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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화 >





'거...거길 왜 만지는 거야...’



최고은이 현우 말고는 성경험이 전혀 없다지만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 뒤쪽은... 생리적인 배출을 위한 곳이지, 절대 그렇게 손가락으로 비벼댈 곳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하읏...으으응...으흣...”



‘그런데...왜...’



어쩌면 여자에게는 앞쪽의 보지보다도 더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곳이다. 자신조차 평소에는 잘 만지지 않는 곳인데...



엉덩이를 강제로 쫘악 벌려진 채, 현우의 손가락에 뒤쪽을 마구 유린당한 최고은은 그 어느 때보다 지독한 수치심을 느꼈다.



자신보다 4살이나 어린 부하직원. 팀장과 팀원 사이에 서로 몸을 섞는 것조차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진다면 엄청난 이슈가 될 것이다. 방금까지도 현우의 지치지 않는 성욕 때문에 그의 품에서 나잇값도 못하고 앙앙거리며 헐떡거렸다.



그런데 잠자리를 갖는 것뿐만 아니라 입에 담기도 싫은



‘항...항문을...’



그것도 엄지와 검지로 뒷구멍과 보지를 동시에 희롱 당했다.



분명 더럽고 불쾌한 감정이 들어야 하는데... 이상했다. 현우의 투박한 엄지에 비벼지는 항문과 엉덩이쪽 질벽을 긁어대는 검지에 최고은은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발작하듯 강한 쾌감을 느낀다.



‘왜...왜에...난...’



싫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현우의 혀와 손, 굵은 자지에 완전히 녹아내리는 이 음탕한 몸이.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 자신이 이렇게 성욕이 강할 줄이야.



팀장으로서의 최소한의 위신, 한명의 여자로서의 자존심과 신비감. 그 모든 것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그저 더러운 항문을 비벼지며, 흐느낄 정도로 느껴대는 음탕한 성벽을 가진 변태녀일 뿐이다.



그렇게 지독한 자기혐오를 하던 최고은은 결국 수차례의 섹스와 뒷구멍 애무에 완전히 체력이 바닥났는지 기절하든 잠이 든다.



얼마나 자극이 심했는지 그녀의 보짓살과 뒷구멍은 그녀가 잠든 이후에도 한동안 계속 움찔움찔 거렸다.



“큭큭큭...”



[사용자 : 최고은]

[나이 : 33] [키 :171] [체중 : 61]

[체력 : 9/10] [매력 : 8/10] [성욕 : 7(+5)/10] [멘탈 : 10/10]

[만족도 :0/10] [애정도 : 1/10] [프라이드* : 10/10] - New!

[성향 : 카리스마, 워커홀릭, 애널] - New!

[대상과의 관계 : 연인] - New!



[심리 메시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만족감]

회사의 성공적인 혁신에 [기대감]

능력 없는 직원에 대한 [업신]

자신감 없는 이성에 대한 [경멸]

팀원 이현우에 대한 [애정] - New!



최고은이 잠이 들자 업무시스템에서 그녀의 상태를 확인한 현우는 비열하게 웃음 짓는다.



‘마침내...’



최고은을 완전히 공략완료 하였다. 그녀와의 관계가 연인이 되면서 [호감도]는 [애정도]로 바뀌었고, 자신에 대한 [호감] 역시 [애정]이라는 감정으로 교체되었다.



‘성향이 카리스마, 워커홀릭, 애널.’



성취욕구가 강한 여성이 성욕도 세다는데, 최고은은 물론 강력하게 부인하겠지만 그녀 역시 자지를 잘근잘근 물어댈 정도로 강한 성욕을 지녔다.



‘물론 애널까지 성감대인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애널을 제외하고는 카리스마와 워커홀릭은 현우 역시 충분히 짐작 가능한 것들이었다. 다만,



‘프라이드?’



처음 보는 항목이 눈에 띈다. 반짝반짝 거리며 마치 눌러보라는 듯 빛나는 별모양의 아이콘. 현우는 그 부분을 손끝으로 터치한다.



* 프라이드 : 대상의 성향 ‘카리스마’에서 파생된 능력으로, 해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 한 관리자의 명령, 지시에 저항한다. 떨어진 수치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된다.



‘시...이발?’



역시 네임드는 일반 몹이랑 다른 것인가? 최고은은 앞선 서진아나 은설, 김혜리와는 달랐다.



