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화 >
현민이 두 사람이 있는 옆 건물 옥상으로 달려가려는 찰나 혜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최주임님은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 거예요.
“내가... 왜 그래야 하지?”
- 안 그러면 부산 호텔에서 강제로 절 덮친 걸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최주임님 직장 생활. 괜찮겠어요?
“뭣? 그... 그건.”
현우의 지시로 혜리가 먹인 약 때문에 그날 밤의 기억이 통째로 날아가 버린 현민.
가뜩이나 혜리와의 첫날밤을 기억하지 못해 짜증이 나는데, 그녀가 그것으로 협박까지 하자 분노로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호텔은 함께 들어갔지만 성행위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혜리의 주장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와 같은 맥락의 개소리였다.
그러나 요즘 세상이 어떠한가? 성희롱이나 성폭행 사건에만 휘말려도 남성이 겪는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나중에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직장에서 잘리는 것은 물론 이미 사회적으로도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받는다.
이미 좆된 마당에 무죄 판결이 의미가 있을까? 만약 유죄라면? 바로 쇠고랑이다.
특히 현민이 재직 중인 공공기관은 이런 문제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같은 회사의 스무 살짜리 인턴과 함께 호텔을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현민은 충분히 징계감이었다.
- 그러니 최주임님. 테이블에서 움직일 생각 마세요. 마지막 경고에요.
“...”
혜리의 싸늘하게 내뱉는 협박에 최현민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갈 곳을 잃은 그의 분노는 건너편 건물에서 그녀의 몸을 주물러대는 신원불명의 남자에게 향한다.
* * *
‘오호...’
세 명이 함께 가면 그중에 스승이 있다더니, 이렇게 또 좋은 것을 배운 현우.
혜리의 뒤에 서서 그녀의 몸을 주물러대던 그는 스무 살의 여대생이 세운 이 앙큼한 계획에서 자신 역시 한수 배웠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업무시스템으로 현우 자신에 대한 [애정]을 증폭시켜서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그녀는 순수한 얼굴을 무기로 남자들을 쥐락펴락 하곤 했다. 그것이 김혜리의 본성이었다.
관리자 권한이 없었다면 현우 역시 그녀의 손아귀에서 놀아났을지도 모른다. 평생 혜리는 순수하고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며 호구같이 말이다.
‘경찰에 성희롱으로 신고라니...’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남직원을 협박하는데 이보다 더 효과 있는 방법이 있을까?
현민을 마음대로 주무르기에는 완벽한 방법이었지만 테이블에서 자신을 죽일 듯이 쳐다보는 그를 보며 현우는 혜리에게 약간 두려움을 느낀다.
20살의 대학생 혜리가 혼자 기획한 것 치고는 지나치게 치밀하고 소름끼치는 방법이었다.
“흐응...조아아...”
현우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리 없는 혜리는 자신의 몸을 주무르는 그의 손길에 미칠 듯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역시... 주인님이야...’
혜리는 놀랍게도 자신의 주인님에게 먼저 오프라인 만남을 요청했다. 이미 자신의 신상이 전부 주인님에게 까발려진 탓일까?
그녀는 얼굴도 나이도 누군지도 모르는 주인님과의 만남을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질척거리는 최현민을 떼어내기 위해서 주인님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현우에게 말할까 고민도 했지만 그의 연락보다 주인님의 연락이 더 먼저 왔다. 그리고 사실... 혜리는 직접 만나고 싶었다. 화상통화만으로도 자신을 이렇게 흥분시키는 자신의 주인님을.
물론 낯선 남자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두려움보다 기대감이 더욱 컸다. 그리고 옥상 위에서 처음 주인님의 손길을 느낀 순간, 그 불안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너무나도 능숙한 손놀림. 자신의 민감한 부분을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그녀와 수없이 몸을 섞은 현우가 혜리의 성감대를 모를 리 없었지만 그가 주인님이라는 사실을 알리 없는 혜리는 놀랍기만 하다.
‘만나길 잘했어...정말’
“흐읏...흐으응...”
탁 트인 옥상에서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을 주물러대는 주인님의 손길에 혜리는 온 몸을 배배 꼬아댄다. 반대편 루프탑 카페에서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최현민 주임의 시선까지.
그녀의 성향 [노출광] 때문일까? 누군가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쾌감은 배가 된다. 두 손으로 움켜쥔 옥상 난간에 더욱더 힘이 들어간다.
* * *
- 흐응...하응...조아아...
