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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화 >





최고은이 싫다. 회의장에 앉아 그녀의 발표를 지켜보는 은설의 속마음이었다. 표정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삐딱하게 꼰 다리와 팔짱을 낀 자세에서 그녀에 대한 적개심이 드러난다.



‘흥! 입만 살아서는.’



평소처럼 막힘없이 발표를 진행하는 최고은. 괜히 발표내용에 대해 트집을 잡아보지만 사실 은설도 알고 있었다. 발표뿐만 아니라 내용 역시 훌륭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무리 찾으려고 해봐도 흠잡을 곳 하나 없는 완벽한 발표였다.



회의장을 꽉 채운 임원들의 기에 눌릴 법도 한데, 그리고 방금까지 자신에게 괴롭힘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자세는 평소처럼 흔들림 없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싫어진 걸까?’



발표에 대한 트집 잡기를 그만둔 은설은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당연히 현우를 자신에게서 빼앗아 갔기 때문이다. 그녀도 이제 자존심이 상하지만 순순히 인정하기로 했다. 현우가 자신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하아... 정말. 나는 생각도 안 해주고. 다른 여자와 뒹구는데도...’



최고은의 오피스텔까지 몰래 뒤를 밟았던 은설은 악몽 같은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이마에 힘을 준다. 문밖에서 두 사람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느꼈던 처참한 기분은 그녀의 머릿속에 완전히 각인되어 있었다.



현우에 대한 감정은 업무시스템의 조작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사실 사람의 감정이란 복잡미묘해서 이제는 뭐가 이유고 결과인지 모를 정도로 현우에 대한 [애정]은 은설 안에서 커져 버렸다.



그런 그에 대한 [애정]이 늘어날수록 최고은에 대한 미움도 동시에 커져만 간다.



객관적인 지표에서조차 은설은 최고은에게 완패였다.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신입사원부터 발버둥 쳐 봤지만 자신과는 비교될 수 없는 그녀의 업무 능력.



이미 핵심부서의 팀장을 맡은 최고은과 한낱 대리에 불과한 자신. 그 격차는 좁혀질 수 없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외모로도...인정하기 싫지만.’



얼굴과 몸매 역시 자신보다도 남자들이 더 좋아하는 타입이다. 왜 남자들은 저렇게 무식하게 커다란 가슴에 환장하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녀가 이길 수 있는 것은 나이 정도인데, 이것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33살의 최고은의 나이를 지적하기에 은설 자신 역시도 28. 30대가 얼마 남지 않는 적지 않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이대리를 최고은에게서 떨어트려 놓을까?’



- 절레절레



은설은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자기만 봐 달라고 다른 여직원들을 떼어 놓으려는 노력을 안 해본 것이 아니다. 서진아 때도 그랬지만 괜히 그에게 질투를 부리다가 오히려 자신이 더 현우에게 시달렸다.



“하아...”



워크샵 때도 그렇고 그에게 당한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오르자 은설은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그리고 그의 평소 행실을 생각해보면 여기서 더 질척거리다가 버려질지도 모른다.



이미 최고은과도 깊은 관계인데 귀찮게 하는 자신 따위... 충분히 버려질 수 있었다. 자존심 상하지만 은설은 그에게 버려지고 싶지 않았다. 최고은과 그가 깊은 관계임을 알면서도 현우 옆에 계속 남아 있고 싶었다.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갈 곳을 잃은 자신의 질투와 분노를 최고은에게 푸는 것뿐이었다.



* * *



“이상으로 금일 발표를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짝짝짝짝



‘하아...’



중간에 큰 고비가 있었지만 다행히 별문제 없이 발표를 마무리한 최고은은 그제야 조금 긴장을 푼다.



- 힐끔



눈동자만 살짝 돌려 은대리가 앉아 있던 자리를 쳐다보는데, 그녀는 이미 회의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은대리는 왜 이렇게 날 싫어하는 걸까?’



알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적개심. 쓸데없는 고민을 혼자 끙끙 앓는 것은 질색인 최고은은 조금이라도 빨리 그녀와 자신 사이에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 하고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단 말이야.’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입사 후에 누구보다도 많은 성과를 거둔 최고은이었지만, 단 한 번도 성과에 대한 보상을 공정하게 하지 않는 적이 없었다. 항상 가장 오랫동안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킨 것도 자신이었고, 누구보다도 많은 기여를 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직원들에게 야근을 강요하거나, 과도한 업무지시, 갑질을 해본 적도 없었다.



답답하면 그냥 자기가 하는 것이 최고은의 스타일이었고, 부족한 직원에게 조금은 직설적으로 잘못을 지적하긴 했지만 끝까지 함께 이끌고 갔던 그녀였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은설이 자신을 이렇게 싫어하는지 최고은은 알 수가 없다.



