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 띠링
- 오늘 퇴근하고 시간 비워놔
서진아에게 회사 메신저로 현우가 보낸 메시지.
항상 현우의 호출은 서진아에게 예고 없이 찾아온다.
‘왜 기대하는 거야? 서진아! 이대리가 나와 병주씨에게 했던 짓을 생각해.’
강간과 다름없는 섹스로 시작한 현우와 진아의 악연은 이제는 몸에 천박한 문신을 새길 정도의 주종관계가 되어버렸다. 동시에 남편과의 부부생활은 어긋나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병주에 대한 죄책감만 깊어져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네 알겠어요.
서진아는 현우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수치심과 죄책감, 남편에 대한 사랑. 이 모든 것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그녀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 저번에 사라고 했던 거 다 준비했지? 전부 다 하고 이 장소로 11시까지 와.
- 우우우웅
곧바로 그녀의 깨똑으로 현우가 보낸 위치정보.
“하아...”
얼핏 진아가 보기에 시내에 중심가 쪽 같았다. 그러나 장소보다 걱정되는 건 늦은 만남 시간.
‘또 무슨 거짓말을 병주씨에게 해야 하지?’
평소 부부 사이에 신뢰를 깨는 거짓말을 정말 싫어했던 서진아. 그러나 현우의 손아귀에 사로잡힌 순간부터 남편에게 계속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병주를 속일 때 마다 진아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심성 자체가 여려서 일까? 거짓말을 할 때는 남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 힘들 정도였다.
- 우우우웅
- 진아야 미안한데 나 오늘 회식이 생겨서 좀 늦을 거 같아.
“휴우...”
남편의 회식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적당히 알겠다는 톡을 보낸 서진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래. 그냥 그이만 모르면 되는 거야.’
거짓말만 하지 않았지 바람을 피는 것은 똑같았지만 서진아는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시킨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어요.”
“내일 봬요~”
퇴근시간이 되자 사무실을 빠져나와 혼자서 귀가하는 서진아. 집에 도착한 그녀는 병주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옷장 안 깊숙이 숨겨 놓은 상자 하나를 꺼낸다.
- 딸깍
상자 안에는 현우의 지시로 구매한 다양한 종류의 옷과 속옷이 가득했다. 심지어 가발과 스타킹, 가터벨트, 초커 등 코스프레를 위한 아이템도 꽤나 많았다.
“가장 최근에 산걸 어디에 뒀더라... 아! 찾았다.”
상자를 뒤적거리던 서진아는 곧 비닐도 뜯지 않는 새것들을 침대에 늘어놓는다.
자신이 착용한 모습을 잠시 상상해본 그녀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 * *
- 또각또각
지방이지만 그래도 중심지인 덕분일까? 술집과 유흥시설이 잔뜩 밀집해 있는 거리.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 서진아는 마침내 약속장소에 도착한다.
“나...나이트?”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이 그녀의 눈을 사로잡는다. 다시 한 번 확인해봤지만 여기가 바로 현우가 지시한 장소가 맞다.
“꿀꺽...”
클럽이나 나이트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와보지도 않았던 서진아는 혼자서 나이트에 입장하려니 선 듯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때
“오우야... 저기요. 저기요!”
“네? 저...저요?”
나비모양 넥타이를 맨 웨이터가 서진아에게 다가온다.
“나이트 오신 거 맞죠? 오늘 남성분들 끝내줍니다. 저 강백호가 확실히! 에스코트 해 드리겠습니다!”
웃는 모습이 약간 느끼해 보였지만 처음인 탓에 어쩔 줄 모르던 진아는 일단 그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고...고마워요.”
‘흐흐흐 웬떡이냐. 넌 바로 VIP룸으로 가는 거야.’
- 꽈악
서진아의 손목을 잡은 웨이터 강백호는 자신의 단골손님들이 기다리는 룸으로 그녀를 끌고 간다.
- 쾅
“남성 여러분 여성분 입장하십니다.”
“와아...”
“우오오오”
“크으... 대박이다. 대박이야.”
담배냄새가 가득한 룸으로 끌려가듯 들어온 서진아를 남자들이 열렬한 환호로 맞이한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십쇼!”
단골들에게 그렇게 점수를 딴 웨이터 강백호는 문을 닫고 사라진다.
“여기 앉아요. 앉아.”
“아니 거기말고 여기여기!”
“시발새끼들아 오늘 누가 돈냈냐? 어?”
서로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하는 남자들.
“아 저는... 일행이 있어서...”
“그럼 친구분도 부르면 되겠네. 일단 앉아요. 앉아.”
