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화 >
침대에 누워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켓 위로 그 거대한 위용을 과시하는 최고은의 바스트. 그 탐스러운 과실을 움켜쥐려는 순간
“으으음...추워...너무 춥고...어두워...”
술 때문인지 아니면 잠꼬대인지 알 수 없는 그녀의 애절한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두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산 속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해가 뜰 때까지 추위와 싸웠으니 말이다.
“...”
무의식중에 보인 최고은의 약한 모습 때문인지, 현우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서 몸을 땐다. 흥분을 잠시 가라앉히자 보이는 오피스텔의 전경.
소지품이라고는 업무를 위한 노트북과 침대, 비슷한 스타일의 정장 세트, 화장품 정도밖에 없었다.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이라곤 수영복 정도였다. 하다못해 그 흔한 가족사진조차 없었다.
‘도대체 평소에는 뭘 하고 사는 거야?’
직장생활 말고 다른 삶이 있기나 한 걸까? 현우는 침대 위에 누워있는 최고은을 바라본다. 극단적으로 개인적인 삶이 결여되어 있는 그녀.
‘회사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왜 최고은이 그렇게 워커홀릭이 됐는지 현우는 알 것만 같았다. 무슨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직장생활 외의 삶의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 최고은의 오피스텔은 한 사람의 여자로서, 개인으로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비어있는 공간 같았다.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쉰 현우는 결국
-삐리리릭
-철컹
침대에 기절하듯 잠든 최고은을 두고 오피스텔을 빠져나온다. 현우가 나간 오피스텔에 홀로 남겨진 최고은은
“으음...”
무슨 꿈을 꾸는지 몸을 뒤척거린다.
* * *
- 뚜벅뚜벅
최고은의 오피스텔에서 나온 현우는 거리를 걷는다.
왜 그녀를 취하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업무시스템의 [심리 메시지]가 확신을 주지 않아서? 웃기는 소리다. 단 둘이 가진 술자리, 혼자 자취하는 오피스텔까지 함께 들어온 두 사람, 알딸딸하게 취할 정도의 알콜까지.
굳이 업무시스템이 보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확실한 기회라고. 그런데
‘그냥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다.’
최고은을 정해진 시간에 공략하지 못하면 파면당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최고은 답지 않은 약한 모습과 현우의 눈에 자꾸만 밟히는 오피스텔의 공허함. 그런 그녀의 삶에 굳이 불장난 같은 하룻밤까지 남겨야 할까?
자신의 행동으로 그녀의 삶이 더욱 불행해 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발 이제 와서 뭘 씹선비 같은 마인드냐?’
자신이 생각해도 스스로의 그 같잖은 위선에 자괴감이 든다. 업무시스템에서 관리자 권한을 얻은 뒤 자신이 했던 짓들이 떠오른다.
사랑하는 남편과 꿀 떨어지는 신혼생활을 보내는 서진아의 일상을 파괴하고, 얼굴은 가렸지만 알몸 사진과 섹스 동영상을 유포당한 은설. 김혜리는 어떠한가? 여우같은 면은 있었지만 스무살의 처녀 여대생을 약에 취한 다른 남자 옆에서 따먹었다.
그런 자신이 이제 와서 선비인 척을 한다고?
“큭큭큭...”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독하지 못한 자신에게인지 아니면 최고은의 오피스텔에서 느껴졌던 공허함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현우는 이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당장에라도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집으로 갈 거야. 준비해
현우는 이 짜증과 성욕을 풀 대상에게 메지지를 보낸다.
* * *
- 찰싹 찰싹
“끄으윽...하악!”
탄탄하게 힙업된 둔부는 나무패들과 부딪치며 찰진 사운드를 사방으로 터트린다. 엉덩이를 계속해서 두들기는 탓에 은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달뜬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안돼! 소리내면 안돼엣...’
은설의 생일날 호텔에서 꽤나 재미를 봤는지, 현우는 이번에도 오피스텔의 현관문을 활짝 연 채로 그녀의 엉덩이를 나무패들로 두들기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잠에 들려는 찰나, 현우에게 온 문자를 보고 황급히 옷을 입고 기다린 은설은 곧바로 손과 발을 저항도 하지 못하고 묶였다.