은설이나 그녀의 동기들, 그녀의 팀원들에게도 뭔가 해를 입힌 적은 없었다. 승진 역시 최고은은 항상 특별승진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승진한다고 다른 승진을 할 직원이 불이익을 받은 적도 없다.



업무가 아니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직원도 없어서, 회사일 외에 다른 이유로 감정이 상할 일도 없을 것이다.



- 벌떡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던 최고은은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신경질적으로 의자에서 일어난다.



복잡한 생각을 해서인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그녀는 오피스텔로 향한다.



* * *



다음 날.



어깨를 주무르는 어제의 행동은 귀여운 애교였을 정도로, 최고은은 악의 섞인 스킨쉽(?)을 고스란히 받아 내야만 했다.



- 또각또각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 최고은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복잡한 인파를 확인하고는 운동도 할 겸 계단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는데,



- 꾸욱



“히익!”



어느새 자신의 뒤를 쫓아 온 은설은 절대절대 고의가 아니라면 터치할 수 없는 자신의 엉덩이 사이 정중앙 부분을 장난스럽게 손끝으로 쿡 하고 찌른다.



덕분에 항문에 삽입된 애널 플러그가 그녀의 속살을 자극하며, 자신도 모르게 추잡한 신음소리를 토해낸다.



“이게 뭐하는 짓이죠? 은대리?”



어제의 안마는 의도야 어떠하던 지금처럼 노골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은설의 행동에 최고은은 더 이상 참지 않는다. 날카로운 그녀의 눈빛이 은설을 압박한다.



“흥!”



하지만 그런 눈빛이 가소롭다는 듯 받아친 은설은 다시 한번 최고은의 엉덩이를 자극한다.



“뭐하는 짓이요? 그럼 최팀장님이야 말로 뭐하는 짓이죠. 이게?”



- 꾸욱



“하으읏...”



계단 아래에 있는 은설에게 속수무책으로 자신의 중요 부위를 공략당하는 최고은.



아까보다 강한 은설의 손힘에



- 꽈악



다리의 힘이 풀린 최고은은 옆에 놓인 계단 손잡이를 힘껏 붙잡는다. 그렇지 않으면 주저앉아버릴 정도로 속살에 가해지는 자극은 강렬했다.



“팀장님이 회사에서 엉덩이에 이런 걸 끼우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다니는 변태라는 사실을 직원들이 알면 어떨까요?”



“당...당장...힉! 그...그만...하윽...그만 두지 않으면...하으응!”



햇수로는 10년. 23살에 갓 대학교를 졸업한 그녀가 회사에서 보낸 시간이다. 자신의 20대를 온전히 바친 회사. 체력관리를 위한 수영을 제외하고는 항상 일만을 생각했던 워커홀릭.



지금에 최고은에게 회사는 삶의 전부였다.



최근에 현우가 그녀의 마음속에서 비중을 급격하게 늘리곤 있지만, 아직도 그녀에게 직장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 정도의 하찮은 일로 자신이 쌓아온 회사에서의 인망과 명성, 팀장이라는 직책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 때문일까? 은설의 협박에 최고은의 카리스마 넘치던 표정이 단번에 무너진다.



“호호호. 그만두지 않으면요? 절 어떻게 하시려구요? 최.팀.장.님. 네?”



- 스윽



최고은의 기세가 꺾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은설은 이제는 대놓고 그녀의 스커트를 허리 위로 뒤집어 깐다.



현우와의 내기 이후로 탐스러운 엉덩이를 훤히 드러내는 T팬티를 계속 입어야 했던 최고은. 검은색 망사 T팬티 옆으로 드러난 탐스러운 맨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안...돼...”



최고은이 올라간 스커트를 다시 내리려고 손에 힘을 줘보지만, 자신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인 애널을 은설에게 내준 탓일까?



“하읏...크으읏...”



자꾸만 몸에 힘이 빠진다. 부르르 떨리는 허벅지. 풀려버린 다리 때문에 두 손으로는 계단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 화악



스커트를 위로 올린 은설은 저항하지 못하는 최고은의 팬티마저 무릎까지 단숨에 벗겨버린다.



“그...그만 둬... 정말... 더 이상은...하윽...”



자신만큼이나 얇은 허리와 대비되는 풍만한 골반, 육덕질 정도로 탐스러운 복숭아 모양의 둔부와 탄탄한 허벅지. 필라테스로 여성스러운 몸선을 가꾼 은설과는 다르게 수영으로 만들어진 최고은의 굴곡진 탄탄한 바디가 은설의 눈앞에 완전히 드러난다.



