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3화 >
새벽까지 뒤척이다 잠이 든 이병주는 소파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하아...“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열어보니 텅 빈 침대. 아내는 이미 출근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 일이 있고 벌써 며칠째, 두 사람은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전화도 받지 않고 보내는 메시지에도 전혀 답장이 없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지 회사에는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힐끔 세무팀 쪽을 살펴보니 아내는 자리에 앉아 근무를 하고 있었다.
”진아야... 잠깐 이야기 좀 해...“
아내에게 용서를 빌고 싶었다. 당장 진아가 이혼을 요구해도, 경찰에 신고를 해도 병주는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은 부부관계를 위한 것이었다고... 아직도 사랑한다고 아내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치 투명인간 취급하듯 불러도 대답 없이 모니터만 쳐다보는 서진아. 마치 영혼이 빠져버린 것처럼 무표정하게 일만 하고 있었다.
-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들기는 경쾌한 소리만이 두 사람 사이에 흐른다.
”오 병주 대리. 어차피 퇴근하고도 볼 거면서 그새를 못 참고 아내를 보러 온 거야?“
눈치도 없는 세무팀장은 부서 앞을 기웃거리는 병주에게 농을 건다. 덕분에 팀원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된다.
”하하하...“
직원들의 뒷담화에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소재는 바로 사내부부다. 매일매일 회사에서 부딪치기 때문인지 사이가 조금만 틀어져도 금방 티가 난다.
그렇게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를 알아챈 직원들은 누가 잘못했는지, 애초에 성격이 맞지 않았다는지, 과거에 어떻게 했었는지 이러쿵저러쿵 가십거리를 만들어내곤 한다.
가뜩이나 결혼발표를 하면서 한동안 회사에서 엄청난 화제였던 병주와 진아. 그만큼 불화설도 순식간에 입방아에 오르리라.
굳이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티를 낼 필요는 없다. 그렇게 되면 가정과 회사 양쪽에서 엄청나게 시달림을 당하게 될 것이다.
”...메신저로 이야기 좀 해.“
결국 이병주는 아내와 직접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러나 퇴근할 때까지도 진아에게 답장은 오지 않는다.
- 쾅
집에 와서도 곧장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리는 아내. 필사적으로 자신을 피하는 서진아에 반응에 이병주는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 우우우웅
- 병주야 내일 약속 안 까먹었지? 안 나오면 두 번 기회는 없으니까 나중에 딴소리 하지 마라.
”하아...“
자신 때문에 부부의 관계가 십창나버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우는 해맑게도 병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래 시발... 내가 어떤 희생을 치렀는데... 반드시 극복하고 만다.’
아내의 몸을 팔아가며 얻은 기회를 그냥 날려버릴 수는 없었다.
현우의 파트너인 김지나. 보기만 해도 언제 발기부전이 있었냐는 듯 이병주의 자지가 빳빳해질 정도로 색기 넘치는 여자였다.
짙은 화장 때문인지 화려한 이목구비와 환상적인 몸매, 그리고
‘존나 밝히는 년이었지.’
나이트에서 첫 만남부터 현우와 원나잇을 하더니,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가슴을 까고 파이즈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정도로 대담했다.
특히 호텔 발코니에서 두 사람의 섹스를 몰래 훔쳐본 이병주는 현우 위에 올라탄 채 자지를 뽑아버릴 기세로 흔들어 대던 그녀의 허리놀림이 잊혀지지 않는다.
현우가 자신의 아내를 탐했으니 이제 자신의 차례였다. 내일 김지나의 음탕한 몸을 충분히 맛본다면 예전에 당당했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후우...“
아내 외에 다른 여자와 관계를 했던 게 언제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진아를 만나고부터는 복잡한 여자관계를 말끔히 정리한 이병주. 그러나 아무리 아내를 사랑하는 그도 다른 여자를 따먹는다는 기대감에 두근두근 가슴이 뛴다.
하물며 김지나는 아내만큼이나 매력적인 여자였다. 물론 청순한 아내와는 180도 다른 음탕하고 밝히는 년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병주는 내일 자신의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고 다시 달콤했던 신혼생활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한다.
* * *
”당신이... 어떻게... 흑흑...“
정절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남자와 몸을 섞은 자신에게 내린 벌일까?
서진아는 며칠을 생각해봐도 도저히 병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내를 다른 남자와 몸을 섞게 하다니. 그것도 자신의 의사는 전혀 묻지도 않고 안대까지 씌운 채 말이다.
