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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화 >





“그만 나가달라는 말 못 들었어요?”



절정의 여운에서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왔는지 최고은의 표정은 다시 날카롭게 변한다. 그러나 발가벗은 몸 여기저기에는 현우가 잔뜩 싸지른 정액이 허옇게 묻어있다.



‘그런 꼴로 정색 해봐야. 어림도 없지.’



현우에게 뒤로 개처럼 박혀대면서 하복부를 부르르 떨어대는 최고은의 모습에서 더 이상 카리스마 넘치는 최팀장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저 정액을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내기 위해 현우의 자지를 집요하게 물어대는 음탕한 보지만이 떠오른다.



“싫다구요.”



그래서인지 현우는 최고은의 지시를 거부한다. 처음이지 않을까? 이렇게 대놓고 그녀의 지시를 거부한 것이.



저질스러운 [체력] 올리기를 포기하고 몰빵한 [정력]이었다. 덕분에 굵기와 길이, 강직도 같은 외형뿐만 아니라 사정조절이라는 내실까지 다져진 현우의 자지.



그래서인지 오늘은 어제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이대로 물러선다면 그만큼 최고은의 공략도 지연되리라.



‘몇 번을 박으면 기절할까?’



“더 이상은 저도 용서하지 않을거에요.”



방금까지 고개를 침대에 처박고 앙앙댔던 주제에... 그래도 최고은답다고 할까? 현우의 속마음까지 꿰뚫어볼 것 같은 그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은 아직 살아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과 다르게 가랑이 사이에 보짓살은 거대한 현우의 자지를 받아드린 탓에 아직도 입을 꼬옥 다물지 못하고 칠칠치 못하게 입을 벌린 채 애액을 흘려대고 있었다.



- 씨익



최고은의 단호한 태도와는 다르게 그녀의 뜨거운 몸은 아직 만족하지 않은 듯하다. 그 상태를 알아챈 현우는



‘그럼 그렇지.’



비열하게 웃음 짓는다.



“그만... 하라고... 흐으윽!”



- 푸욱



현우의 웃음에 불안해진 최고은이 급하게 몸을 일으키려는데, 오늘밤만 벌써 3번째. 허무하게 현우에게 자신의 보지를 허락하고 만다.



“크으...”



몇 번을 박아도 경렬하듯 부르르 떨어대며 자지를 물어오는 최고은의 보짓살. 이 환상적인 조임에 환장하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물론 최고은은 이 명기는 오직 자신만의 것이다.



‘질벽을 완전히 내 모양으로 만들어놔야겠어.’



최고은에 대한 강한 소유욕을 불태우는 현우.



“이대리... 오늘 행동은...흐읏... 용서하지...하악...않...”



[최고은이 당신의 행동을 기억할 것입니다.]



게임이었다면 이런 불안한 안내문구가 떴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정신을 놓을 때 까지 박으면 되지 않을까?’



아직 해가 뜰 때까지 시간은 한참이나 남아 있었다. 다시 두 사람의 살결이 달라붙고, 짐승 같은 격렬한 후배위가 이어진다.



* * *



- 짹짹짹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오래된 격언이다. 그러나 더 확실한건



“밤을 새면서 벌레를 잡으면 되는거지.”



해가 뜨고 참새들이 지저귀는 아침이 되기까지 쉬지 않고 최고은을 공략한 현우. 아무리 [정력]이 8이라곤 하지만 더 이상 발기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의 자지는 추욱 쳐져버렸다.



‘8번? 정도 쌌나?’



숫사자는 번식기가 되면 하루 동안 50번 정도의 사정을 한다고 한다. 동물의 왕에 비할 순 없겠지만, 밤새도록 박아대며 8번을 사정했다면 종마정도는 되지 않을까?



현우는 흐뭇하게 자신이 만든 작품을 감상한다.



[사용자 : 최고은]

[나이 : 33] [키 :171] [체중 : 61]

[체력 : 9/10] [매력 : 8/10] [성욕 : 5(+3)/10] [멘탈 : 10/10]

[만족도 :5/10] [호감도 : 잠금]



단숨에 5까지 치솟은 그녀의 [만족도].



처음에 들어왔을 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던 최고은의 오피스텔은 지난밤의 격렬한 정사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침대는 물론 주방, 테이블 위, 씻기 위해 도망가는 최고은을 쫒아 화장실에서까지 박아댄 현우. 그 탓에 그나마 많지도 않은 그녀의 물건들은 여기저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침대에는 깨끗한 곳을 찾는 게 쉬울 정도로 현우의 정액과 최고은의 애액, 땀, 머리카락, 음모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으음...흐응...”



