 포인트 하락했다. 그리고 [복종도]라는 대가를 지불한 이상 서진아는 현우의 지시를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침대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서진아를 두고 현우는 신혼집을 나선다. 물론 질벽을 긁어대던 애액이 잔뜩 묻는 손가락을 입으로 깨끗이 빨아 청소 시키는 것은 잊지 않았다.



* * *



“이제 그만 들어갈께요. 최주임님”



“그래 오늘도 즐거웠어.”



“네에~ 저두요. 내일 회사에서 봬요.”



“아... 혜리야 잠깐...”



평범한 커플처럼 휴일에 데이트를 즐긴 김혜리와 최현민.



저녁까지 함께 먹고 집으로 혜리의 집까지 차로 태워 준 현민은 역시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런 미련 때문인지 조수석에서 내리려는 혜리의 손목을 잡는다.



어두운 차 안에서 천천히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현민의 몸. 그렇게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으려는 찰나



“최주임님. 저 그때 분명...시간을 달라고 했잖아요.”



혜리의 단호한 거절에



“아하하하 그...그랬지 나...나도 모르게 그만 미안미안.”



현민은 말까지 더듬으며 어색하게 웃는다.



“갈께요. 저.”



그런 그를 내버려둔 채 혜리는



- 쾅



차에서 내린다.



집안부터 직장까지 번듯한 28살 최현민과 이제 막 20살이 된 김혜리가 정식으로 사귀게 된지 오늘로 30일.



숱한 여성편력을 겸비한 최현민이었지만 애들도 아니고 고작 키스의 벽조차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절 중이었다. 자존심 강한 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혜리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역시



[사용자 : 최현민]

[심리 메시지]

담당 시스템 관리에 대한 [짜증]

김혜리에 대한 [호감] - 증폭 활성화

김혜리에 대한 [죄책감]  - 증폭 활성화



현우가 업무시스템으로 조작한 감정 때문이었다.



부산 여행에서 치밀한 계획과 연기로 김혜리에 대해 강한 [죄책감]까지 심어 놓았고, 스킨쉽은 안된다는 혜리의 사귀기 전 부탁에도 불구하고



“아 진짜 조금만 틈을 보여도 은근슬쩍 시도하네.”



혜리를 만나기 전까지 거침없었던 성욕이 어디 가질 않는지 포기를 모르는 남자 최현민이었다.



“그래도 뭐 편하당. 맛있는 밥도 사주고 집에도 데려다 주고 헤헤...”



최현민에게 지금와서 애정따위는 전혀 없는 혜리였지만 현우의 지시로 그와 사귀는 것은 나름 편리했다.



“히잉... 이렇게 열심히 시킨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데...”



그러나 혜리는 역시 현우의 애정에 목말라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볼 때마나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첫사랑을 앓고 있는 스무살의 그녀.



물론 그와의 잠자리를 그런 설렘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쾌락의 극치였다.



“꺄악~ 미쳤나봐 김혜리.”



첫날밤을 현우와 치르기 전까지 자신이 이렇게 밝히는 여자일 줄은 상상도 못했던 혜리는 애써 야릇한 상상을 잊으려 노력한다.



[사용자 : 김혜리]

[심리 메시지]

인턴생활에 대한 [설렘]

드라마 같은 로맨스에 대한 [기대]

이현우에 대한 [호감] - 증폭 활성화

이현우와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그러나 혜리 역시 이현우의 입맛대로 이미 감정을 조작당한 상태.



정사에 대한 [열망]이 증폭된 탓에 혜리는 손은 이불속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만 허벅지 사이를 비벼댄다.



그러나 평소 자위의 경험이 별로 없는 탓에 어설픈 손가락 놀림은 달아오른 몸을 달래주기에는 역부족이다.



‘히잉... 더 하구싶어어...’



“아응....으으응....”



부모님과 함께 살다 보니 혹시나 신음소리가 들릴까봐 신경까지 써야한다. 여러모로 시원하게 신음을 뱉어가며 자위도 하지 못하는 환경이다.



