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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화 >





“집들이를 하고 싶다고?”



“네. 결혼하고 한 번도 안 했잖아요. 저 하고 싶어요. 네? 병주씨?”



“아니 하는 건 상관없는데, 벌써 결혼한 지 반년이 넘었는데 지금 와서 하는 게 좀 쌩뚱맞아서.”



“그러니까 더 늦기 전에 해야죠!”



“그래그래 알았어. 근데 누굴 초대할 건데?”



“이현우 대리님이요!”



“뭐?!?”



친구들과 해수욕을 즐긴 탓인지, 아니면 작정하고 태운 건지 건강미 넘치게 태닝된 아내의 얼굴이 이병주는 조금 낯설다.



‘저...끈 자국은...’



비키니를 입고 태닝을 했는지 어깨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하얀 비키니 자국.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은 아내는 분명 남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으리라.



‘헌팅도 당했겠지? 혹시 남자들이랑 논 건 아니겠지?’



친구들과 놀러 갔다 온 아내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목덜미와 어깨 여기저기에 있는 붉은 자국들이 자꾸 이병주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아냐... 피부를 태워서 트러블이 생긴거겠지...’



그러나 이병주는 서진아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못한다. 몰래 촬영하는 것을 들킨 이후로 아내는 자신에게 완전히 화가 난 상태였다.



그나마 집들이 때문에 그녀가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면, 두 사람이 대화는 한동안 전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집들이에 이현우를 초대하겠다니. 어제까지 그와 그의 파트너인 김지나의 섹스를 지켜봤던 병주는 적잖이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난 몰랐네. 진아가 현우랑 원래 그 정도로 친했나?”



“네. 예전에 경영지원팀에 계실 때 소모품이나 비품을 잘 챙겨주셨어요. 청첩장 돌릴 때 점심도 대접 못 했는데 지금이 딱 좋은 기회에요.”



‘어쩌지?’



찝찝하다. 아니 이현우가 불쾌하기까지 한 이병주였다. 자신이 먼저 부탁한 것은 맞지만, 현우 때문에 아내와 트러블이 생겨버렸다.



‘그렇다고 거절하면... 한동안 냉전이겠지.’



어쩌면 아내가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내미는 것일지도 모른다. 집들이를 핑계로 자연스럽게 자신을 용서해 주려는 그녀의 배려가 아닐까?



“하아...알겠어. 그럼 일정 잡아서 알려줘.”



처음부터 이병주의 선택권은 없었다.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지만 어쩔 수가 없다.



“네에~ 고마워요. 병주씨.”



몰카사건 이후로 처음으로 자신에게 웃어주는 서진아. 건강미 넘치는 그녀의 얼굴과 상의 안쪽에 풍만한 가슴을 떠올리니 이병주는 살짝 흥분이 된다.



‘그래. 화해를 하고 부부관계도 다시 가져야겠어.’



현우와 김지나의 뜨거운 야외섹스를 직관하면서 3번이나 자위한 이병주였다. 그때의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예전처럼 아내와 정상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으리라.



이병주는 앞으로 긍정적인 생각만 하기로 한다.



* * *



저희 신혼집에 집들이 한번 와주시면 안 될까요?



갑자기 집들이? 참석인원은?



저랑 병주씨랑, 이대리님이요.



셋만?



네에.



생각했던 것보다 별거 아닌 서진아의 부탁에 현우는 고개를 끄덕인다.



‘뭘까?’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결국 신혼집 침실까지 침입해 서진아를 따먹은 현우였다.



신혼집에 들어가기만 해도 [복종도]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그녀에게 신혼집은 최후까지 지키고 싶은 이병주와의 소중한 추억이 남아있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먼저 신혼집에서의 집들이를 제안한다고?’



지금까지의 서진아의 행동을 생각하면, 의아한 부탁이었다.



남편에 대한 복수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아무리 부부관계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상대방의 동의 없는 촬영은 불법이다.



‘아니면...’



[사용자 : 서진아]

[나이 : 25] [키 :163] [체중 : 48]

[체력 : 8/10] [매력 : 7/10] [성욕 : 10(+4)/10] [멘탈: 4(-4)/10]

[만족도 : 0/10] [복종도 : 5/10]

[성향 : 청순, 기품, 보수주의, 배덕]

[대상과의 관계 : 주종 관계]



[심리 메시지]

이병주에 대한 [사랑] - 증폭 활성화

이현우와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이병주에 대한 [죄책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성향강화)]



현우는 업무시스템 [여직원] 항목에서 그녀의 상태를 유심히 살핀다. 물론 달라진 건 없었다.