그리고 찢어버릴 듯 옷이 벗겨진 은설은 활짝 열린 자신의 오피스텔 현관문 앞에서 꼼짝없이 엎드려 둔부를 두들겨 맞으며 신음소리를 참아야만 했다.
- 촤악
늦은 밤이라 오피스텔은 쥐죽은 듯 조용하기만 했고 오직 은설의 엉덩이를 두들기는 찰진 소리만이 현관문을 타고 복도까지 울려댔다.
“끄으윽...흐윽...”
옆집에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자신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절대 보일 수 없는 은설은 입술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참고 있었다. 그러나 남들에게 이 모습을 보일 두려움보다 지금 상황에서도 질척하게 애액을 흘려대는 자신의 몸뚱아리가 더욱 수치스러웠다.
‘아냐...아니야...’
지난번에는 개목걸이까지 목에 차고는 엉금엉금 호텔복도에서 현우에게 끌려 다녔다. 분명 그때로 칠칠치 못하게 축축이 가랑이를 적셔댔다.
그러나 은설은 스스로 자신을 합리화시켰다. 처음 겪어보는 수치스러운 플레이에 당황한 반응이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오늘도 역시 그녀는 이웃에게 들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손과 발이 꼼짝없이 묶인 채, 나체로 둔부를 두들겨 맞으며 애액을 질질 흘리며 온몸으로 느껴대고 있었다.
“아니야...흐윽...아니야아...”
“뭘 아니야? 변태 같은 년.”
- 꾸우욱
“그..그만... 거길 돌리지마아...요...”
은설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그녀의 콤플렉스인 함몰유두를 검지와 엄지로 집요하게 비벼대는 현우.
- 찰싹 찰싹
둔부를 내려치는 나무패들과 감춰진 유두를 집요하게 비벼대는 손가락에 은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당장이라도 누군가 복도를 지나간다면 앞으로 자신은 이 오피스텔에서 살 수 없으리라.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몸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리고 파묻혀있던 유두는 고개를 쏘옥 들고 빳빳하게 발기해 존재감을 과시한다.
“큭큭큭...”
역시 은설은 괴롭히는 맛이 있었다. 그렇게 호텔에서 프라이드를 무너트려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자신의 [진성M] 성향을 인정하질 않는다. 나머지 성향인 [여왕], [츤데레] 때문인지 자존심 때문인지 몰라도 도통 솔직하게 받아드리질 않는다.
‘뭐 그게 중요한가?’
그녀의 나머지 성향 따위야 아무래도 좋았다. 언제나 지지 않으려는 은설을 마침내 무너트릴 때의 그 쾌감. 자신도 성향이 있었다면 [진성S]가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현우 역시 엄청난 정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만... 문을 닫아줘요. 하아... 이대리님...”
“무슨 소리야? 열어놔야 더 기분 좋은 거 아니었어?”
“아니야...하윽...우읏...아니야아아...”
- 푸욱
“아?”
“——!”
예고도 없이 단숨에 삽입된 자지에 은설의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리고 찾아온 지독한 쾌감.
“우으윽...흐으으응!”
보지부터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부르르 떨릴 정도의 극상의 쾌감이 그녀를 덮친다.
- 움찔움찔
매끈한 복부에는 선명하게 십일자 복근이 선명하게 드러날 정도로 잔뜩 힘이 들어가고, 허리는 활처럼 휘며 기립근이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부르르 경련하는 은설의 신체. 필라테스로 매끈하게 완성된 여체는 완벽하게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 정도 투숙객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호텔과 오피스텔은 다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절대 이 추접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지 은설은 절정의 순간에도 입술을 꽈악 문 채로 신음소리를 참아낸다.
‘어쭈?’
- 푸욱 푸욱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감동했는지 현우는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커다란 자지를 뺏다가 끝까지 박아 넣기를 반복한다.
“후으읏...안돼에...그만...더 이상은...”
- 푹쩍푹쩍
그 엄청난 크기 때문에 은설의 보짓살이 찢어질 듯 벌어진다. 자지가 밖으로 빠져나올 때마다 딸려 나오는 핑크빛 속살.
현우는 은설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욱 거칠게 박아댄다. 가랑이를 질척하게 적신 애액뿐만 아니라 온 몸에도 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은설의 피부는 불빛 아래에서 번들번들하게 반짝인다.
손톱으로 손바닥까지 찌를 정도로 주먹을 꽉 쥐며 현우의 거친 삽입을 견뎌보지만 결국
“흐아아아아아앙!!”