그리고 현우의 옆에서 기절하듯 잠이든 최고은. 그녀의 매끈했던 피부에는 목덜미, 가슴, 허벅지, 엉덩이를 가리지 않고 빨간 자국들이 각인처럼 새겨져 있었다.



질외사정과 질내사정 반복했던 탓일까? 현우의 정액은 최고은의 몸 여기저기에 허옇게 말라붙어 있었다.



-주르륵



물론 최고은의 보지에도 수차례 싸지른 탓에 애액과 정액이 뒤섞인 질척한 백탁액이 보짓살을 비집고 나와 허벅지와 침대보를 적셔대고 있었다.



“하아...압”



자신의 작품을 뿌듯하게 감상한 현우. 그 역시 무겁게 감기는 눈꺼풀에 저항하지 못하고 잠이 든다.



- 짹짹짹짹



최고은의 오피스텔에는 밖에서 들려오는 참새들의 지저귐만이 간헐적으로 들린다.



* * *



“으으...음?”



- 벌떡



해가 중천에나 떠서야 잠에서 깨어난 최고은. 침대 옆의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자신의 안경을 쓰고 폰을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아...’



지각인줄 알았지만 다행히 오늘은 토요일이었다. 그러나 점차 머릿속에서 어젯밤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급격하게 얼굴엔 수심이 가득해진다.



최고은의 옆에서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현우와 난장판이 되어버린 방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옷과 물건들을 정리하려고 몸을 일으키는데



“하윽!”



온 몸의 뼈마디가 모조리 부러진 듯한 통증이 밀려온다. 그야말로 꼼짝을 못할 정도로 완전히 탈진해 버린 그녀의 신체.



언제나 꾸준한 수영으로 체력을 길러온 탓에 최고은은 이토록 무기력한 자신의 몸에 적응이 되질 않는다.



‘씻어야...하는데’



지난 밤. 얼마나 싸질렀는지 아직도 가랑이 사이에서는 뜨듯한 현우의 정액이 흘러내린다. 그 끈적하고 찝찝한 감촉이 최고은은 계속 신경이 쓰인다.



- 찌릿



자신을 강간하듯 이렇게 만든 옆자리의 현우를 노려보지만 그녀가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어젯밤의 뜨겁다 못해 온몸이 녹아 버릴 것만 같았던 섹스가 떠올라 얼굴이 달아오른다.



‘정말이지...’



자신의 얄팍한 성지식으로도 밤새도록 쉬지 않고 박아댄 현우의 정력은 이해하기 힘들다.



침대에서 수차례나 박아댔던 현우는 만족을 못했는지, 자신을 테이블 위에 눕혀 박아댔고, 그 다음에는 주방에서, 도망치기 위해 들어갔던 화장실 변기 위에서도 계속 박아댔다. 서로 마주보고, 뒤에서도, 자신을 들어 올린 채로도 현우는 계속 박아댔다. 그리고



“하아...”



이사라도 가야하는 걸까? 밤새 울려 퍼진 그녀의 달뜬 신음소리 때문에 옆집에서는 벽을 두드리고 고함까지 질러댔다.



그러나 현우는 오히려 더 들으라는 듯 과시하며 최고은의 보지를 더 격하게 박아댔고,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계속해서 신음소리를 내뱉어야만 했다.



스스로가 무기력하고 수치스럽기만 하다.



자신이 이토록 한 남자에게 집요하게 능욕당할 줄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남자들과의 경쟁에서지지 않기 위해 꾸준히 수영으로 체력을 길러왔고, 수차례의 밤샘야근에도 정신을 놓아본 적이 없는 그녀였다.



그러나 중간 중간 기억이 끊길 정도로 어젯밤의 정사는 최고은을 완전히 녹다운 시켜버렸다. 그녀가 알진 모르겠지만 아무리 수영으로 체력을 단련했다고 해도 보지까지 단련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현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었다. 명백한 거절에도 불구하고 몸을 탐한 것에 대한 서운함은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옆에서 자고 있는 현우의 얼굴을 보니 가슴이 살짝 떨린다.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해.’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굴에, 친절하지도 않은 성격.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가 이제 와서 현우에게 빠질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강간 비스무리하게 억지로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시스템으로 증폭된 현우에 대한 [호감]은 강력하게 최고은의 마음을 끌어드리고 있었다.