결국 이불 속에서 발가벗은 채 자위를 하던 혜리는 채워지지 않는 성욕 때문에 뒤척이다 지쳐서 간신히 잠이 든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서 흐른 애액이 그녀의 침대보를 밤새 적셔댄다.



* * *



- 아응 하으으응.. 기모찌이



- 탁탁탁탁



“헉헉헉헉”



- 푸슉



“하아하아....씨이발”



최현민 역시 채워지지 않는 성욕을 야동으로 풀고 있었다.



“하아...”



한발 싸고 나니 밀려오는 자괴감이 온몸을 덮친다.



최현민은 사춘기 이후 군입대 기간을 제외하고는 여자가 끊겼던 적이 없었다. 괜찮은 페이스와 대학시절부터 넉넉했던 지갑, 그리고 자동차까지.



성욕까지 왕성해 여성편력이 화려하던 최현민이었다.



그런데 현재의 여친 혜리의 철벽방어 때문에 셀프로 성욕을 해소하고 있었다. 그냥 오피나 갈까 생각도 했던 그였지만 업무시스템으로 증폭된 혜리에 대한 [호감]과 [죄책감]이 발목을 잡았다.



“그래. 다음번에는 무조건 덮치고 만다.”



정식으로 교제한지 한 달. 이 정도면 혜리가 말한 어느 정도의 시간이라고 현민은 생각했다.



그러나



- 최 주임님 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어요.



- 왜 그러세요? 저 아직도 그날의 일이 생생히 떠올라요.



- 그만!! 그만 좀 하세요. 저 갈께요 최주임님. 정말 실망이에요.



다음번 데이트. 그다음 그 다다음도.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과 아름다운 야경이 곁들어진 드라이브, 가벼운 술자리. 현민이 여자를 꼬시기 위해 썼던 그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혜리의 태도는 단호박 그 자체였다.



“아니 시발 처녀딱지도 뗐는데 이제 와서 정절을 지키고 있어?”



혜리의 처녀딱지를 자기가 뗐다고 믿는 현민은 혜리의 스킨쉽 거부가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그 과정에서 그녀가 충격을 받긴 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기다려 준 것 아닌가?



그런데 그녀의 태도는 처음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현우가 증폭시킨 혜리에 대한 [죄책감]만 아니었다면 현민은 혜리와 진작에 헤어졌거나 강제로 그녀를 취했을 수도 모른다.



그러나 혜리와 헤어지지도 강제로 따먹지도 못하는 상황 때문에 현민의 스트레스는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향을 잃은 분노는 엉뚱한 곳으로 튄다.



* * *



“이현우 대리님 저 잠깐만 보시죠.”



최현민이 근무하는 전산팀과 현우가 근무하는 경영지원팀은 사무실 층이 다르다. 현우의 동기 재훈처럼 굳이 같이 담배를 피우기 위로 올라오지 않으면 만날 일이 없는 사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굳이 근무시간에 층도 다른 팀에 올라온 최현민.



“전화라도 먼저 주시지 그러셨어요. 최주임님. 저도 업무가 있는데.”



“잠깐이면 됩니다. 잠깐 흡연실로 가시죠.”



‘이 새끼 봐라?’



적당히 예의 있게 대답해준 현우였지만 눈알이 돌아버렸는지 최현민의 태도는 막무가내다.



“최주임님 무슨일이에요??”



갑작스러운 최현민의 방문에 현우 옆자리에 앉아있던 공식 사내커플 혜리는 불안한 표정으로 현민에게 묻는다.



“아 이대리님이랑 할말이 있어서 그래. 신경쓰지마.”



헤리가 항상 단호박처럼 현민의 스킨쉽을 쳐 냈지만 자신에게 이렇게 쌀쌀맞은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



계속 현우의 사무실 자리 옆에서 시위하듯 서 있는 최현민. 슬슬 부서원들의 시선이 쏠리는 탓에



“하아... 그럼 빨리 가시죠.”



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최현민에게 저지른 짓(?)도 있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 끼익



두 사람은 그렇게 사무실을 벗어나 흡연실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