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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화 >





- 우우우웅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으로 향한다.



본관 지하 1층. 지하주차장과 연결된 탓에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의 출입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



- 끼이익



최고은은 지하 1층 여자 화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곳에는 먼저 도착한 은대리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팔짱을 낀 채, 싸늘한 눈빛으로 최고은을 쳐다보는 은설.



그녀는 오늘도 역시 최고은은 호출했다. 어제 현우에게 오피스텔에서 잔뜩 괴롭혀진 탓에 어느 정도 기분은 풀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고은을 용서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절대 자신의 명령을 거절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또각또각



어제 현우와 은설이 함께 회사를 빠져나가는 장면을 목격한 최고은은 복잡한 마음에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녀답다고 할까? 고민은 깊었지만 결정은 빨랐다. 최고은은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정리했다.



‘이대리를... 포기하고 싶진 않아.’



시작은 업무시스템의 조작이었지만 은설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현우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몸까지 섞은 탓일까?



[심리 메시지]

팀원 이현우에 대한 [애정] - 증폭 활성화



현우에 대한 마음이 생각보다 더 커져 있었다.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는 것조차 용서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확실히 결심을 내리고 나자, 최고은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은설 역시 자신과 같은 마음일까?



‘그래서 나를 이렇게 싫어하는 것이겠지.’



은 대리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잘못이라면 나이도 많은 주제에 둘 사이에 끼어든 자신이겠지. 그렇기에 최고은은 감내한다.



- 스윽



고개를 들어, 싸늘한 표정의 은설과 눈을 마주한다.



“그럼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해요. 은대리”



앞으로의 괴롭힘을 묵묵히 받아드리려는 최고은은 표정은 평온하기만 하다. 다른 직원들에게 폭로하는 것도 두렵지만, 이대리를 잃는 것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그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 팀장의 직책을 지키기 위해 이것은 자신이 견뎌내야 할 것이었다. [멘탈] 수치 10. 그녀의 각오는 앞으로 닥칠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최고은은 그런 여자였다.



“흥!”



그런 그녀의 모습이 은설의 심기를 건드린다.



‘부하 직원한테 꼬리 친 주제에 뭐가 이렇게 당당한거야?’



- 화악



은설은 신경질적으로 최고은의 스커트를 허리 위로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그리고 팬티 안쪽에 천박하게 삽입되어 있는 애널 플러그를 거침없이 누른다.



- 푸욱



“흐읏....흣...하아...”



- 부르르



그 충격에 최고은의 몸이 살며시 떨린다. 그리고,



- 쭈우욱



애널 플러그의 손잡이를 잡고는 거침없이 밖으로 빼내는 은설. 속살이 딸려 나오는 추잡한 소리가 화장실 안을 가득 채운다.



“흐윽....흑...흐으읏...”



눈앞이 순식간에 하얗게 전멸할 정도로 저릿한 자극이 최고은을 덮친다. 그러나 그녀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터져 나오려는 신음소리를 참아낸다.



며칠째 계속 몸 안에 있었던 탓일까? 이제는 힘들지만 간신히 참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상태였다.



‘자기가 뭐 그렇게 대단해? 그럼... 이것도 참아보시지.’



- 포옹



“하응?”



화장실 세면대를 두 손으로 지지한 채 은설의 괴롭힘를 대비하고 있던 최고은은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느낌에 약간은 허탈한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화장실을 울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항문 안쪽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왜...지?’



오늘은 여기서 그만 끝내려는 것일까? 방금까지의 싸늘한 눈동자는 그럴 거 같지 않았는데.



“이제 끝난건...히이익!”



- 푸욱



잠시 긴장을 푼 최고은은 마치 항문이 찢어질 듯, 방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잠...잠깐...하으읏! 흑! 하앗!”



뭔가 이상하다. 분명 뺀 것을 다시 넣었을 텐데, 자극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방금까지 초연하게 은설의 괴롭힘을 받아드리려 했던 최고은의 얼굴이 고통과 야릇한 쾌감, 수치심에 일그러진다.



“흥! 최팀장님. 방금까지 그렇게 자신만만하시더니 겨우 이것도 못 참아요?”



현우가 처음 최고은의 엉덩이에 꽂았던 애널 플러그가 초심자용인 가장 작은 사이즈였다면, 은설은 똑같이 보라색의 큐빅이 하트모양으로 장식된 천박한 애널 플러그를 그녀의 엉덩이에 꽂아 넣었다.



