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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화 >





뛰어난 업무 능력이란 무엇일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할 일을 찾는 눈치? 뛰어난 보고서 작성능력? 유창한 프레젠테이션? 아니면 상사의 기분을 맞추는 정치력?



회사 밥을 먹다 보면 직장인들은 한두 개 정도 자신만의 생존 무기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다양한 능력 중에서 현우가 근무하는 이 회사에서 가장 중시되는 업무 능력은 기획력과 정치질이다.



공공기관의 특성상 CEO의 임기는 짧다. 사기업처럼 회사의 주인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CEO는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외부인사로 선정된다.



1년에서 길게는 3년. 잠깐 있다가 떠날 사람인 CEO에 입장에서는 자기 임기 중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선호한다. 외부 언론에서 기사화하기 좋은 것들. 자신의 업적으로 써먹기 좋은 자극적인 소재들.



무슨무슨 비전 선포식, 그럴싸한 대기업과의 업무 협약식 같은 것이 좋은 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나 실행은 전혀 없는 그럴싸한 기획안과 그리고 그 껍데기뿐인 쓰레기를 승인받아내는 정치질이다.



현우가 진작에 이 조직에서 신물이 난 이유도 아무 능력도 없이 포장만 잔뜩 한 기획과 정치질만 할 줄 아는 윗대가리들 때문이었다.



혁신이니 새로운 비전이니 수없이 언론에서 기사로 뿌려대고 뉴스 보도를 해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변화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변화할 수 없는 것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최고은이 대단한 거지.’



그녀가 주도한 조직혁신TF팀의 기획안은 겉으로 그럴싸한 포장만 해 놓은 기존의 것들과 달랐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적당히 기사화되기 좋은 내용과 실행력은 전혀 없는 기획안. 실무자들도 어차피 몇 년 뒤면 다른 부서로 발령받을 것이고, 적당히 윗선의 비위만 맞춰주는 껍데기뿐인 결과물이 나왔을 테지.



그렇게 되면 혁신이나 조직개편 같은 프로젝트는 그럴듯한 기획만으로 끝나게 되고, 또다시 다른 CEO가 오면 다시 기획하고 또 실행은 없다. 무한 반복.



무언가 하긴 하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들. 생각만 해도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이번엔 달라.’



조직혁신TF팀의 기획안을 직접 이사회에서 발표한 현우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히 그럴싸한 발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디테일하다 못해 집요할 정도로 워크플로우와 소요예산, 예상 작업일정 등 세부적인 것에 시간을 투자한 최고은. 예전부터 그녀의 강점은 밀어붙이는 실행력에 있었다.



기획력보다는 실행력을 중시하는 최고은과 그녀를 전적으로 믿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CEO. 직원들이 조직혁신TF팀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였다.



그러나 아군이 있으면 적군도 있는 법. 기존에 수직적인 조직에서 지금이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정치질과 겉만 번지르한 기획으로 올라온 관리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그 때문에 조직혁신TF 최고은 팀장의 자리는 기대와 우려. 지지와 반대가 뒤섞인 회사 내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이었다.



“하아...읏...”



그런 회사의 핵심 중 핵심인력인 최고은은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에 자신의 사무실 의자에서 끙끙거리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 * *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사무실에 팀원들이 하나둘씩 출근한다.



“네...”



평소의 최고은이라면 씩씩하게 팀원 한명 한명과 눈빛까지 교환하며, 인사를 건넸을 테지만 어쩐 일인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목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다.



“하아하아...”



‘이대리. 출근하기만 해봐.’



당장 오전에 잡힌 실무부서와의 회의가 2개.



회의 중 하나는 기사와 언론 보도 대응을 위한 홍보팀과의 미팅이다. 최고은이 언론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어느 정도 대외홍보도 필요했다.



평소라면 회의에 대비해 관련 자료를 검토해야 할 그녀였지만, 도무지 눈앞에 놓인 보고서에 집중할 수가 없다.



‘회의 자료에 집중해. 최고은!’



사실 주말 내내 현우의 자취방에서 그에게 시달린 그녀였다. 내기에 진 최고은이 억지로 입은 티팬티와 망사 브래지어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마음만 먹는다면 밤새 쉬지 않고 여직원을 괴롭힐 수 있는 현우였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월요일 아침이었다.



무지성으로 이틀 내내 박아댔을 정도로 최고은의 농염한 신체와 야릇한 란제리의 조합은 엄청났다.



