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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화 >





‘오늘 병주씨 다른 사람 같아...’



남편이 잠자리를 갖지 못하게 된 뒤, 두 사람은 몇 달간 가벼운 입맞춤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스킨쉽이 전혀 없었다.



돌이켜 보니 병주는 항상 부드럽고 다정한 애무로 시작했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배려하는 애정이 느껴지는 스킨쉽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완전히 정반대였다.



마치 자신의 몸을 도구 취급하듯 거칠게 다루는 손길. 애정보다는 최대한 몸이 흥분하도록 만드는, 그러나 지독할 정도로 자극적인 애무였다.



‘너무... 거칠어... 근데... 조아아...’



남편과의 스킨쉽이 너무 오랜만인 탓일까? 아니면 앞이 보이지 않아 몸이 더 민감해진 탓일까? 진아는 거친 병주에 손길에 불쾌함보다는 찌릿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남편 앞에서는 항상 조신한 모습만 보이고 싶었는데, 애액을 오줌 싸듯 잔뜩 지려버리고는 자지를 달라고 먼저 애원까지 했다. 쾌락을 참지 못하고 음란한 모습을 보인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 찌이걱



그리고 병주의 물건이 자신의 몸 깊숙이 들어왔을 때 서진아는 잠시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저릿저릿한 쾌감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추잡한 신음소리가 마구 터져 나온다.



‘좋아좋아...너무 조아아’



마치 몸이 둘로 쪼개질 듯 깊숙이 삽입되는 남편의 물건.



이렇게 잘 할 수 있으면서 왜 자신을 이렇게 방치한 것일까? 매일매일 달아오른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애타게 스스로 가랑이를 비벼대던 모습을 몰랐던 걸까?



남편이 오늘처럼 이렇게 자신과 관계를 가졌다면... 현우와 몸을 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정절을 지키지 못하고 지독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서진아는 자신의 잘못을 모두 병주에게 돌리고 싶었다. 자신을 이렇게 안아주지 않은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병주씨가 매일 이렇게 안아준다면... 이현우 대리가 필요 없을지도 몰라...’



항상 부족했던 부부관계가 오늘처럼만 회복된다면 정말 현우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더이상 죄책감을 가지고 그에게 안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 스르륵



진아의 시야를 가리고 있던 안대가 서진아의 얼굴에서 갑자기 흘러내린다. 천천히 눈앞이 보이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악!”



방금까지 달콤하고 저릿저릿한 극상의 쾌감에 달뜬 신음소리를 뱉어대던 서진아가 이제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댄다.



자신과 몸을 섞는 남자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였기 때문이다.



“안돼안돼안돼에!!!”



* * *



이병주가 보는 앞에서 자신인 줄도 모르고 잔뜩 느껴대는 서진아. 병주와 오늘 밤의 계획을 짰을 때, 현우는 그녀에게 들키지 않고 몰래 빠져나가기로 약속을 한 상태였다.



그러나 막상 남편이 바로 옆에 있는데 아내인 서진아를 취하자 현우는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냥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기회였다. 그래서



- 툭



얼굴을 쓰다듬는 척하며, 그녀의 시야를 방해하는 안대를 슬쩍 건드려 흘러내리도록 만들었다. 현우의 예상대로 충격에 빠진 서진아.



‘큭큭큭...’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현우는 지독한 쾌감을 느꼈다. 알콩달콩한 이병주와 서진아의 신혼생활이 완벽하게 박살 나는 순간이었다.



“흐읏!”



그때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쥐어짜듯 자지를 물고 늘어지는 조임이 느껴진다. 관계 중에 여성이 놀라면 질이 잔뜩 수축한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정력] 수치 8의 현우가 순간 사정할 정도로 그 순간 보짓살의 조임은 엄청났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엄청난 쾌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 행복은 잠시였다.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9 감소합니다.]



순식간에 서진아의 [복종도]가 최저치로 추락한다. 지금까지 이렇게나 한 번에 많은 수치가 하락한 적은 없었다.



‘뭣? 왜 [복종도]가 떨어져?’



이 상황을 만든 것은 자신이 아니라 이병주인데, 남편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서진아는 애꿎은 현우를 탓하고 있었다.



‘니 남편이 대준거라고!’



현우는 갑자기 다급한 마음이 든다. 어떻게 빼앗은 유부녀 서진아인데, 그녀와의 [주종관계]가 박살 나기 일보직전이었다.