요약하자면, [프라이드] 수치가 유지되는 동안에 현우는 최고은에게 지시나 명령을 내릴 수 없다.



서진아, 은설, 김혜리의 경우에는 [복종도]나 [애정도]를 소모해서 언제든 원하는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엉덩이 위에 음탕한 타투를 새길 수도 있었고, SNS에 알몸사진을 올리기도, 랜덤채팅으로 자위를 시킬 수도 있었다.



상식에서 벗어난 명령들은 [복종도], [애정도] 수치가 0이 되지 않는 한 모두 가능했다. 그리고 줄어든 [복종도]와 [애정도]는 다시 질펀한 섹스로 회복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관리자의 절대적인 지시를 최고은은 [프라이드]로 저항한다.



확인해봐야겠지만, 그녀에게 온갖 변태적인 행위들을 시킬 생각에 한껏 들뜬 현우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못한 아이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는다.



그녀의 [프라이드] 즉 긍지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최고은의 평소 성격으로 봤을 때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일단 현우는



팀원 이현우에 대한 [애정] - 증폭 활성화(New!)



자신에 대한 애정을 증폭시킨다. 그래도 이걸로 일단 최고은과는 일반적인 연인처럼은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 이현우]

[등급 : 중급 관리자]

[나이 : 29] [키 :177] [체중 : 68]

[체력 : 4/10] [매력 : 3/10] [정력 : 8/10] [통솔 : 5/10]

[잔여포인트 : 2] - New!

[잔여 근로계약서 : 13개]

[월 추가급여 : 6,624,000원]





[최고은의 호감도가 최고수치에 도달하였습니다. 대상과의 관계를 판단하여 애정수치로 변화합니다.]

[대상의 성향이 해금되었습니다.]

[업무지시(대리급)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보상으로 포인트 1점이 부여됩니다.]

[중급 관리자로 승급하였습니다.]

[근로계약 항목이 해금되었습니다.]



[상태창]을 열자 오랜만에 보는 시스템 로그가 화면을 뒤덮는다.



다행히 현우는 기간 내에 업무지시를 완수해 파면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보상으로 얻은 포인트 1개, [근로계약] 항목 해금.



‘짜다...’



예전에는 분명 포인트 3개를 받았던 것 같은데, 점차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일단은 집으로 돌아갈까?”



내일도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격렬한 섹스로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새로 해금된 근로계약은 나중에 확인하기로 하고 현우는 조용히 최고은의 오피스텔을 빠져나온다.



밖에는 벌써 해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며 도시를 깨우고 있었다.



“후우...하아...”



약간 쌀쌀하지만 가슴이 뻥 뚫리는 새벽공기를 마시며 현우는 발걸음을 옮긴다.



실패 시 파면이라는 [업무지시]까지 완수하고 나자 그의 머릿속에 이제 근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 * *



“후우우...”



다음날 출근을 한 현우는 흡연실에 앉아 여유롭게 담배를 빤다. 근무시간에 즐기는 간만의 휴식타임이었다.



일단은 살았다. 정말 [업무지시]를 완수하지 못했다면 정말 회사에서 파면 당했을까? 징계도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무슨 사유로 파면 당했을까?



최고은을 공략하고 나자 현우는 그동안에 받았던 압박에서 벗어나 쓸데없는 생각을 할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좀 즐겨도 되지 않을까?”



최고은의 공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직혁신TF팀으로 이동했던 현우는 최종 보고회까지 줄곧 엄청난 업무량과 야근에 시달려야만 했다.



물론 마지막에 짜릿했던 성취감은 있었지만



‘굳이 또 하라면 글쎄...’



지금은 다시 예전처럼 여유롭게 회사생활을 하고 싶었다. 역시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휴식이 필요했다.



‘휴가나 쓸까?’



팀원들에게 부담 없이 휴가를 쓰라고 했던 팀장 최고은의 말이 떠오른다. 별로 쓸 일이 없었던 탓에 제법 쌓여있는 연차. 지금 소진하기에 알맞은 타이밍이었다.



‘아 맞다! 근로계약.’



휴가 계획을 고민하던 찰나, 현우는 그제서야 새로 해금된 [근로계약]이 떠오른다. 그는 곧바로 업무 시스템을 실행시켜 새로 해금된 [근로계약]을 확인한다.



