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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화 >





- 지금 경포대 도착했는데 어디야?

- 맨 오른쪽에 있는 파란색 파라솔.



드디어 일정을 잡았다는 현우에 말에 이병주 역시 휴가를 사용하고 뒤이어 경포대에 도착했다.



‘날씨 진짜 좋네.’



푸른 하늘과 적당히 내리 쬐는 햇살. 그리고 일 년에 며칠 되지 않는 미세먼지 없는 청정한 대기까지.



‘진아랑 같이 왔으면 좋았을걸.’



이렇게 좋은날 혼자만 경포대 해수욕장에 온 이병주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 아내를 떠올린다.



그러나 며칠 전 진아의 알몸을 촬영하다 딱 걸린 탓에 지금은 완전 냉전인 상태. 여행은커녕 말 한마디 걸기도 어려웠다.



‘그래. 알아서 재미있게 놀고 있겠지.’



친구들과 즐겁게 여행을 즐기다보면 자신에 대한 미움도 조금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이병주는 해수욕장에서 현우 일행을 찾기 시작한다.



모래사장 위에 꽂혀있는 수많은 형형색색의 파라솔들. 이른 초여름이긴 하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십여분 정도 파라솔 근처를 배회하던 이병주는



‘찾았다.’



파란색 파라솔 아래 있는 이현우와 그의 파트너 김지나를 찾을 수 있었다.



‘와 수영복이 무슨...’



이병주는 김지나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풍만한 가슴이 그대로 노출되는 가슴부분이 깊게 파인 라인과 거미줄처럼 얇은 끈들이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밝은 갈색머리와 화려한 메이크업. 가슴이야 현우에게 파이즈리를 할 때 이미 보았지만 봐도봐도 정말 환상적이었다. 물론 가슴뿐 아니라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골반, 투명한 피부까지 어디하나 빠지는 곳이 없었다.



‘근데 몸선이 좀 낯이 익는데...’



아찔한 모노키니 때문에 그녀의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난 탓일까? 이병주는 처음 보는 김지나의 수영복 차림에서 어딘가 낯익은 느낌을 받는다.



‘아 뭐지...’



현우와 김지나에게서 조금 떨어진 파라솔에 털썩 주저앉은 채 생각해보지만 생각날 듯 말 듯 떠오르지 않는다.



“엇?”



그 때 파라솔 아래에 앉아있던 두 사람이 갑자기 키스를 하기 시작한다. 구석진 자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곳이다.



주변의 시선 따윈 생각도 하지 않고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는 현우와 김지나. 그 모습에 이병주는 머릿속 상념은 까맣게 잊은 채 두 사람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 * *



- 쪼옥쪽쪽



“잠...잠깐만요. 이대리님...”



파라솔 아래 그늘에 앉자마자 현우는 대뜸 입을 맞추곤 끈적한 키스를 퍼붓기 시작한다.



“사...사람들이...”



안 그래도 지금 입은 야릇한 비키니 때문에 해변가의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아내야만 했던 서진아는 현우의 스킨십 때문에 더욱더 주변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됨을 느낀다.



- 츄웁츕츕



그러거나 말거나 현우의 입맞춤은 격렬해 진다. 강제로 입술을 벌리더니 입안으로 침입한 그의 혀는 진아의 부드러운 혀와 입안 곳곳을 마구 희롱한다.



“우웃...웁웁!”



심지어는 자신의 타액을 모아 그녀의 입안으로 강제로 밀어 넣는다. 미적지근하고 끈적한 현우의 타액이 서진아의 입 안 가득 고인다.



‘싫어어어...’



항상 작은 스킨십에도 배려를 해주던 이병주였다면 정말이지 상상도 못한 행위였다. 정말이지 서진아는 그의 타액을 삼키고 싶지 않았다.



"싫어?"



자신의 타액을 삼키지 않자 현우는 더욱더 많은 양의 타액을 그녀의 입술 너머로 흘려보냈다.



"우읍..그...그만..."



"다 삼켜."



그러나 거부 따위는 할 수 없었다.



- 꿀꺽



결국 서진아는 입 안에 가득 고인 현우의 타액을 단번에 목구멍으로 넘긴다. 끈적한 타액이 목구멍에 걸린 듯 불쾌한 이물감이 한동안 느껴진다.



‘큭큭큭’



자신의 타액을 전부 삼키는 것을 확인한 현우는 그제야 입을 뗀다. 타액교환까지 한 탓일까? 두 사람의 입술에 남아있던 끈적한 침이 길게 늘어지며 투명한 실선을 만들어낸다.