사랑은 갑자기 찾아온다고 하지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현우에게 끌리는 마음. 최고은은 아직 자신에게 이런 이성에 대한 관심이 남겨져 있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으음... 일어났어요?”



최고은의 뒤척거림에 현우 역시 잠에서 깬다. 그녀와 달리 현우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이대리... 어제 왜 그랬어요?”



“남녀가 단 둘이 방에 있는데 자연스러운 본능 아닐까요? 하하하...”



“...”



전혀 평범하지 않은 밤샘 섹스였건만 현우의 태도는 능글맞기만 하다. 최고은이 말이 없자 현우는 슬쩍



“근데... 팀장님은 왜 지금까지 연애를 안하신거에요?”



계속 궁금하게 생각하던 최고은의 연애에 대한 것을 묻는다.



“정말이지 무례한 질문이네요. 그리고 무슨 근거로 제가 연애를 안 해봤다고 생각하는 거죠?”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었지만 최고은은 어째서인지 자꾸만 현우에게 주도권이 빼앗기는 기분이다.



“그야 물론... 처음이었으니까...”



직접 자신의 자지로 처녀막을 찢어버린 당사자가 눈앞에 있으니 최고은은 현우의 말에 반박도 하지 못한다.



“하아...”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한숨을 깊게 내쉰 최고은은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던 자신의 과거를 담담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평생 동안 마음속에만 묻어놨던 이야기를 현우에게 풀어놓자 조금은 뭔가 후련하고 편안한 기분이 든다.



“그러니까 여중·여고·여대 졸업. 그 동안에는 공부만 했고, 곧바로 취업까지 해서 남자를 만날 시간이 없었다구요? 와... 그리고 무슨 집안이길래 얼굴도 안본 남자와 약혼을 시켜요? 21세기 맞나?”



“...”



“게다가 무슨 그쪽에서는 관상을 보고 팀장님이 남자를 죽일 관상이라서 파혼을 했다구요? 큭큭큭...”



“입술 아래에 점이... 그렇다고...”



최고은의 입술 아래에 찍힌 점. 볼 때마다 현우도 느끼는 거지만 그 점 하나 때문에 그녀의 이미지가 묘하게 섹스럽게 느껴진다. 관상학에서는 기생점이라고 하던가? 남자가 꼬이고 잡아먹는다는?



‘아...’



[정력] 8의 현우조차 감당하기 힘들었던 최고은의 보지 조임을 생각해보면 아마 웬만한 남자들은 복상사 당하지 않을까? 몇 번이나 정액을 빨리다보면 분명 그럴지도 모른다.



최고은과 약혼했던 그 남자. 결혼했다면 침대에서 죽었을지도?



‘그 관상가가 관상 좀 보내.’



갑자기 음흉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현우의 눈빛에 최고은은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후회가 밀려온다.



“그리고선 왜 안했는데요?”



“뭘 안해요?”



“연애요. 연애.”



“...그냥 일에 빠져 있다 보니 별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현우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최고은은 자신과 약혼했던 남자의 말이 떠오른다.



여자답지 않게 큰 키와 덩치 때문에 자신이 부담스럽다고. 그때부터였을까? 원래도 남자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이 누굴 만날 수 있을까? 라고 자신감이 떨어졌던 게.



‘큭큭큭 병신. 이런 여자를 놓친단 말이야?’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 덕분에 현우는 다른 남자에 손 하나 묻지 않은 완전무결한 처녀 최고은을 얻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최고은은 남자라고는 자신밖에 모르는 것 아닌가? 이토록 매력적이지만 처녀임은 물론 연애경험조차 없는 여자. 현우는 그녀에 대해 조금 더 애정이 느껴진다.



“예전에 일은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팀장님은 충분히 매력적이니까.”



“무...무슨 말이야... 갑자기.”



- 쪽



현우는 살짝 그녀에 입술에 키스한다. 4살 연상주제에 별거 아닌 말에 얼굴까지 잔뜩 붉히는 최고은이 귀엽기만 하다.



“아니었으면 밤새 그렇게 박아댔겠어요? 옆집에서 소리도 지르고 난리도 아니던데.”



“큭...”



아주 잠깐 핑크빛으로 물들었던 최고은의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다. 현우가 상기시킨 말 한마디에 그녀는 이제 진지하게 이사를 고민한다.



그렇게 지난밤, 아니 아침까지의 정사의 흔적이 가득한 침대에서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게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