[사용자 : 서진아]

[나이 : 25] [키 :166(+3)] [체중 : 48]

[체력 : 8/10] [매력 : 8(+1)/10] [성욕 : 10(+4)/10] [멘탈: 1(-7)/10]

[만족도 : 9/10] [복종도 : 1/10]

[성향 : 청순, 기품, 보수주의, 배덕(타락한 유부녀)]

[대상과의 관계 : 주종 관계]



[성향강화]까지 시켜가며, 더욱 꼴릿한 육체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대로 그녀를 놓칠 수 없었다. 병주에게 다시 돌려주기에 서진아는 너무나 탐스러운 과실이었다.



다른 남자와 몸을 섞는 광경을 남편에게 보인 탓일까? [멘탈]까지 순식간에 박살 나 버렸다.



“멈춰요! 멈춰! 멈추라고!”



방금까지 박아달라고 그렇게 매달리더니... 안대를 벗은 서진아는 강하게 저항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자인 서진아가 [체력] 수치 8의 현우의 완력을 이길 수는 없었다.



“흐윽....흑... 이대리님... 당신은 정말... 흑...흐윽...”



두 팔을 완전히 현우에게 결박당한 채로 계속 그의 자지에 박힌 채 눈물을 뚝뚝 흘리는 서진아. 옆에서 자지를 빳빳하게 세우고 두 사람의 섹스를 구경하던 이병주도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병주씨! 병주씨!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병주씨! 흐윽...”



급기야 남편을 애타게 불러대는 서진아.



‘시바... 이렇게 된거.’



이판사판이었다. 지금 와서 퇴로 따윈 없었다. 그렇다면 전진뿐이다.



- 팡팡팡팡



“병...흐읏...주씨이... 하윽...흣! 하악! 하앙! 도와...흐읏! 아악!”



필사의 각오로 어느 때보다 성심성의껏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자지를 박아대는 현우.



“어... 그게 진아야...그게...”



병신같이 아내에게 말도 못하는 병주를 무시하곤 현우의 피스톤 운동은 그 기세를 더욱 올린다.



그리고,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1 증가합니다.]



‘됐다!“



하한가를 처맞았던 [복종도]가 기적 같은 반등을 만들어냈다.



’떡상 가즈아!‘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2 증가합니다.]

[사용자 서진아의 복종도가 3 증가합니다.]



다시 그녀의 [복종도] 수치가 안정권으로 회복한다.



사실 서진아가 가장 피하고 싶던 것은 병주에게 현우와의 불륜이 발각되는 것이었다.



[심리 메시지]

이병주에 대한 [사랑]

이현우와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배덕감 넘치는 섹스에 대한 [욕망] - 증폭 활성화



그녀의 [심리 메시지]에서 알 수 있듯, 남편이 남자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병주를 [사랑]하고 있었다. 비록 현우와 살을 섞으며 몸은 더럽혀졌지만.



플라토닉 러브. 마음만큼은 그대로였다. 그래서 병주에게 현우와 몸을 섞는 광경을 들킨 순간 [복종도]가 급격하게 감소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성향인 [배덕] 때문일까? 깊은 마음속 한구석에는 내심 이런 상황이 오길 기대했었다.



남편이 술에 취해 잠든 사이에 현우와 섹스하며 잔뜩 느꼈던 것도 들킬 듯 말 듯 한, 금기를 어기는 행위에서 오는 짜릿한 쾌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불륜을 들켰다는 충격이 뒤에 오는 [배덕]으로 상쇄된다. 쾌감은 [만족도]로 치환되고 최고수치에 도달한 [만족도]는 다시 [복종도]를 상승시킨다.



서진아는 지독하게 슬펐지만 동시에 극상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녀의 보짓살은 이율배반적으로 더욱더 현우의 자지를 물고 늘어졌다.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듯 말이다.



”큭큭큭...“



웃음이 터져 나온다. 자칫 서진아를 잃을 뻔했지만, 전화위복이랄까? 오히려 위기가 최고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넌...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어.‘



서진아의 얼굴이 완전히 쾌락으로 풀어져 버린다. 축축하게 눈가를 적신 눈물과 지독한 쾌감으로 벌어진 입에서 타액이 칠칠치 못하게 흘러내린다.



청순했던 아름다운 얼굴이 자지밖에 모르는 색녀처럼 음탕하게 타락한다. 그녀의 성향처럼 완전히 타락해버린 유부녀의 모습이었다.



’안돼...병주씨가 보고 있는데... 안돼... 가버려어...‘



”하응...하악...안돼...너무...하읏! 하아아아앙!“



- 찔걱찔걱찔걱



핑크빛 보지에서 잔뜩 토해낸 애액이 현우의 자지와 비벼지며 허연 거품을 만들어낸다.