- 휙
진아의 손목을 당겨 옆자리에 앉힌 남성. 노골적으로 그녀의 몸매를 스캔한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 흠칫
나시원피스를 입고 있는 탓에 어깨 맨살의 남자의 거친 손바닥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 한잔해요.”
앞에 놓인 잔에 가득 양주를 가득 따르는 남자. 술을 따르면서도 진아의 몸을 집요하게 쳐다본다.
‘으으... 싫어.’
진아는 짧은 원피스가 때문에 드러난 허벅지를 가리려고 치마를 아래로 내려 보지만, 오히려 상체가 더 강조되어 버린다. 덕분에 남자의 시선은 움푹 파여 깊은 골이 그대로 드러나는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원샷원샷원샷!”
은근슬쩍 어깨와 허벅지를 스치는 남자의 뱀 같은 음흉한 손길과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요하는 술. 어쩔 수 없이 진아는
“으윽... 써...”
남자에게 잔을 받아 한잔을 목으로 넘긴다.
“와 진짜 몸매 너무 좋으시다.”
“어디서 왔어요?”
“몇살이에요?”
“친구는 언제 온데요?”
남자들에 둘러싸인 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서진아에게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진다. 급하게 마신 양주 때문일까? 어질어질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푹신한 쇼파에 몸을 그대로 눕히고만 싶다. 그 순간
- 우우우웅
- 어디야? 여기 스테이지 앞에 테이블이야. 5분 준다.
폰에서 울리는 진동 덕분에 진아는 정신을 차린다.
“저...저 이만 가볼게요.”
“에이 벌써 어딜 가요? 어? 진짜 왜 그래”
자리에서 진아가 일어나자 험악해지는 분위기.
“화...화장실이요!”
“시발 화장실은 여기도 있...”
- 쾅
위기를 느낀 그녀는 다급하게 문을 열고 밖으로 빠져나온다.
- 쿵쿵쿵쿵
귀가 터질 듯 울려대는 음악소리와 땀과 담배가 섞인 알 수 없는 냄새, 어두운 조명. 술까지 마신 탓에 어질어질한 진아였지만 현우의 질책이 두려워 정신을 차리고 두리번거리며 그를 찾는다.
인파를 헤치며 스테이지 쪽으로 나아가는 진아. 그러나 얼마 못가
“꺅!”
웨이터들에게 잡혀 여기저기 남자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끌려간다. 남자들의 음흉한 눈빛과 지나갈 때마다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부분을 고의적으로 슬쩍슬쩍 터치하는 기분 나쁜 손짓들.
그렇게 몇 잔의 술을 억지로 마시고,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남자들의 찝쩍거림을 물리치고야 드디어 현우가 있는 테이블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곳에는 또 다른 시련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 * *
테이블에는 현우 외에도 2명의 남자들이 더 있었다. 전산팀 심재훈 주임과 바로 남편 이병주였다.
‘당...당신이 왜 여길!’
회식이 있다고 했던 남편은 동기들과 나이트에 있었다. 그 배신감에 진아의 몸이 부르르 떨린다.
‘당신이...어떻게...’
현우의 옆자리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충격에 빠진 서진아.
‘그래...내가 어떻게 남편을 탓하겠어...’
그러나 이미 현우와 수없이 살을 비벼댄 그녀가 이제와서 남편에게 정절을 요구 할 순 없었다.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3 하락합니다.]
- 찌릿
그리고 그 분노는 이 자리를 만든 현우에게 향한다. 그런 그녀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기 제 친구 옆에 앉을래요?”
천연덕스럽게 남편 옆에 앉으라는 현우. 그 말에 깜짝 놀란 진아는 고개를 살짝 들어 남편의 얼굴을 살핀다. 가발과 진한 화장 때문인지 다행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병주.
‘날 알아보면 어떡해...’
아내가 홀복 차림으로 나이트에 왔다는 사실을 알면 남편은 무슨 반응을 보일까? 진아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으며 병주의 옆으로 가길 거부한다.
“어때? 여기서 남편을 보니까 반갑지 않아?”
“...”
귓가에 대고 소곤거리는 현우. 진아는 혹시나 남편이 대화를 들을까 조마조마하다.
“옷은 잘 입고 왔네. 그럼 어디... 여기도 확인해 볼까?”
병주가 바로 앞에 있는데 자신의 허벅지를 대놓고 주무르는 현우. 그의 손은 곧 원피스의 절개된 부분을 타고 안쪽으로 침입한다.
- 흠칫
곧바로 팬티까지 손끝으로 비벼대는 현우.
“티 팬티까지 잘 입고 왔네.”
갈색가발부터 한쪽 허벅지 부분이 트인 나시원피스와 누브라, 티팬티까지 자신의 지시사항을 모두 확인한 현우는 만족했는지 진아의 입술을 빼앗는다.