그러나 안쪽의 사이즈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화장실 바닥에 굴러다니는, 방금까지 최고은의 엉덩이에 들어가 있던 애널 플러그가 소(小) 였다면 은설이 준비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그것보다는 두 배는 더 큰 대(大) 사이즈였다.



현우는 여직원 별로 괴롭히기 위해 똑같은 성인용품을 몇 개씩 구매했었다. 덕분에 은설은 그의 손에 의해 자신의 엉덩이에 박혀야 할 애널 플러그를 상자에서 꺼내와 최고은의 항문을 쑤시는데 사용하고 있었다.



- 푸욱푹푹



소(小) 사이즈에 간신히 적응되었던 최고은의 엉덩이에 그것보다 2배는 커다란 사이즈의 애널 플러그가 넣었다 빠지길 반복한다.



“크읏...그...그만...하으응! 아응! 아아앙!”



의식이 흐려질 정도로 아찔한 자극이 느껴진다. 무표정한 얼굴로 거침없는 자신의 항문을 쑤셔대는 은설의 손놀림에 최고은은 방금까지 각오했던 초연한 의지가 완전히 꺾여버렸음을 느낀다.



“그마앙...하아앙...제바알...그마앙...”



자존심이고 뭐고 엉덩이가 타는 듯한 자극에 최고은은 은설에게 애원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정도로 멈출 은설이 아니었다. 지금이 본때를 보여줘야 할 때였다.



‘흥! 잘난척 하더니. 결국 이게 당신의 본 모습이야.’



엉덩이가 완전히 드러날 정도로 허리까지 올라간 스커트, 야릇한 T팬티를 옆으로 젖힌 채, 보지도 아닌 애널을 괴롭힘 당하며, 천박한 신음소리를 내뱉는 최고은.



얼마나 자극이 심했는지 온몸에서 흘린 땀이 목덜미와 가슴, 허벅지와 엉덩이를 적시며 야릇함이 더해진다. 최고은의 카리스마탓에 감춰져 있던 농염하게 익은 그녀의 신체가 완전히 본모습을 드러낸다.



- 찌걱찌걱찌걱



“안돼...하으응...더이상...안돼에에...하아아아아아아앙!”



은설에 계속된 손놀림에 최고은은 5분도 채 되지 않아 완전히 굴복해버리고 만다.



- 푸슛



물총처럼 애액을 탐스러운 보짓살 사이에서 토해내며 격렬하게 가버리는 그녀. 밖에 누가 지나가면 어쩌려고 최고은은 신음 아니 비명에 가까운 천박한 소리를 질러낸다.



“호호호호호”



그렇게 기고만장한 표정을 하더니 자신의 손에 완전히 가버린 최고은의 모습을 보며 은설은 비웃음을 터트린다. 범접할 수 없는 철인 같았던 최고은도 알고 보면 결국 천박하게 애널로 가버리는 변태녀에 불과했다.



평소 자신의 우상과도 같았던 그녀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은설은 우월감과 동시에 통쾌한 정복감을 느낀다.



- 쏴아아아



- 또각또각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고은이 완전히 가버린 모습에 충분히 만족스러웠는지, 은설은 세면대에서 손을 씻은 뒤 화장실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하아하아...하아앙...”



홀로 남겨진 최고은은 한동안 계속 세면대에 머리를 처박은 채 절정의 여운에 헐떡거려야만 했다.



왜 자신은 천박하게 애널을 괴롭힘당하며 느껴버리는 걸까? 이런 음탕한 몸이 오늘따라 원망스러워지는 그녀였다.



조금 진정이 된 뒤, 최고은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팬티와 스커트를 정돈한 뒤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느낌이...완전히 달라.’



손잡이 부분에 장식이 똑같은 탓에 은설이 다른 사이즈로 바꿨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 최고은은 자신의 안쪽을 꽉 채우는 이물감에



- 쩔뚝쩔뚝



제대로 걷지 못하고 두 손으로 벽을 부여잡은 채,



“하읏...하아앗...하아하아...”



야릇한 신음소리를 뱉어대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 * *



‘무슨 일이 있나?’



평소와 다르게 자리를 오랫동안 비운 최고은. 그녀의 성격을 잘 아는 현우는 빈자리를 바라보며 의문을 품는다.



-또각...또각



그때 천천히 자리로 돌아오는 최고은. 어쩐지 그녀답지 않게 힘이 없는 표정이다.



‘오늘은 팀장님 오피스텔에 같이 갈까?’