수화기 너머로 혜리의 자지러지는 달뜬 신음소리가 들린다. 항상 애교 넘치는 상큼한 혜리의 목소리만 듣던 현민은 그녀의 음탕한 목소리가 낯설기만 하다.
옷 위로 혜리의 가슴을 주무르던 남자는 거칠 것 없이 그녀가 입은 반팔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어헤친다. 현민이 반대편 건물에서 보고 있음에도 혜리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는다.
- 투둑 툭
위부터 하나씩 블라우스의 단추가 힘없이 풀어진다. 그리고 현민은 벌어진 블라우스 사이로 화려한 무늬의 브래지어를 볼 수 있었다.
잠시 속옷 위로 혜리의 가슴을 쓰다듬던 남자는 능숙하게 브래지어의 후크를 푼다. 놀랍게도 앞쪽에 후크가 있는 브래지어였다. 덕분에 등 뒤로 손을 넣을 필요도 없이
- 툭
브래지어는 힘없이 양쪽으로 벌어지며 혜리의 맨가슴을 그대로 드러낸다. 서진아나 최고은은 물론 은설보다 작은 사이즈의 가슴이지만 손에 착착 감기는 그 감촉만큼은 일품인 그녀의 가슴.
현우의 손은 가슴 중앙에 탐스럽게 매달린 젖꼭지부터 검지와 엄지로 살살 비벼댄다.
- 으읏...으응...
이내 혜리의 젖꼭지는 단단해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러자 손가락을 튕겨대며 유두를 희롱하는 주인님.
충분히 혜리의 젖꼭지를 괴롭힌 손은 그녀의 가슴을 전체적으로 움켜쥐며 손 안에서 마구 모양을 헝클어트린다.
화려한 꽃무늬 스커트 안쪽에서 허벅지 사이를 비벼대던 다른 손도 놀고 있지 않았다. 단숨에 스커트를 허리까지 들추자 브래지어와 같은 세트인지 보라색과 검은색이 섞인 야릇한 티팬티가 드러난다.
“크윽...”
평소 혜리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탕한 속옷. 그 역시 저 남자의 취향이 반영 된 것이겠지.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에 손에 더럽혀지는 그녀의 모습에 현민은 지독한 패배감과 상실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의 심정과 관계없이 혜리의 뒤에서 그녀를 주무르는 남자의 손길은 멈추지 않는다. 혜리의 가랑이를 아슬아슬하게 가린 야릇한 티팬티까지 옆으로 젖혀버리는 남자.
서진아와 은설에게는 왁싱을 지시한 현우였지만 혜리는 아직이었다. 그 때문에 꼭 다문 보짓살 근처에 부끄럽게 자라난 음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에게도 왁싱을 시킬 것을 다짐하며 현우는 검지와 중지를 단숨에 안쪽으로 쑤셔 넣는다.
- 으으응!
옥상 난간을 부여잡고 몸을 꼬아대던 혜리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자극에 움찔하고 허리를 튕겨댄다.
- 찌걱찌이걱
수화기 너머로 생생하게 들려오는 혜리의 신음소리와 음탕한 사운드.
이미 보짓살을 축축하게 적신 애액 때문에 남자의 손가락은 연신 그녀의 질벽 안쪽을 긁어댄다. 현우는 두 손가락의 마디를 구부려 그녀의 G스팟을 단번에 자극한다.
혜리의 G스팟은 입구에서 바로 앞 2센치 가량에 있는데 다른 여직원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앞쪽에 있어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현우는 찾아낼 수 있었다.
오돌토돌한 질벽의 감촉이 손끝에 느껴진다.
- 흐아아아앙!
단숨의 자신의 성감대를 공략하는 주인님의 손에 혜리는 이곳이 탁 트인 옥상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비명과도 같은 신음소리는 토해낸다.
- 우웁...웁
생각보다 큰 혜리의 신음소리에 놀란 현우는 가슴을 주무르던 손으로 그녀의 입속에 처넣는다.
- 쭈웁...쭙쭙
그러자 혜리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음탕한 창녀처럼 입속에 들어온 검지와 중지를 자리를 빨 듯 마구 빨아댄다. 부드러운 입술과 간질간질한 혀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것도 정말 미친년이야...’
남편 앞에서 박히며 가버리는 서진아나 욕설과 괴롭힘, 스팽킹을 즐기는 은설, 그리고 현민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걸릴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그런 스릴을 즐기며 달뜬 숨결을 토해내는 혜리.
‘이 셋에 비하면 팀장님은... 정말 양반이야.’