‘하아... 피곤해.’



주말 내내 쉬지도 않고 잠도 자지 못하고 몸을 섞어 댔으니 피곤하지 않을 리가 없다. 컨디션 난조로 새벽 수영까지 빼먹고 말았다.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회사를 다닌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스스로 정한 루틴은 반드시 규칙적으로 해왔는데 현우와 만나면서 자신의 생활이 조금씩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



왁싱샵도...처음 가보는 남자 혼자 사는 자취방도... 그리고...



“하아...읏...”



최고은이 사무실에서 이렇게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도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단순히 주말 내내 현우와 뜨겁게 몸을 섞은 탓은 아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개인적인 용무가 근무시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온 그녀였다.



이 정도의 체력적인 피로감은 사실 그녀의 정신력으로 충분히 견뎌낼 수 있었다. 그러나 엉덩이, 정확히는 자신의 항문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이물감이 그녀를 미치게 만든다.



‘정말이지...’



그녀는 왜 자신이 이런 꼴로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지,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 * *



‘큭큭큭...’



출근해 자신의 자리에 앉은 현우는 슬쩍 고개를 들어 최고은의 상태를 확인한다. 평소와는 다른 표정의 그녀.



‘확실하네.’



사실 현우는 최고은의 [성향]이 애널임을 알게 된 순간, 이것저것 관련 물건들을 잔뜩 구입했다.



그도 원래부터 항문성교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고은을 공략하기 위해선 앞으로 애널 플레이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였다.



물론 항문 주변을 손끝으로 비벼대는 것만으로 자지러지는 최고은의 모습을 보고나니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의 모습과 비교되면서 좀 더 괴롭히고 싶다는 충동을 참기 어려웠다.



메조인 은설 때문에 가학 성향이 개화된 것처럼 현우는 최고은이 수치심을 이 악물고 참아내는 표정과 쾌감으로 떨리는 엉덩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평소에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애널 플레이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말 내내 섹스로 완전히 탈진한 무방비한 최고은의 애널에 준비했던 애널 플러그를 삽입했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만 넣어도 자지러지는 아직 애널 초심자인 그녀였기에, 가장 작은 사이즈에 젤까지 잔뜩 발라 살살살 돌려가며 조심스럽게 넣었다. 그리고



- 쏘오옥



만반의 준비 덕분인지 꼬옥 입을 다물고 있던 국화모양의 구멍 안으로 애널 플러그가 완전히 삽입된다.



“꺄악!”



덕분에 기절하듯 잠든 최고은의 입에서 그녀답지 않는 귀여운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직도 자신이 무슨 짓을 당했는지 알지 못하는 최고은은 이물감이 느껴지는 자신의 엉덩이 쪽으로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인다. 절대 느껴지면 안 될 자신의 부끄러운 곳에 차가운 금속이 만져진다.



“이..이게 뭐 하는 짓이야. 이대리.”



현우의 괴롭힘에 완전히 녹초가 되긴 했지만 최고은은 최고은이다. 자신의 항문에서 느껴지는 그 불쾌한 무언가를 손으로 빼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현우는 그런 그녀의 손을 막아선다.



“약속 했잖아요. 팀장님. 뭐든 다 입어주기로. 잊었어요?”



그녀의 귀에 속삭이는 현우.



“이...이게 무슨 옷이야!”



그의 몸에 깔린 채 버둥거려보지만



“원하는걸 입어달라고 했지. 그게 꼭 옷이라곤 한 적은 없는대요.”



현우는 최고은의 몸을 위에서 누르며 궤변을 늘어놓는다.



“말..말도 안돼”



그의 주장은 누가 보더라도 억지였다. 그러나 꼭 그것이 옷이라고 단정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은 자신의 잘못도 있었다.



일을 할 때는 계약서 단어 하나까지 집요하게 따지는 최고은이었지만 현우 앞에서는 단단한 무장이 해제되는 느낌이다.



자꾸만 이렇게 그에게 끌려다닌 상황이 짜증이 난다.



‘또...또 이 느낌...’



그런데 이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야릇한 기분이... 싫지만은 않다. 더럽고 수치스러운 곳인데. 이런 자신이 이상하기만 하다.



자꾸만 항문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물건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야릇한 쾌감이 아래쪽부터 몸 전체로 퍼진다.



“빼면 안돼요. 팀장님. 내기까지 했는데, 설마 약속 어기는 건 아니죠?”