어제는 그녀의 거부로 은설과 오랜만에 한바탕 뒹굴었다. [진성M]의 은설은 여전히 묶인 채로 몸 여기저기를 스팽킹 당하며 잔뜩 가버렸다.



풀이 죽은 최고은의 모습을 보니 은설과 밤새도록 뒹군 어제의 일이 약간 미안해진 현우였다.



“오늘 집까지 데려다 드릴까요?”



퇴근 시간이 지나고 사무실에서 최고은과 둘만이 남았을 때, 현우는 조용히 그녀에게 묻는다.



“...그래. 가자.”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차를 타고 회사를 빠져나간다.



* * *



- 삐비빅



도어락을 열고 들어가는 현우와 최고은. 언제나처럼 현우가 기다릴 것도 없이 그녀를 덮치려는데,



“그런데 말이야. 이대리.”



착 깔린 낮은 목소리로 현우를 부르는 최고은.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현우도 살짝 긴장한다.



[사용자 최고은의 애정도가 1 하락합니다.]

[사용자 최고은의 애정도가 1 하락합니다.]

...

...



‘뭐...뭐야?’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녀의 [애정도]가 마구 떨어진다. [심리 메시지]를 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 현우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최고은은 어제 분명히 스스로 다짐했는데, 막상 현우의 얼굴을 마주하니 은설과 함께 사무실을 나간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질투심에, 실망감에 현우가 원망스럽다.



평생 자신은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별수 없구나...’



최고은 역시 남자 때문에 설레고, 슬프고, 질투도 하는 평범한 여자였다.



그러나 찝찝함을 남기고 싶지 않은 그녀는 현우에게 묻는다. 모르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이미 알게 된 사실이다.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만 했다.



“어제 봤어. 은대리랑 같이 들어가는 모습.”



“...”



‘좆댔다...’



남녀관계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최고은이여서일까? 사실 현우는 그녀에게 다른 여직원과의 관계를 들킬 줄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날카로운 최고은의 눈빛에 현우는 뭔가 변명을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 이런... 사람이었지.’



품 안에서 앙앙거리는 모습을 자주 본 탓일까? 현우는 최고은의 본 모습을 잊고 있었다. 그녀의 기에 완전히 눌린 현우는 숨이 턱턱 막힌다.



‘뭐라고 변명하지?’



사실 변명을 할 것도 없었다. 완벽하게 현장을 걸려 버렸는데 무슨 변명이란 말인가.



[사용자 최고은의 애정도가 1 하락합니다.]



지금 순간에도 그녀의 [애정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었다. 뭐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정말 최고은과의 [연인 관계]가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에라이 시발...’



그 절박함에 현우는 되는대로 헛소리를 내뱉기 시작한다. 이판사판이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그녀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



“팀...팀장님도 아시죠? 제가... 좀 다른 남자들과 다르다는걸.”



“뭐가 다른데?”



“그...그 밤새도록 하잖아요!”



“아...”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던 최고은은 지치지도 않고 수십 번 넘게 자신의 몸에 정액을 뿌려대던 현우의 모습이 떠올라 살짝 얼굴이 붉어진다.



“그...그게 지금 이거랑 뭔 상관이지?”



“사실... 이게 정력이 강한 만큼 정기적으로 빼내지 않으면... 문제가 생겨서...”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헛소리를 하려니 버벅버벅 말을 더듬거리는 현우.



“결론은 은대리가 어쩔 수 없이 그...그걸 도와준 거라고?”



“네네! 맞아요! 맞아!”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더니 정성스러운 현우의 개소리를 그래도 최고은은 어느 정도 알아들은 듯했다.



자신에 대한 [애정]을 업무시스템으로 증폭하긴 했지만, 그게 곧 신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은설의 경우에도 그랬지만 그녀는 끊임없이 현우의 행동을 의심하고 구속하려고 했었다.



“알았어. 믿을게.”



‘휴우...살았다.’



경고음처럼 계속 떨어지던 최고은의 [애정도]가 다행히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최고은은 자신의 말을 믿는 걸까? 아무리 남자경험이 없었다곤 해도 상식적으로 전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물론 최고은은 현우의 변명을 믿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은 그의 외도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의 변명에서 무언가를 떠올린다.



현우가 자신만을 바라보게 할 방법을 말이다.



“그럼 내가 항상 해결해 주면... 앞으로 은대리한테 안가는 거지?”



‘어라?’



“그...그렇겠죠? 그...그럼 갈 필요가 없으니까요?”



“알겠어.”



뭔가 결심하는 듯한 최고은의 표정에 현우는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