거기에 탈동양인급 대문자 S라인까지 더해지며... 남자라면 정신을 차리지 못할 공격적인 몸매가 완성되었다.



“흥! 짜증나. 정말.”



타고나길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의 몸매. 은설은 자신이 노력한다고 해서 만들 수 없는 최고은의 매력적인 라인에 질투심이 난다.



오히려 최고은은 평소 자신의 무식해 보이는 몸매보다는 늘씬하게 뻗은 은설의 몸선이 더 예쁘다고 생각했었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상반된 생각을 알 리가 없었다.



질투심에 화신이 된 은설은 최고은의 탐스러운 엉덩이 사이에 박혀 있는 하트모양의 보라색 비즈장식을 노려본다. 그리곤,



“천박하게 엉덩이에 이런 걸 꼽고는 헐떡거리면서... 혼자 잘난 척 하지 말란 말이얏!”



- 쭈으으윽



손잡이를 잡고는 힘을 줘 애널 플러그를 밖으로 빼낸다.



애널 플러그를 꽉 물고 있던 최고은의 속살이 함께 딸려 나오며, 음탕한 사운드가 계단실에 울려 퍼진다. 안쪽의 속살 역시 보짓살과 똑같은 선명한 핑크빛이었다.



“하아아아앙!”



평소 허스키한 최고은의 목소리와는 다른 달뜬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평소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천박한 목소리였다.



‘너무...예민해...’



사실 최고은은 아직 초심자다. 이제 막 가장 작은 사이즈의 애널 플러그로 개발하기 시작한 뉴비 중에 뉴비.



때문에 자칫 항문이 찢어지거나 고통을 느낄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데, 그 사실을 은설이 알 리가 없었다. 물론 그녀를 배려할 마음도 없었고.



- 푸욱 푹푹



은설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애널 플러그를 최고은의 항문에 뺏다 넣었다 반복하길 시작한다.



“학! 하악! 하으읏!”



다행인지(?) 최고은은 고통은커녕 지독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앞쪽과는 다른, 애널 플러그가 밖으로 빠져나갈 때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시원한 배설감과 찌릿한 쾌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안돼안돼! 더 이상은 안돼!’



수치스러웠다. 같은 여직원이지만 하반신을 완전히 노출한 채로 자신의 더러운 곳을... 마구 괴롭힘 당하고 있었다. 심지어 여긴 회사였다.



다른 누군가가 계단실로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지 최고은은 질끈 두 눈을 감는다.



[사용자 최고은의 프라이드가 2 감소합니다.]

[사용자 최고은의 프라이드가 2 감소합니다.]

...

...



그 최고은조차 버티기 힘들었는지 그녀의 [프라이드]가 마구 떡락한다. 현우가 조금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면, 그녀의 변화를 곧바로 감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지금 이병주 앞에서 서진아를 따먹는데 완전히 정신이 뺏겨 있는 상황이었다. 최고은을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크읏...끄으윽...”



- 찔걱찔걱



한계였다. 이미 가버려도 한참 전에 가버렸을 최고은이었지만, 은설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간신히 참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 시간문제였다.



- 부르르릇



“하읏! 하아앙! 아읏! 아아아아앙!”



- 꽈악



계단 손잡이를 움켜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허리가 활처럼 아래쪽으로 휘며, 안 그래도 커다란 둔부가 더욱 강조된다.



최고은은 그렇게 처음 자신의 성향인 [애널]로 절정을 느꼈다. 오르가즘의 여운일까? 국화모양의 핑크빛 항문이 연신 움찔움찔 떨리는 모습을 은설에게 그대로 드러낸다.



입을 꽉 다물고 있긴 하지만 아래쪽에 포동포봉한 탐스러운 보짓살에서는 연신 끈적한 애액을 토해내고 있었다.



얼마나 최고은이 흥분했었는지 허벅지를 적신 애액은 무릎 사이에 걸쳐져 있는 T팬티까지 축축하게 적셔 놓았다.



“하하하... 천박해...정말.”



애널로 가버리는 최고은의 모습을 눈앞에서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은설. 자신 앞에서 그토록 카리스마 넘치던 최고은이 완전히 가버리자 묘한 승리감과 허무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 툭



은설의 손에서 떨어진 애널 플러그가 계단실 바닥에서 힘없이 나뒹군다.



- 또각또각또각



그녀는 더 이상 볼일이 없는지 아직도 몸을 떨어대는 최고은을 내버려 둔 채 계단실을 빠져나간다.



“하아...하아하아...”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맨 엉덩이를 위쪽으로 치켜든 채로 최고은은 은설이 사라진 뒤에도 한동안 계속 계단 손잡이를 부여잡고 거침 숨결을 토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