“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



“그럼 항상 끼고 다녀요. 속옷처럼. 큭큭큭...”



그런데 생각해보니 화장실은 가야 하는 데, 이걸 끼고 어떻게 볼일을 본단 말인가?



“그럼 화...화장실은 어떻게 해.”



스스로 말하고도 수치스러운지 최고은의 얼굴이 붉어진다.



“급하면 말해요. 팀장님. 특별히 빼는 걸 허락해 줄게요.”



“크읏...”



자신의 배변까지 현우에게 보고해야 한단 말인가? 최고은은 수치심에 아랫입술 꽈악 깨문다.



[사용자 최고은의 프라이드가 2 감소합니다.]



화장실을 가는 것까지 앞으로 보고할 생각에 얼마나 수치스러웠는지 그녀의 [프라이드]가 하락한다. 현우로서는 상상도 못 했던 의외의 결과였다.



‘큭큭큭...’



최고은은 체념했는지 저항하는 것을 멈춘다. 덕분에 현우는 위에서 그녀의 뒤태를 그대로 감상한다.



탄력 있는 최고은의 탱탱한 둔부는 억지로 엉덩이를 양쪽으로 벌리지 않으면 항문이 보일 일은 없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 사이에서 빛나는 무언가.



애널플러그 위에 달려있는 바이올렛 색의 하트모양의 비즈장식이 반짝반짝 형광등 불빛을 반사시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아마 최고은이 거울을 통해 자신의 둔부를 봤다면 기절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현우의 자취방에 전신거울 따윈 없었고 그녀는 자신의 항문 안쪽에 무언가가 들어왔다는 이물감만 느끼고 있었다.



그런 최고은이 자신의 항문에 추잡한 하트모양의 비즈장식이 반짝반짝 거리고 있는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그 상태에서 그녀에게 티팬티를 입히는 현우. 중요 부위만을 간신히 가리는 티팬티의 면적 때문에 속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애널 플러그의 비즈장식이 양쪽으로 삐져나와 그대로 드러난다.



티팬티 사이로 보이는 하트모양의 비즈장식. 음탕하다 못해, 아찔하기까지 한 최고은의 둔부가 현우를 미치게 만든다.



당장 그 상태로 꼬옥 입을 다물고 있는 보지살 사이에 자지를 박아버리고 싶었지만 일단은 자신의 성욕을 참아내는 현우.



생전 처음 애널 플러그를 삽입된 충격으로 잔뜩 예민해진 최고은에게 더 이상의 자극을 준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일단은 출근도 해야 하니까 그대로 두는 편이 낫다.



- 스르륵



출근을 위해 최고은은 침대에서 일어나 입고 왔던 자신의 정장을 입으려는데,



“잠깐. 팀장님. 입고 온 옷 말고 이거 입어요.”



현우는 척 보이게도 그녀에 몸에 타이트한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건넨다.



원래 입고 온 무릎 아래의 스커트보다 기장도 짧아 탄탄한 허벅지가 훤히 드러난다. 블라우스 역시 터질듯한 가슴라인을 그대로 드러낼 정도로 자칫하면 단추가 터질 듯 몸을 압박한다.



심지어 안에 입은 망사 브래지어가 검은색이라 마치 시스루처럼 흰 블라우스 위로 그대로 드러난다.



“,,,”



항문에 삽입된 애널 플러그에 충격 때문일까? 속옷부터 스커트와 블라우스까지 자신의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야릇한 복장이었지만 최고은은 별말이 없다.



- 또각또각



현우의 자취방을 나와 걸으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남자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런 것에 둔감한 편인 최고은이 느낄 정도이니,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는 나를 다른 남자들이 이렇게 훑어대도 상관없는 건가?”



그 시선들이 짜증 났는지 옆에 있는 현우에게 묻는다.



“난... 나를 너만 봤으면 좋겠는데...”



“풋...”



부끄러운지 그녀답지 않게 중얼중얼 말을 얼버무린다



- 꽈악



그런 최고은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현우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엉덩이를 치마 위로 꽈악 움켜쥔다.



“꺄악!”



애널 플러그 때문에 민감한 안쪽이 자극된 최고은은 놀라 비명을 지른다.



“아 맞다. 그게 있었지 큭큭큭 미안해요. 팀장님.”



- 찌릿



그런 현우의 행동에 최고은은 못마땅하다는 듯이 그를 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