“우웃...”
술을 입에 머금은 채로 서진아의 입술을 덮치는 현우. 강제로 그녀의 입 안으로 입 안에 액체를 밀어 넣는다.
“우웁...웁웁!”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진아는
- 꿀꺽
저항도 하지 못하고 술을 삼켜버리고 만다.
‘싫어...싫은데에...’
- 쪼옥쪽쪽
술뿐만 아니라 혀까지 집어넣어 그녀의 입술과 혀를 유린하는 현우. 눈을 살짝 돌려 보니 남편이 자신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보지마아...절 보지마요. 병주씨...’
그러나 서진아의 마음과는 다르게 남편의 집요한 시선 때문일까? 팬티는 이미 축축이 젖어버린 상태였다.
키스만으로 짜릿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 억지로 마신 술 때문인지 진아는 과감하게 현우를 꽈악 안으며 온몸을 밀착하고 그와의 끈적한 키스를 즐긴다.
‘조아아...’
남편이 바로 옆에 있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아무리 가발과 진한 화장을 했다지만 병주에게 언제 들킬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서진아는 극상의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 쩌어억
그렇게 떨어질 줄 모르던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진다. 끈적하게 늘어나는 침이 얼마나 키스가 격렬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하아...하아...”
“이제 일어나.”
호흡을 진정시킬 틈도 없이 스테이지로 자신을 끌고 나가는 현우. 병주에게 자신의 뒷모습을 보인 진아는
‘안돼! 문신이...보여져버려’
등까지 시원하게 파인 원피스를 뒤늦게 생각하곤 손으로 날개모양의 문신을 가린다.
‘병주씨가 보지 못했겠지?’
스테이지에서 현우와 부비부비를 하면서 진아는 슬쩍 남편의 얼굴을 보았지만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다.
“하윽!”
바지위로 자지를 빳빳하게 세운 현우가 진아의 다리 사이를 마구 비벼댄다. 돌처럼 단단한 그의 자지는 바지 아래에서도 쿡쿡 자신의 보지살 위를 쑤셔댄다.
동시에 엉덩이를 마구 주무르는 손. 티팬티를 입은 탓에 얇은 원피스 이외에는 현우의 손과 진아의 엉덩이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맨살을 직접 만지는 것 같다.
‘부끄러워...’
현우의 끈적한 부비부비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의 의상 때문에? 스테이지에 있는 모든 남자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만 갔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서진아는 그 때문에 현우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런데...왜 이렇게 좋은거야...’
서진아의 성향인 배덕 때문일까? 자신을 보고 있는 남편 앞에서 다른 남자에게 마구 희롱당하는 그녀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동시에 극상의 쾌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팬티를 다 적시고 탐스러운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애액. 다행히 나이트의 어두운 조명 때문에 그녀의 치부를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현우와 진아.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1 증가합니다.]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1 증가합니다.]
...
“큭큭큭”
박지도 않았는데 마구 치솟는 [복종도].
현우 역시 남편인 병주 앞에서 서진아를 농락한 덕분일까? 참기 힘들 정도로 바지 아래에 자지가 빳빳하게 선다.
‘확 여기서 박아버려?’
나이트 구석으로 끌고 가 당장에라도 남편 앞에서 질질 애액을 흘려대는 서진아를 따먹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주변의 남자들의 시선이 많았다.
병주와 재훈이 있는 테이블로 돌아온 진아와 현우.
“야 우린 먼저 나간다!”
“지랄 씨발!!! 의리도 없는 새끼야. 혼자 아주 신났네 신났어.”
아직도 괜찮은 여자를 찾지 못한 재훈은 열이 받았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야야 진정해 여기 내가 낼게. 오키?”
“후우...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군.”
그러면서도 재훈은 계속 현우 옆에 붙어있는 서진아를 감상하기에 정신이 없다. 그것은 병주도 마찬가지.
‘지 아내인지도 모르고 큭큭큭.’
평소 청순한 이미지의 서진아 답지 않는 진한 화장 때문일까? 지금 그녀는 마치 타락한 성녀처럼 묘한 퇴폐미를 느끼게 한다.
- 뭉클
“꺅!”
병주가 쳐다보고 있어서 일까? 현우는 일부러 그에게 과시하기 위해 서진아의 어깨를 두르고 있던 손으로 탐스러운 가슴을 꽈악 움켜쥔다.
한손에 다 차지 않을 정도의 풍만한 가슴이 리드미컬하게 흔들린다.
“큭큭큭 그럼 난 이 년이랑 한판 하러 간다~”
병주에게 당당하게 서진아를 따먹겠다고 말하는 현우.
덕분에 꼴린 두 사람을 두고 현우는 유유히 나이트를 빠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