‘업무시스템으로 증폭된 정사에 대한 [열망]과 그녀의 성향인 [배덕], 최대수치의 [성욕], 새로 맺은 근로계약인 [성향강화].



이 중 무언가 그녀의 사고를 변화시킨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에이씨. 가보면 알겠지.”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답지 않다. 그냥 집들이에 가서 부딪쳐 보면 서진아의 생각을 알 수 있겠지. 현우의 생각은 거기서 멈춘다.



띵동띵동



“네에~”



신혼집의 초인종을 누르니 기다렸는지 서진아가 곧바로 문을 열어 현우를 반긴다.



“이대리님! 어서 들어오세요.”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집들이라고 그래도 신경을 많이 썼는지 들어가자 식탁에는 먹음직스러운 요리로 가득했다.



“자자 여기 앉으시면 돼요. 이대리님.”



“어 현우야, 잘 왔어?”



“여기서 보니까 또 어색하네.”



“그러게 하하... 배고프지? 빨리 저녁부터 먹자.”



현우를 본 병주는 멋쩍게 웃으며 식탁에 앉는다. 부부가 나란히 앉고 서진아의 맞은편에 자연스럽게 현우가 앉게 되었다.



’여기서 뒤치기를 여러 번 했는데 말이야.‘



식탁을 부여잡은 채 현우의 앙앙거리며 자지를 받아드렸던 서진아. 그 공간에서 셋이 식사를 하다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다.



- 달그락달그락



“...”



병주와는 원래 그닥 친하지 않은 현우. 덕분에 식탁은 어색한 침묵이 감돈다.



“아! 제가 이대리님 오신다고 술도 준비했답니다.”






어색한 분위기가 싫었는지 서진아는 준비한 위스키를 꺼낸다.



“오! 이거 꽤 비쌀텐데.”



위스키에 문외한인 현우도 알법한 고급 브랜드의 위스키였다.



“아니에요. 이대리님이 시간을 내주셨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하하하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그럼 제가 한잔 따라 드릴게요.”



꼴꼴꼴



청량한 소리를 내며 호박빛에 위스키가 잔으로 흘러내린다. 향긋한 향이 곧바로 느껴질 정도로 확실히 비싼 술은 비싼 술 인가보다.



“자! 병주씨도 한잔 드릴게요.”



“그럼 짠할까?”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하여!”






“크으...”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는 한잔 두잔 들어가는 독한 위스키 덕분에 급격하게 탠션이 올라간다.



“병주야... 너 진짜 제수씨한테 잘해. 이런 아내가 어디 있겠냐?”



“알지알지... 걱정마라!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부끄럽게 왜 그러세요. 이대리님... 쑥스러우니까 우리 빨리 한잔해요!“



’유독 병주의 술잔에 술이 많은 거 같은데?‘



처음에는 몰랐지만 거의 2배가 넘게 많은 술이 그의 잔에 따라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술을 따라주는 서진아의 잔과 현우의 잔은 소량의 위스키만 담긴다.



꿀꺽꿀꺽



”크으윽!“



적지 않은 위스키를 단숨에 원샷하는 이병주. 40도가 넘는 위스키를 소주처럼 마셔대는데 취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이대리님 잔이 비셨네요. 제가 따라 드릴게요오.“



그때 자리에서 일어나 현우의 옆자리에 앉은 서진아. 그녀가 밀착한 탓에 두 사람의 어깨가 맞닿는다. 마치 접대부처럼 잔뜩 교태를 부리며 술잔에 술을 따른다.



”아 고마워요. 제수씨 하하하.“



’큭큭큭... 재미있네.‘



그녀의 행동을 유심히 살핀 현우는 대충 서진아의 의도를 파악하고 적당히 맞춰주기로 한다.



”응? 진아야. 언제 현우 옆으로 간거야? 두 사람 너무 사이가 좋은 거 아냐?“



”흥 원래 저희 친하다구요. 그쵸? 이대리님.“



뭉클



이병주가 바로 앞에 앉아있는데 대담하게 현우에게 팔짱을 끼는 서진아. 얇은 블라우스로는 감출 수 없는 부드러운 가슴의 촉감이 팔뚝에 그대로 전달된다.



”흐음... 너무 붙는 거 아냐?“



그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이병주가 중얼거린다.



”흐응... 질투하는거에요? 질투많은 병주씨. 한 잔 드려야겠네요.“



꼴꼴꼴



”자 원샷이에요!“



”크으으...“



’몇 잔 안 마신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취하지?‘



여섯 잔? 분명 이 정도로는 괜찮은 주량인데, 벌써 취기 때문에 자꾸만 눈이 감기려고 한다.