정액을 먹이는 것도 꽤나 정복감이 있었지만, 타액은 완전히 그녀를 복종시켰다는 기분을 준다. 개처럼 자신의 침까지 전부 감사하게 받아 마셔야 하는 [주종관계]의 서진아. 특히 남편이 있는 유부녀라 그런지 그 쾌감은 배가 된다.



‘보고 있니 병주야?’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자의 타액을 이렇게 받아 마시는 것을 알까?



현우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역시나 조금 떨어진 파라솔 아래 선글라스를 쓴 병주의 모습이 보인다.



‘잘 보고 있네. 큭큭큭.’



서진아가 자신에게 희롱당하는 모습을 보려고 경포대까지 온 이병주. 그런 정성에 감동받았는지 현우는 좀 더 서비스를 하기로 한다.



“태닝은 해봤어?”



“태...태닝이요?”



“그래. 해수욕장까지 왔는데 태닝은 한 번 해봐야지.”



“전... 괜찮아요... 이대리님 그냥 이렇게 앉아 있어도 좋은걸요...”



“아냐 바닷가에 왔으면 왔다는 티를 내야지.”



- 팡팡



“여기 엎드려 누워.”



그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현우는 파라솔의 그늘이 닿지 않는 쪽으로 오라고 서진아에게 손짓한다.



‘괜...괜찮겠지?’



남편에게는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간다고 말해두었다. 태닝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하아...”



현우가 직접 해준다니 가뜩이나 생전 처음 해보는 태닝인데, 서진아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잔뜩 위축되어 있다.



“긴장 풀고 편하게 누워. 어?”



피부가 쓸릴까봐 돗자리까지 깔아주는 현우. 어느새 그의 손에는 태닝오일까지 들려있다. 그런 의외에 배려에 서진아는 약간이지만 마음이 놓인다.



‘그래도 이대리님 경험이 있으신가봐...’



“그...그럼 부탁드릴게요. 이대리님.”



“응 걱정 말라고.”



- 스윽



서진아가 돗자리 위에 엎드려 눕자 현우는 태닝오일을 손바닥에 짜서 발바닥부터 천천히 바르기 시작한다.



“읏...으으...”



간질간질한 그 느낌에 서진아는 살짝 몸을 떤다.



- 스윽스윽



발바닥에서 얇은 발목과 종아리를 지나 먹음직스러운 뽀얀 허벅지까지 현우의 손길이 닿는다.



“읏...하읏...”



- 몰캉몰캉



그러나 어째서인지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 바로 아래 엉벅지를 집요하게 문지르는 손.



- 웅성웅성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탓인지 서진아는 부끄러운 곳을 집요하게 만져대는 현우의 손길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거...거긴 다 발린 거 같은데요. 이대리님.”



“태닝 처음 받아보면서 뭘 알아? 태닝오일을 꼼꼼하게, 정말 고르게 펴 발라야 고른 피부색상이 나온다고. 지금 엄청 신경 써서 열심히 바르는 거 모르겠어?”



“그...그런가요?”



얼마나 열심히 자신의 몸에 오일을 발랐는지 현우는 뚝뚝 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그래... 이왕 하는 거 이쁘게 나오는 게 좋잖아?’



얼룩덜룩하게 피부색이 태닝되는 것은 서진아도 싫었다. 결국 부끄럽지만 꾹 참고 견디는 수밖에.



핑계거리도 있겠다 더욱 집요하게 허벅지와 엉덩이를 주물러대는 현우의 손. 심지어는 수영복 아래에 손을 넣어 엉덩이 맨살을 희롱하기도 한다.



“하읏...흥...”



뜨거운 태양 때문인지 아니면 현우의 손길에 달아올랐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서진아는 자신의 몸이 잔뜩 달아올랐음을 느낀다.



‘하아... 더워어...’



‘타투 위에도 꼼꼼히 발라야지’



혹시나 이병주가 눈치 챌 수도 있어서 미리 그녀에게 검정색 헤나를 위에 덧바르라고 지시한 현우였다. 그래서 그녀의 뒷골반에는 핑크색 날개모양 타투가 아니라 검정색 나비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현우의 손길이 뒷골반에 타투를 지나 등과 어깨, 팔과 등까지 몸 전체를 향한다. 서진아의 몸 전체에 태닝오일을 바른 덕분에 그녀의 피부가 반짝반짝 광이 난다.



“으음...”



백설기처럼 하얀 서진아의 피부에 매끈하게 오일이 발리자 꽤나 꼴린다. 당장 확 박아버리고 싶지만 주변 시선이 너무 많다.