’차라리 그가 외도라도 했으면...‘
다른 여자와 남편이 놀아났다고 해도 이 정도의 충격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와서는 차라리 바람을 피우는 게 낫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리 현우와 몸을 섞으며 쾌락에 허우적거렸지만, 서진아는 병주와의 가정은 반드시 지켜내고 싶었다. 그만큼 그를 사랑했고 그녀에게 두 사람의 보금자리와 단란한 가정은 너무나 소중했다.
그러나 이제 부부관계를 더이상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와 다른 남자에게 아내를 넘기는 남편.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그러나 병주의 행동보다 더 최악이었던 것은 남편이 아닌 현우의 자지를 받아드리면서 지독한 쾌감을 느꼈던 자신의 몸뚱이였다. 특히
’안대를... 벗었을 때...‘
남편 앞에서 외간남자인 현우와 섹스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자신의 몸은 더욱더 꽉 그의 자지를 물고 늘어졌다.
’더러운 년...‘
사실 현우와 몸을 섞을 때마다, 잠이 든 남편 앞에서 식탁을 부여잡고 그에게 박힐 때도 서진아는 병주에게 이런 자신의 모습을 들키는 상상을 하곤 했다.
물론 그 상상이 현실이 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쩌릿쩌릿한 [배덕]감에 몸은 격렬하게 반응했다.
스스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마구 애액을 지려댔다.
’난...미친년이야...‘
서진아는 스스로도 자신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또 느끼고 싶어...‘
이미 금단의 쾌감을 맞본 서진아는 거기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계속해서 그녀의 몸은 어제와 같은 쾌락을 갈구하고 있었다.
죄책감을 느끼면 느낄수록, 하지 말아야 할 금기를 범할수록 더 큰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서진아는 이미 경험적으로 깨달은 상태였다.
[심리 메시지]
이병주에 대한 [사랑]
이현우와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배덕감 넘치는 섹스에 대한 [욕망] - 증폭 활성화
물론 자신의 감정이 타인에 의해 조작당하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 우우우웅
- 내일 퇴근하고 모텔로 와. 저번에 여행 갈 때처럼 화장하고 가발까지 쓰고 ok?
그때 현우에게 한 통의 메시지가 온다. 방금까지만 해도 세상이 무너진 듯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서진아.
- 타닥타닥
현우의 메시지에 재빠르게 담장을 보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서진아는 현우와 보낼 시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업무시스템으로 현우와 정사에 대한 [열망]과 배덕감 넘치는 섹스에 대한 [욕망]을 증폭시킨 탓이지만, 그 사실은 이현우 외에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하아하아... 흐읏...“
- 찌걱찌걱
밀려오는 간질거림을 참을 수 없던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랑이를 비벼대기 시작한다. 진아의 머릿속에 남편과의 문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 * *
퇴근을 한 이병주는 현우가 보낸 메시지의 장소에 도착한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시내에 위치한 낡은 모텔.
’왜 이런 곳에서...‘
아내와 교제를 할 때는 항상 호텔급 숙박시설에서만 묵었던 병주. 신입사원도 아니고 월급도 넉넉한 대리면서. 현우가 왜 이런 값싼 모텔을 잡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 아앙... 앙... 하아앙...
방음은커녕 바로 옆에서 섹스하는 것만 같이 복도 밖으로 들리는 남녀의 신음소리. 누렇게 색이 바랜 벽지와 끈적거리는 바닥. 청결해 보이지 않는 침구.
모든 것이 이병주의 눈에는 맘에 들지 않는 곳이었다. 현우가 여자친구인지도 의심스러운 김지나를 막 대하는 것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2차도 이런 곳으로는 안 오겠는데...‘
그렇게 눈살을 찌푸리던 병주는 현우가 알려준 방 앞에 선다.
- 달깍
그리고 문을 조심스럽게 모텔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어 병주야 왔어?“
- 팡팡팡팡
”하응! 하악! 흑! 하읏! 하아앙!“
이병주를 반기는 현우와 그의 아래 깔린 채 연신 신음소리를 토해내는 여성.
얼마나 자극이 강했는지 얼굴을 찌푸린 채 병주가 들어왔는지도 모르는 김지나. 그런 그녀의 모습에 이병주는 방금까지 낡은 모텔에 불만은 싹 사라지고 흥분과 기대감에 휩싸인다.
