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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9화 >





지금까지 업무시스템으로 직원들의 심리를 마음대로 조작했던 현우. 그러나 아무리 관리자 권한이 막강하더라도 상식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권능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진아와 이병주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상식적인 선에서 직원들을 제한적으로 조작했다면, 꽤 오랫동안 조금씩 빌드업 한 덕분일까?



야동에서 볼 법한 그런 상황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른 남자와 몸을 섞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딸딸이밖에 칠 수 없는 남편이라니. 야동에서도 이런 소재는 막장 중에도 막장이다.



그리고 현우와 몸을 섞는 자신의 모습을 남편에게 보이며 죄책감은커녕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서진아까지.



그야말로 완벽하게 상식이 개변되어 버린 두 사람. 리미트가 완전히 해제되어 버린 신혼부부를 괴롭히는 맛에 현우는 한동안 다른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 정도로 병주 앞에서 진아를 따먹는 것은 현우에게도 엄청난 흥분이었다. 그래서일까?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린 그는 관리가 소홀했던 여직원들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최고은의 상태가 좀 이상했다.



‘뭐지?’



[사용자 : 최고은]

[프라이드 : 0/10]



자신은 별다른 지시나 행동, 조작을 한 적이 없는데, 그녀의 [프라이드]가 완전히 내려가 있었다.



공략완료를 한 뒤에도 최고은은 웬만하면 잘 꺾이지 않는 [프라이드] 때문에 현우의 지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가끔 상황이 잘 맞거나 운이 좋으면 그녀의 자존심이나 팀장으로서의 권위 등을 들먹이며 까 내린 적은 있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내려간 적은 없었다.



‘그리고 또 바로 회복되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되는 것이 최고은의 [프라이드] 였다.



그러나 현우가 계속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하는 동안에도 그녀의 [프라이드]는 회복되지 않고 있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 슬쩍



사무실 책상에서 살짝 고개를 들어 자리에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는 현우.



흔들림 없이 꼿꼿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업무에 집중하는 최고은이 보인다. 워커홀릭. 평소의 그녀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뭘까?’



이런 답답함은 꽤 오랜만이었다. 업무시스템의 관리자 권한을 얻은 후 현우가 직원들에 대해 모르는 것은 거의 없었으니까.



당장 최고은을 테라스로 불러내 이것저것 추궁해보고 싶었지만,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 중에 하나가 바로 업무시간에 업무 외의 잡담을 하는 것이다.



답답했지만 일단 현우는 최고은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보기로 한다.



* * *



집 근처 수영장에서 새벽 수영을 마친 최고은은 샤워를 마친 뒤 자신의 개인 락커 앞에서 생각에 잠긴 듯 멍하니 서 있다. 잠시 그렇게 가만히 있던 그녀는



- 쏘옥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주변을 살핀 뒤, 이제는 조금 능숙해진 손놀림으로 자신의 항문에 재빨리 애널 플러그를 쑤셔 넣는다.



“하윽!”



입술까지 꽉 깨문 채 충격(?)에 대비했지만 천박한 신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고작 7센치도 되지 않는 손가락 두마디 정도에 아담한 사이즈인데, 온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강한 자극을 선사한다.



“하아하아...”



잠시동안 두 손으로 락커를 부여잡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 최고은. 그녀는 락커 옆에 놓인 전신거울을 통해 자신의 알몸을 확인한다.



‘천박해.’



방금 샤워한 탓에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머리카락과 입술 아래 콕 하고 찍혀있는 점. 커다란 눈망울과 시원하게 뻗은 콧날. 꽉 다문 입술 때문인지 다소 강해 보이는 인상.



얼굴 아래로는 선명하게 드러난 쇄골 라인과 얼굴만 한 크기에 거대한 두 개의 가슴이 그 크기에도 불구하고 쳐짐 없이 완벽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남자들에게는 로망 그 자체겠지만, 거유의 여성들의 으레 겪어야 할 집요한 남자들의 시선 때문에 최고은은 자신의 무식할 정도로 큰 가슴이 싫었다.



가슴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그마한 핑크색 유두와 또 왜인지 모르게 커다란 유륜. 그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는 천박하게 느껴졌다.



십일자 복근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매끈한 복부를 지나 풍만한 골반과 탄력있는 허벅지, 일자모양으로 매끈하게 확싱된 음모와 정확하게 이어지는 꼭 다문 보짓살.