[근로계약]

1. 업무협조 - 을은 갑이 요구하는 모든 업무 관련 지시를 수행해야 한다.

2. 금품제공 (월급여 5%) - 을은 갑에게 급여의 일부를 제공해야 한다. (계약가능인원 20명)

3. 사생활 보고 - 갑은 을에게 업무와 무관한 사생활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4. 사적모임 - 갑은 을에게 업무와 무관한 사적모임을 요구할 수 있다. (월 가능횟수 4회)

5. 중상모략 - 대상에게 다른 직원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린다. (신뢰도 다소 높음)

6. 성향강화* - 공략완료 된 대상의 성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대상별 1회) - New!

7. ???(잠금)



현우가 [업무지시]를 완수하며 관리자로서 계속 성장해서일까? 마치 게임에서의 스킬처럼 점점 사용할 수 있는 [근로계약]이 늘어난다.



‘성향강화?’



분명 여직원들은 모두 각각 자신들의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서진아의 경우에는 청순·기품·보수주의·배덕, 은설은 여왕·츤데레·진성M.

김혜리는 애교만점·연기9단·노출광, 마지막으로 최고은은 카리스마·워커홀릭·애널이었다.



앞쪽의 성향들은 성격과 관련이 있었고, 마지막에 있는 것은 성벽에 가까웠다.



[성향은 일시적인 감정인 [심리 메시지]와는 다르게 개인별로 자아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기둥입니다.]



현우가 의문을 품자 오랜만에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 필요할 때는 그렇게 불러도 대답도 없더니 여전히 제멋대로였다.



“그렇게 중요한 게 성향이면 굳이 건드릴 필요가 있을까?”



지금까지 업무시스템을 활용해 여직원들의 [감정]을 마음대로 쥐락펴락 한 현우였지만, 괜히 자아가 어쩌고 그 중요성을 떠들어대자 괜히 사람 하나 병신 만드는 것이 아닌가? 살짝 걱정이 된다.



현우는 각자 개성이 있고 매력적인 여직원을 원하는 것이지 자아가 무너져 인형 같은 육체만을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상세항목을 눌러보세요.]



시스템 메시지에 현우는 반짝이는 별 모양의 아이콘을 누른다.



[성향강화를 할 대상을 선택해 근로계약을 체결합니다.]

[해당 성향과 관련 있는 행위를 수행하십시오. 대상에게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경우 성향강화가 성공합니다.]

[강화된 성향은 대상에게 더 큰 심리적 영향을 미칩니다.]

[강화 성공 시 대상의 상태수치를 올릴 수 있는 포인트 1개가 지급됩니다.]



“뭣?”



지금까지는 게임 캐릭터의 스텟처럼 [업무지시]를 성공시켜 얻은 [잔여 포인트]로 현우 자신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었다.



물론 이 [잔여 포인트]로는 여직원들의 능력치를 올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성향강화]에 성공하면 여직원들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포인트가 1개 지급된다고 한다.



‘그 포인트로 [매력]을 올린다면?’



대박이었다. [매력]은 얼굴과 몸매, 피부 등 신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의 척도다.



매력 5의 김지영이 그저 평범했다면, 매력 7의 여직원들은 길거리에 남자들이 한 번씩은 다 쳐다볼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지녔다. 말할 것도 없이 매력 8의 최고은은 작은 단점조차 없었다.



그 정도로 포인트 하나가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줄 정도로 중요한 수치였다. 그렇다면 [성향강화]를 무조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야...”



업무시스템의 경고처럼 [성향]은 일시적인 감정인 [심리 메시지]와는 그 급이 달랐다. 괜히 건드리다가 성격이 완전히 바뀌는 거 아닐까? 신중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직원들의 자아가 걱정이 되면, 성격과 관련된 성향이 아니라 성벽과 관련된 성향을 강화시키면 되잖아요?]



“!!!”



괜찮은 생각이었다. 잠자리에서만 영향이 있는 성벽은 강화시킨다고 해도 원래 성격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큭큭큭 그럼 망설일 필요가 없잖아?’



시스템 메시지 덕분에 죄책감을 덜어낸 현우는 곧바로 업무시스템을 조작해



[근로계약 - 성향강화를 사용합니다. 근로계약서 10개가 소모됩니다.]

[잔여 근로계약서 : 3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