‘아쉽네...’



나중에 꼭 오일 플레이를 하기로 다짐하는 현우였다.



“아 이제 돌아 누워봐.”



“네...”



적당히 뒤쪽이 태닝 됐음을 확인한 현우는 그녀를 앞으로 눕게 한다.



- 출렁



모노키니 때문에 반쯤 드러난 서진아의 커다란 가슴이 움직임 탓에 부르르 물결처럼 부드럽게 떨린다.



“하읏...윽...”



- 물컹물컹



돗자리 위에 누워있는 서진아의 가슴을 거칠 것 없이 주물러대는 현우. 끈적한 오일이 가슴 곳곳에 펴발린다. 야릇한 기분이었다.



‘근처에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밝은 대낮에 마구 모양이 구겨지며 비벼지는 가슴. 대놓고 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계속 자신의 몸을 힐끔거리는 남자들이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부...부끄러워... 보지마...’



특히 대각선 파라솔에 선글라스를 쓰고 혼자 앉아있는 남자는 시선까지 고정한 채로 뚫어지게 자신만을 바라고 보고 있었다.



“그...그만 이대리님...”



서진아의 의사와 관계없이 마구 몸을 주물러 대는 현우. 이제 그의 손은 매끈한 복부를 지나 아슬아슬하게 중요부위를 가린 가랑이 주변을 비벼댄다.



다행히 현우의 지시로 항상 매끈하게 브라질리언 왁싱을 한 덕분에 과감한 노출에도 불구하고 음모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서진아는 혼란스러웠다.



‘저...저사람 섰어...“



불룩하게 솟은 바지. 그 텐트가 너무나 적나라하게 서진아의 시야에 들어온다. 수치스러웠다. 자신의 몸을 훑으며 저 남자 외에도 수많은 남자들이 저렇게 흥분하고 있을 텐데.



어려서부터 큰 가슴 때문에 항상 받았던 남자들의 음흉한 눈빛들, 거기에 두려움이 있는 서진아는 눈물이 핑하고 나올 것만 같았다.



“자. 다 발랐다.”



다행히 태닝오일을 바르던 현우가 그녀의 몸에서 손을 뗀다. 노골적으로 서진아의 몸을 비벼대던 야릇한 손길이 멈추자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시선을 돌리는 남자들.



‘하아... 다행이다.’



그제야 서진아는 조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자 조금만 이렇게 있어.”



“네 이대리님.”



오늘따라 강압적이지 않은, 자신을 배려해 주는 현우의 행동이 싫지만은 않은 서진아였다.



* * *



‘와이...씨...’



백설기 같은 투명한 피부에 발리는 미끌미끌한 오일. 그 시각적인 자극은 더욱더 남자를 미치게 만든다. 주변 파라솔에서 김지나의 몸에 오일을 바르는 광경을 감상하던 이병주는 현우가 수영복 안쪽까지 손을 넣어서 가슴을 비벼대는 모습에 결국



‘섰...섰다아...“



힘없는 자지를 한 번 발기 시킬 수 있었다. 그녀는 뒷골반에 나비모양의 타투까지 새긴 탓에 전체적으로 더욱 섹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확실히 저 부분의 타투가 꼴리긴 해.’



아내의 날개모양 문신을 처음 봤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듯 절망감을 느낀 이병주였지만 동시에 그 천박함이 주는 시각적인 흥분도 느꼈었다. 아내의 타투를 떠올리던 그는 꼭 진아와 화해해서 뜨거운 잠자리를 갖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그러나 현우의 음탕한 손길이 멈추자 이내 수그러드는 자신의 자지. 확실히 꼴리긴 하지만 이 정도로는 계속 발기를 하기에는 자극이 부족했다.



‘섹스.., 그걸 빨리 보여달라고.’



김지나가 박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희생을 치른 이병주였다. 현우가 자신의 아내의 알몸 동영상을 계속 돌려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머리가 터질 듯 달아오른다.



‘다른 곳에 유포하지는 않겠지.’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보여주거나 공유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이병주였지만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미안해... 진아야...’



순수한 아내의 웃는 얼굴을 떠올리며 가슴이 아파오는 병주.



“엇... 이동한다. 드디어!”



그가 상념에 빠져있는 사이에 어느덧 해수욕장에는 해가 조금씩 저물고 있었다. 그때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스킨십과 태닝을 즐겼던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 호다닥



현우 일행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병주 역시 재빨리 짐을 챙겨서 파라솔을 나선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그의 기대감은 커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