’내가 이렇게 약했나?‘



평소라면 괜찮았을 테지만 진아가 교묘하게 조금씩 위스키의 양을 늘려 따른 탓에 인식한 것보다 훨씬 많은 알콜을 마신 이병주였다.



소주잔과는 다른 넓은 잔에 커다란 얼음까지 들어 있어서 마음먹고 보지 않는 이상 정확한 양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물론 취하면 취할수록 더욱 분간이 어려우리라.



”아앙 하세요. 이대리님.“



이병주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못할수록 서진아는 더욱 과감한 행동을 한다. 안주를 직접 현우에게 떠먹여 주는 그녀. 마치 두 사람이 부부로 보일 정도다.



”진아...너어...“



자신의 아내가 현우와 너무 달라붙어 있었다. 한소리 하고 싶은데 어질한 취기 때문에 마음대로 몸이 움직여 주질 않는다.



물컹



”아잉... 이대리님.“



현우의 오른손이 자연스럽게 서진아의 등 뒤로 넘어가 겨드랑이를 파고든다. 그리고 손에 힘을 줘서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당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슴이 손안에 움켜줘 진다.



”현우... 너 이새끼이...“



”그만...그만해라...진짜아...“






자신의 아내에게 치근덕거리는 현우. 맨정신이라면 얼굴에 주먹이라도 한 대 날렸을 이병주지만 흥분할수록 체내에 알콜이 더욱 빨리 퍼지는지 이내 식탁에 고개를 처박고 만다.



”음냐...음....“



- 쪼옥쪽쪽



이병주가 쓰러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현우의 품에 안겨있던 서진아가 그에게 키스를 퍼붓는다.



”우웃...서진아...우음...저거 괜찮아?“



”아음...네에...병주씨 원래...우움... 약해요. 위스키에...“



조금씩 잔에 따른 위스키의 양을 늘린 탓에 평소 주량보다 훨씬 많이 마신 이병주였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서진아는 적극적으로 현우에게 입맞춤을 퍼붓는다.



’병주씨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거야.‘



-쪼옥쪽쪽



”하아...하아...“



두 사람도 위스키를 마신 탓에 서로에 혀에서 향긋한 잔향이 느껴진다. 바로 앞에서 기절하듯 쓰러져 있는 남편. 그리고 그를 두고 서진아는 다른 남자와 끈적한 키스를 하고 있다.



”우웁...우웅...“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타액을 그녀의 입안으로 밀어 넣는 현우.



- 꿀꺽



서진아 역시 별다른 거부감 없이 끈적한 현우의 타액을 삼킨다. 위스키와 섞인 탓일까? 오늘따라 그의 타액이 달큰하게 느껴진다.



투툭



키스를 하면서 능숙하게 블라우스의 단추를 푸는 현우.



’오호. 어쩐지 맨가슴을 만지는 기분이었는데.‘



오늘 이런 상황을 예상했는지 서진아는 컵리스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있었다.



아래쪽에 망사재질의 끈만 있고 가슴을 감싼 컵이 없는 탓에 풍만한 그녀의 맨가슴과 중앙에 작게 매달린 핑크빛 유두가 그대로 모습을 드러난다.



예전에 현우가 사라고 지시한 것이었는데, 남편이 있는 신혼집에서 스스로 입고 있을 줄은 현우도 예상하지 못했다.



- 물컹



”하읏..흣...“



블라우스만 풀었을 뿐인데 다이렉트로 손에 잡히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 손에 힘을 주자 부드러운 가슴에 손가락이 파묻힌다. 만져도 만져도 질리지 않는 푸딩 같은 질감이다.



분장시킨 서진아와의 섹스를 이병주에게 보여주긴 했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대놓고 희롱하니 색다른 기분이다. 당장이라도 이병주가 일어날까봐 현우는 불안감과 짜릿한 스릴이 동시에 느껴진다.



’조아아... 너무 조아아...‘



그러나 누구보다 더 극상의 쾌락을 느끼고 있는 것은 서진아였다. 이제는 확실히 깨달았다. 경포대 호텔에서 이병주가 자신을 지켜볼 때 느꼈던 그 쾌감은 바로 이것이었다.



’아...이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가 녹아버릴 것만 같은 쾌감에 중독되어 버렸다.



남편밖에 모르던 청순하고 기품있는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없었다. 그녀는 남편을 속이면서까지 쾌락을 탐하는 한 마리 암캐가 되어있었다.



”하응...흐읏...“



”으음...으으...“



아내가 외간 남자에게 젖가슴을 쥐어짜이는 대도 이병주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