”크윽...진아야...진아야아...“



눈물을 흘리며 현우에게 박히는 아내의 얼굴을 본 탓일까? 이병주 역시 죄책감으로 눈가가 촉촉하게 젖는다.



’내...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러나 그 충격으로 정신이 반쯤 나가버린 이병주. 다른 남자의 자지에 박혀대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빳빳하게 세운 자지를 흔들어 댄다.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참혹한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쾌감이 느껴진다.



-탁탁탁탁



’”크윽...싼다...“



- 뷰릇 뷰릇 뷰르릇

- 찌익 찍



현우는 콘돔을 낀 상태로 서진아의 보지살 안에서, 병주는 자신의 손바닥에. 두 남자는 동시에 각각 다른 곳에 정액을 토해낸다.



”하응...흣...흐으응...“



- 움찔움찔



어느 때보다도 지독한 쾌감에 서진아 역시 발작이라도 하는 듯 절정에 쾌감 때문에 온몸을 마구 떨어댄다. 허리가 활처럼 휘고 발끝이 꼿꼿하게 펴진다.



가슴이 턱하고 막힌 듯 숨이 쉬어지지 않고, 마치 몸 전체에 수천 마리의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간질거림이 느껴진다.



방금까지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근심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그저 지금은 이 쾌감의 여운을 좀 더 좀 더... 느끼고만 싶다.



- 주르륵



”하아하아...하응...“



현우는 드디어 서진아의 몸 밖으로 자신의 자지를 빼낸다.



작은 사이즈 때문인지, 아니면 엄청난 사정량 때문인지 이병주의 요구로 콘돔을 씌웠음에도 불구하고 역류해버린 정액. 이미 서진아도 느꼈으리라. 자신의 보짓살 안쪽을 뜨겁게 하는 현우의 정액을 말이다.



”안...안돼에!“



자신은 혹시나 계획에 없는 임신을 할까, 단 한 번도 질내사정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다른 남자의 정액을 토해내는 아내의 가랑이를 보며 절규하는 이병주. 그의 오른손에는 방금 자신이 싸지른 정액이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한번 사정했을 뿐인데 평소보다 정신/육체적 자극이 강했던 탓인지 오늘은 더이상 서진아에게 미련이 없었다. 앞으로 생길 두 사람의 문제는 부부가 해결해야 할 것이지 자신이 엮일 문제가 아니었다. 현우는 그저 이병주와의 약속대로 서진아를 취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섹스의 쾌감에 눈이 풀린 채 침대에 기절하듯 쓰러진 서진아와 울부짖는 이병주를 뒤로하고 현우는 두 사람의 신혼집에서 유유히 사라진다.



* * *



”...“

”...“



현우가 떠나고 서진아와 이병주 두 사람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깔린다.



“왜...왜...오늘 이대리님이...”



섹스의 여운이 차갑게 식자 그제야 서진아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현우의 계획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까지 그의 행동을 생각해본다면 오늘의 일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먼저 자신의 얼굴에 안대를 씌운 것은 남편이었다.



“병...병주씨.... 도대체 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병주씨가 자신을 다른 남자와 안도록 한단 말인가. 서진아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눈물이 투두둑 떨어진다.



“그... 그게... 내가 부탁했어. 미안해. 정말... 근데 이거 하나만 믿어줘 난 정말 당신을 사랑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건 모두 우리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말...말도안돼... 당신이 어째서...”



충격으로 말도 잇지 못하고 중얼거리는 서진아. 물론 병주 모르게 현우와 수백번 넘게 몸을 섞은 자신도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남편이란 사람이 눈앞에서 아내가 범해지는 것을 보고 있단 말인가.



“나...나가줘요. 제발... 당신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요.”



서진아답지 않게 싸늘한 목소리에 병주는 변명하길 그만두고 침실 밖으로 나온다.



- 우우우웅



거실 소파에 멍하니 주저앉아 있는데 손에 들고 있는 폰이 울린다.



- 오늘 니 아내 끝내주더라 큭큭큭. 나도 약속 지킬게. 걱정마라.

- 아 그리고 제수씨 안쪽 조임 예술이더라. 부럽다 병주야.



가뜩이나 심란한 병주를 자극하는 현우의 메시지.



“이 개새끼가...”



‘미친놈... 니가 뭔 짓을 한거야? 이병주.’



슬프다 못해 완전히 충격을 받은 아내의 표정에 이병주는 자신이 한 행동에 지독한 후회를 느낀다.



‘도대체 난 뭘... 위해서...“



지키려고 했던 아내와의 부부관계가 지금은 유지될 수 있을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병주는 밤새도록 소파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러나 이미 너무나 뒤늦은 후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