서진아, 은설, 김혜리와 비교하니 최고은의 성향인 [애널]은 정말이지 귀여울 정도였다. 혜리까지 [성향강화]를 시키고 조신한 최고은을 마구 괴롭혀주기로 현우는 다짐한다.
- 주세...우웁...요오... 주인우움...님의...흐응...자지...
입속에서 연신 현우의 손가락을 빨아대며 혜리는 자지를 애원한다. 계속해서 G스팟을 공략당한 탓에 완전히 칠칠맞게 풀어져버린 보지살.
이제는 감질 나는 손가락이 아니라 아랫배를 꽉 채우는 뜨거운 물건을 받아드리고 싶었다.
‘주인님? 젠장... 정말 어떻게... 이럴수가.’
자신이 부산 호텔에서 따먹을 때까지 분명 처녀였던 혜리는 놀랍게도 저 남자를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때... 그 랜덤채팅 내역을 봤을 때, 내가 나섰어야 했어...’
현민은 이미 혜리가 현우에게 완전히 조교당한지가 한참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그녀의 일탈을 막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화가 나긴 하지만 아직 현민은 그녀에게 [죄책감]과 [집착]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젠장...그만! 그만해!”
현민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자신의 바지를 천천히 끌러 내린다. 그리고 현민에 눈에도 범상치 않은 거대한 크기의 자지가 드러난다.
- 쯔어억
질벽 안쪽을 긁어대던 손가락으로 티팬티를 옆으로 젖힌 남자는 흉기에 가까운 자신의 자지를 단숨에 혜리의 보지에 박아 넣는다. 크기 때문에 조금 힘들긴 했지만 익숙한 듯 뿌리까지 받아드리는 그녀의 보짓살.
작살을 맞은 물고기처럼 옥상 난간을 부여잡은 채 혜리는 푸드득거리며 몸을 떨어댄다.
- 우웁!!! 우웅!! 웁웁!!
밀려오는 쾌감에 시원하게 신음을 토해내고 싶었지만 입을 막은 주인님의 손가락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는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진다.
‘이...이게 주인님의 자지... 대단해애...’
애무면 애무, 자지까지 혜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아니 놀라울 정도였다.
‘이대리님꺼만...큰 줄 알았는데...’
남자경험이라고는 현우 말고는 없는 혜리. 물론 바보도 아니고 현우의 자지가 평균적인 크기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주인님의 자지 역시 현우만큼이나 거대했다.
‘흐응...미안해요... 이대리님...’
그제야 혜리는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현우를 배신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온다.
‘그치만 날 이렇게... 방치시킨 대리님도 잘못이야.’
그러나
[사용자 : 김혜리]
[대상과의 관계 : 연인/주종 관계]
현우와 주인님 두 사람과 동시에 연인, 주종관계를 맺은 탓인지 알량한 죄책감은 이내 사라진다.
- 퍽퍽퍽퍽
[노출광]의 혜리는 아직 해가 완전히 않은 탁 트인 옥상에서 블라우스는 완전히 풀어헤친 채, 맨가슴을 드러내고 있었다.
화려한 꽃무늬 스커트는 허리 위까지 완전히 뒤집어진 상태였고, 야릇한 티팬티는 중요한 부분을 가리지 못하고 자지를 앙증맞게 입을 다문 보지에 자지를 침입시키고 말았다.
현민의 이글이글 분노로 불타오르는 시선과
- 웅성웅성
사람들의 목소리가 건물 아래의 도심에서 들려온다.
‘조아아... 너무 조아아...’
초여름이지만 나신에 가까운 차림 때문에 시원한 바람이 온몸에 느껴진다. 바깥공기에 완전히 노출된 피부는 찌릿찌릿한 쾌감을 전신에서 선사한다.
이 순간 몸 전체가 예민한 성감되어버린 혜리는 실제로는 오늘 처음 만난 주인님께 거칠게 박혀대면서 셀 수도 없을 만큼 계속해서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젠장...젠장할!”
한때 아니 오늘까지도 여자친구라고 생각했던 혜리가 옥상에서 다른 남자에게 박히고 있다. 그것도 자신에게 보란 듯이 질펀한 섹스를 과시하면서 말이다.
“크으윽...”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저 개새끼를 죽여 버리고 싶지만 혜리의 협박 때문에 최현민은 테이블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 우움...웅...우우웅
테이블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에서는 그런 현민과는 상관없이 바로 옆에서 섹스를 하는 듯 생생하게 혜리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