그리고 반짝반짝 조명 빛을 반사하는 보라색 큐빅으로 장신 된 하트모양의 애널 플러그를 엉덩이 사이에 박아넣은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현우의 관심이 온통 서진아에게 향한 동안에도 최고은은 그와의 약속을 매일 아침마다 어김없이 수행하고 있었다. 속옷과 타이트한 스커트, 블라우스와 자켓까지 몸에 걸친 최고은은



- 또각또각



정확히 8시반, 출근시간 30분 전에 자신의 사무실 자리에 도착한다. 그녀는 일과가 시작되기 전 조용한 사무실에서 오늘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오후 스케줄까지 모두 확인한 최고은. 오늘 역시 정신없이 바쁘겠지만 자신의 손에 의해 이 거대한 회사라는 조직이 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자 뭔가 스스로 뿌듯함이 느껴진다.



‘완벽해.’



컨디션까지 문제없었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팀원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려는데,



“하읏...”



스스로 엉덩이에 박아 넣었던 애널 플러그가 의자의 시트에 눌리며 그녀의 안쪽을 자극한다. 몇 주째 계속 착용하고 있었지만 도무지 이 야릇한 감각에 익숙해지지 않는 최고은이었다.



“크음...흠”



혹시나 다른 직원들이 자신의 칠칠치 못한 신음소리를 듣지는 않았는지 주변을 살피던 그녀는 다행히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다.



- 타닥타닥



그리고 곧바로 눈앞에 놓인 모니터에 완전히 집중하기 시작한다.



* * *



“그럼 조직혁신TF팀에서 주관하는 7차 정보 공유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CEO를 포함한 팀장급 이상 관리자 회의를 주관하는 최고은. 회의장에 가득 모인 임원진들 앞에서 그녀는 정기적으로 TF팀의 성과를 보고하고 팀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었다.



“지난 2분기에는 본격적으로 팀별 업무현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인력구조를 배치하기 위한 부서별 인터뷰를 진행...”



‘어?’



막힘없이 술술 회의를 진행하던 최고은은 한명 한명 배석자들을 살피던 중 의외의 인물을 발견한다.



‘은대리가 왜 이 자리에?’



분명 오늘 회의의 참석 대상은 팀장급 이상이다. 주변을 전부 둘러보아도 팀장이 아닌 팀원은 은설 한명 뿐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팀장에게 무슨 일이 있어 대신 참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을텐데 최고은은 자꾸만 은설이 신경쓰인다.



지난번 홍보팀과 업무조율을 위한 회의를 한 뒤 회의실을 빠져나가려는데, 우연히 그녀와 부딪치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분명 우연이겠지? 그런데 하필이면 거길...’



정확히 현우의 지시로 엉덩이 사이에 쑤셔넣은 애널 플러그를 건드린 은설. 덕분에 평소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야릇한 신음을 토해냈던 최고은이었다.



‘날...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겠지?’



한번 상념이 떠오르자 자꾸만 발표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



‘정신차려. 최고은!’



그러나 최고은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준비한 발표를 다시 유창하게 하기 시작한다.





“하아...”



발표 사이에 잠시 쉬는 시간. 긴장 때문일까? 다리에 힘이 풀린 최고은은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회의장의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중간에 잠시 은설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지만 전체적으로는 지금까지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었다.



‘다행이야.’



그렇게 두 번째 시간의 발표내용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있는 와중에



- 또각또각



“최팀장님. 발표 정말 멋있었어요!”



은설이 자신에게 다가온다.



“고마워요. 은대리. 근데 오늘 회의는 어떻게?”



“아! 팀장님께서 급하게 기자들과 미팅이 잡히셔서요. 제가 대타로 참석했습니다.”



“그렇군요. 은대리 혼자만 팀장들 사이에서 눈에 띄더군요.”



“그런가요? 호호호.”



‘원래 이렇게 살갑게 구는 스타일이었던가?’



사실 최고은은 은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현재 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현우와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여직원. 그리고 같은 여자인 자신이 부러울 정도로 세련된 이미지. 그 정도가 최고은이 은설에 대해 아는 전부였다.



이렇게 친절한 느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신과 친해지고 싶은건지 조잘조잘 떠들며 오늘 발표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팀장님.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회의 준비로 야근 많이 하셨나보다. 그쵸?”



실은 지금도 의자에 앉은 탓인지 계속해서 항문 안쪽이 자극되고 있었다. 최고은의 얼굴이 편안해 보일 리가 없었다.