참고 참았던 달뜬 신음소리는 오피스텔 복도에 울려 퍼진다.
‘안돼에... 듣지마... 들으면 안돼에...’
마음속으로는 절규를 외쳐보지만 야속한 몸뚱아리는 은설의 좌절과 관계없이 질주름 하나하나 현우의 자지를 조여가며 현우에게도 극상의 쾌감을 선사한다.
엉덩이를 마구 두들기고 함몰된 유두를 집요하게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은설의 보지는 마치 손으로 쥐어짜듯 더욱 현우의 자지를 조여 댄다. 그런 음탕한 질벽 때문에 현우 역시 사정감이 밀려온다.
이미 수차례나 절정을 느껴버린 은설에 모습에 현우 역시 더 이상 참지 않고
- 꿀럭꿀럭
“아으으....흐윽...”
그대로 질내에 끈적한 정액을 토해낸다.
“후우..후우...”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1 증가합니다.]
[사용자 은설의 애정도가 1 증가합니다.]
...
[애정도]가 올라가며 차곡차곡 쌓이는 [근로 계약서].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현우는
- 주르륵
자지를 빼 은설의 입 앞에 들이민다.
“우음...”
-추웁 쭈웁
언제나처럼 애액과 정액으로 지저분해진 자지를 빨게 하는 현우. 은설 역시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 입술과 혀를 성심껏 놀려가며 자지를 깨끗하게 청소한다.
“으음...”
사정 후에 펠라청소까지 받은 현우는 그제야 슬쩍 활짝 열린 현관문을 바라봤지만 다행인지 아무런 인기척은 없었다. 분명 이웃주민들은 은설의 신음소리를 들었을텐데 아쉽게도 복도까지 나와 확인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아...”
‘다...다행이다...’
그제서야 은설은 현관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칠칠치 못하게 잔뜩 벌어진 보짓살은 연신 허연 백탁액을 품어내고 있었다.
* * *
- 풍덩
- 촤악촤악
아무도 없는 잔잔한 수영장의 물결을 최고은은 가로저으며 나아간다. 아무리 피곤해도 의식처럼 매일 같이 하는 아침 수영. 특히 그녀는 사람이 없는 가장 첫 타임의 새벽시간을 선호했다.
항상 즐겨 입는 정장처럼, 그녀의 수영복 역시 가슴과 복부를 모두 가리는 선수들이 입을법한 원피스 스타일이었다.
노출을 최소한으로 하는 수영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굴곡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그녀의 가슴은 그야말로 미친 듯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바스트는 물론 군살 한 점 없는 매끈한 복부와 얇은 허리, 수영복이 터질 듯한 풍만한 힙은 언제나 수영장에 있는 모든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 부담스러운 시선 때문에 최고은은 인적이 드문 이 새벽타임을 선호했다.
언제나 답답한 문제의 해결이나 업무에 대한 것들을 수영을 통해서 정리하곤 했던 최고은이었지만 오늘따라 유독 헤엄을 칠 때마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현우 대리...’
자신이 다른 누군가를 특히 한 남자에게 이렇게 많은 신경을 뺏길 줄은 몰랐다. 이현우는 그녀에게 보고서에 결재를 척척 받아오는 능력 있는 팀원 정도였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사고와 단 둘만의 술자리. 그리고
‘하아...’
지난밤의 기억을 떠올리기 싫은지 최고은은 더욱 거세게 손을 뻗어 앞으로 나아간다. 물살을 가로지르며 시원시원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신체.
그녀가 기억하는 건 몇 잔의 소주를 마신 것과 침대에 자신을 눕히고 오피스텔을 빠져나가는 현우의 뒷모습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술을 먹고 기억이 잠깐잠깐 끊기긴 했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다. 착실한 부하직원은 집까지 팀장인 자신을 안전하게 바래다주었고 최고은은 그대로 잠들었다. 그게 다였다.
현우와 정말 혹시나 우려했던 그런 일은 전혀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최고은은 어젯밤의 일을 잊을 수가 없다.
반복해서 떠오르는 파편 같은 기억들. 짜증과 부끄러움, 후회, 아쉬움 등의 감정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뒤섞인다.
도통 해야 할 업무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이 온통 한 사람 때문에 휘둘린다. 최고은은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