”헉헉...허억... 니가 늦게 와서 먼저 즐기고 있었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꿈틀거리는 근육들. [잔여 포인트]를 [체력]에 투자한 덕분에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근육질의 몸매가 된 현우였다.
그러나 그런 몸매보다 이병주가 부러워하는 것은
- 쩌걱쩌걱쩌걱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의 물건이었다.
”하읏...아아앙...흐응...누...누구!!! 꺄아아악! 잠...잠깐마안!“
그제야 모텔방으로 들어온 이병주의 존재를 느꼈는지, 현우의 파트너인 김지나는 온몸을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쾌감에서 깨어나 비명을 질러댄다.
그녀는 부끄러운지 얼굴을 가리려고 하지만 이미 두 손을 현우에게 붙잡힌 탓에 그 목적을 이루는 데 실패하고 만다.
”멈춰! 멈...우웁...읍읍...“
- 츄웁츕츕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대던 그녀의 입마저 자신의 입술로 막아버린 현우.
- 퍼억퍽퍽
그렇게
”우웁! 웁웁! 우웃!“
병주의 눈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현우에게 박혀대는 김지나.
- 꿀꺽
이미 호텔 발코니에 숨어서 둘의 섹스를 관음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여전히 짙은 메이크업이지만 원래 본판이 괜찮은지 아름다운 얼굴. 의상 역시 언제나처럼 섹시 했는데, 딱 붙는 회색의 골지 원피스가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미 병주가 오기 전부터 시작한 격렬한 섹스 때문인지 겨드랑이와 복부가 흘린 땀으로 젖어 다른 곳보다 진한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 출렁출렁
원피스의 앞섬을 완전히 풀어헤친 탓에 현우의 움직임에 맞춰 위아래로 흔들리는 풍만한 가슴. 진아의 완벽한 가슴과도 견줄만한 훌륭한 바스트였다.
원피스 밑단도 복부까지 밀려 올라간 탓에 엉덩이부터 허벅지 아래로 훤히 드러나 있었다. 탐스러운 둔부와 쭉 뻗은 다리.
’이렇게 각선미가 좋았나?‘
김지나가 아내와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알리없는 이병주는 오늘따라 유독 길어 보이는 그녀의 하체에 자꾸 눈길이 간다. 그리고
매끈하게 음모 하나 없이 정리된 가랑이. 얼마나 야릇한 비키니를 입고 돌아다닌 것일까? 아찔하게 중요 부위만 가린 채 태닝된 피부.
’밝히는 년...‘
그리고 현우가 자지를 뺄 때마다 음탕하게 딸려 나오는 핑크빛 보짓살까지.
발기부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해질 정도로 김지나의 모습에 이병주의 자지가 단숨에 빳빳하게 선다.
이병주가 노골적으로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윗입과 아랫입을 현우에게 동시에 공략당하던 김지나는
- 팡팡팡팡
”우웁...웁...우웅...웁웁...우우우우우웃!“
- 뷰릇 뷰르릇
콘돔도 없이 생보지에 잔뜩 정액을 토해내는 현우와 함께 절정을 맞이한다.
”우웁...하아하아...하아...“
그제야 현우의 입술에서 해방된 그녀. 지금껏 참아왔던 거친 숨을 뱉어낸다.
- 움찔움찔
오르가즘의 여운일까? 병주의 눈에 경련하듯 떨어대는 그녀의 복부와 허벅지의 야릇한 움직임이 들어온다.
’하... 존나 꼴리네...‘
여전히 그녀는 천박했지만... 당장이라도 덮쳐버리고 싶을 정도로 색기 넘쳤다.
- 쯔어억
김지나의 보짓살을 칠칠치 못하게 잔뜩 벌려 놓은 현우의 거대한 자지가 천천히 밖으로 빠져나온다.
- 꿀럭꿀럭
동시에 질내에 마구 싸질렀던 허연 정액이 역류하며 가랑이와 허벅지를 끈적하게 적신다.
여기저기 땀과 타액, 애액과 정액으로 더럽혀진 골지 원피스. 오히려 완전히 벗기지 않고 입은 채로 그녀의 가슴과 하체를 훤히 드러낸 탓일까? 더욱 시각적인 자극을 병주에게 준다.
- 툭툭
섹스가 끝나자마자 마치 물건 다루듯 김지나의 엉덩이를 두들기는 현우.
”자 이제 네 차례야. 내가 먼저 잔뜩 싸질렀는데 상관없지?“
그것은 이제 이병주와 몸을 섞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
김지나의 아니, 서진아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