“오늘 컨디션이 약간...”



“어머! 팀장님. 그럼 제가 어깨 좀 주물러 드릴까요? 이게 피로에는 최고인데.”



은근슬쩍 의자 뒤에서 최고은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은설.



- 흠칫



그리고 그녀의 갑작스러운 터치에 놀란 최고은.



“아 괜찮아요. 은대리. 신경써 주신 건 감사한데, 정말 괜찮아요.”



“같은 여자끼린데 뭐 어때요? 에이... 한번 맡겨보세요. 팀장님.”



“아뇨. 정말 괜... 하읏...”



그녀의 손을 떼어 내려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자신의 몸을 아래쪽으로 꾸욱 누르는 은설.



최대한 조심조심 허벅지에 힘까지 줘 가며, 안쪽의 자극을 최소화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손길 한방에 최고은의 자세가 무너져버린다.



항문에 박힌 애널 플러그가 의자 시트에 눌리면서 푸욱! 그녀의 속살을 자극한다.



- 주물주물



“어때요? 시원하시죠 팀장님? 호호호.”



화려한 메이크업과 패션센스. 매끈한 몸매까지. 그 때문일까?



항상 여직원들에게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었던 은설이었다. 그렇다고 자신을 음해하고 괴롭히는 못생긴 여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당할 성격은 아니기에 항상 웃으면서 엿을 먹이곤 했다.



그 과거의 경험들을 떠올리며 은설은 같은 여자끼리 암묵적으로 허락되는 가벼운 터치로 최고은을 괴롭힌다.



밝게 웃으며 아무런 악의가 없는 듯한 그녀의 표정에 최고은도 정색하고 화를 내진 못하리라.



“시...시원하네요. 하아... 근데 진짜 괜찮은... 하읏...”



최고은은 은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몸을 틀어보지만 등 뒤에서 꽈악 어깨를 내리누르는 손길을 피할 방법이 없다.



가뜩이나 하루종일 항문에 박혀 있는 탓에 민감해진 몸이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자극을 피해왔는데 은설 때문에 완벽하게 자극받은 탓일까? 최고은의 몸에 힘이 완전히 풀려버린다.



‘몸에... 힘이 안들어가...’



- 부르르르



어깨를 주무르는 은설이 눈치챌 정도로 최고은의 몸이 부르르르 떨린다.



의자 시트에 눌리며 애널 플러그가 그녀의 항문 안쪽을 비벼대는 탓에, 엉덩이부터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감촉에 미칠 지경이다. 마구 신음소리를 내뱉을 수도 없다.



‘아직... 회의 중이야...’



쉬는시간이 끝나면 다시 직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올 것이다. 그 때문에 필사적으로 신음소리를 참아내고 있는 최고은이었다.



- 꾸욱



그러나 더욱 강해지는 은설의 손길. 애널 플러그가 끝까지 최고은의 몸 안쪽으로 삽입되며, 그에 비례하는 자극을 그녀에게 선사한다.



‘더...더이상은... 안돼...’



손으로 틀어막고 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듯한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려는 찰나.



- 웅성웅성



휴식시간이 끝났는지 회의장 안으로 다시 직원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안돼...여기선 절대 안돼.’



- 뚝



최고은의 간절한 외침을 듣기라도 했는지 은설의 손이 그녀에게서 천천히 떨어진다.



“팀장님 어때요? 시원하시죠? 호호호”



아무것도 모르는 듯 겉으로는 밝게 미소짓는 은설.



“그럼 전 자리로 돌아갈게요. 남은 시간도 파이팅 하세요!”



‘하아... 다행이다.’



그렇게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런데 팀장님. 왜 회사에서 그런걸... 몸에 넣고 계세요?”



자리로 돌아가며 최고은의 귓가에 한마디를 속삭이는 은설.



- 쿵



그 한마디에 최고은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하다.



“...”



“팀장님... 팀장님. 이제 다시 발표 시작하셔야죠.”



시간이 다 됐는데 멍하니 앉아 있는 최고은의 모습에 박혜수 주임이 황급하게 다가온다.



“아.., 그래요. 벌써 시간이. 고마워요. 박주임.”



“그... 그럼 다시 성과보고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눈에 띄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최고은. 그녀는 다시 침착하게 발표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정갈하게 빗어 위로 묶은 머리, 주름 하나 없는 매끈한 이마에는 송송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최고은의 발표를 듣고 있는 은설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회의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