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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4화 > 팀 워크샵 (7)





- 챙



소주잔이 연신 허공에서 부딪치며 맑은소리를 만들어 낸다. 지치지도 않는지 술잔은 연신 채워졌다 비워지길 반복한다.



연거푸 팀원들이 준 잔을 받아 마신 탓일까? 최고은은 자신의 주량을 넘어, 취기가 잔뜩 올라온 상태였다.



“어...”



‘이대리는 어디갔지?’



언제 사라졌는지 현우가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다. 최고은은 화장실도 갈 겸 그를 찾으려 자리에서 일어난다.



“팀장니임... 설마 벌써 들어가시려는 건 아니죠?”



그때 옆자리의 박주임이 그녀에게 팔짱을 끼며 매달린다.



“아...아니 잠깐 화장실에.”



“갈 땐 가시더라도 짠 한 번만 더 해요? 네?”



“크읏...”



결국 소주잔을 완전히 비우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팀장이 되고서는 절대 잦은 회식과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을 것을 다짐한 그녀였지만, 오히려 팀원들에게 술을 강요당하는 이상한 상황이 되었다.



물론 수평적이고 격조없는 팀 분위기가 최고은이 목표로 하던 조직문화였지만 오늘 술자리에서는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으읏...”



속이 울렁거리고 지끈지끈한 두통이 밀려온다. 초인적인 의지로 화장실에서 나와 현우의 방과 숙소 주변을 살펴보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아... 안되겠어.’



한계였다.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최고은은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기절하듯 쓰러진다. 몸을 감싸는 매트릭스의 포근함에 그녀는 곧바로 잠에 빠진다.



* * *



‘으으...답답해...’



몸을 조이는 듯한 알 수 없는 답답함에 잠에서 깬 최고은.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숙취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우웁? 웁웁!”



이물감이 느껴진다. 사탕처럼 동글한 물체가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 철컹철컹



손으로 입에 물린 재갈을 벗기려고 했지만 최고은의 팔 역시 무언가에 묶인 듯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눈에도 안대가 씌워져 있는지 완전히 깜깜한 어둠이었다.



그녀는 눈과 입은 물론 손발이 구속당했다는 사실을 깨닫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



“우웁! 웁웁! 우우웁!”



- 철컹철컹



절박한 심정으로 마구 발버둥 처 보지만 섬뜩한 금속음만 귓가에 들려온다.



‘분명... 숙소에서 잠이 들었는데’



두려웠다. 아무리 최고은이 냉정하고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지만 납치라도 당한 듯 온몸이 구속된 상태에서는 침착함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취할 정도로 술까지 마신 상태.



- 스르륵



스커트가 벗겨졌는지 갑자기 서늘한 감촉이 아래쪽에서 느껴진다.



“우웁!웁웁웁!”

- 철컹철컹



다시 한번 몸을 마구 흔들어 저항해보지만 소용없다.



- 툭 투둑

- 흠칫



블라우스까지 벗겼는지 상체에도 살짝 차가운 공기가 느껴진다.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팀장님. 저에요.”



그때 귓가에 작게 들리는 섬뜩한 목소리. 분명 그것은 며칠 전에도 자신을 화장실에서 괴롭히던 은설이었다.



“우웁! 웁웁!”



‘은대리가 왜...’



그녀가 왜 여기에 있지? 회사에서 수백킬로가 떨어진 동해의 풀빌라인데. 그리고 어떻게 자신의 방에 들어온 걸까? 최고은의 의문은 깊어져만 간다.



“왜 이렇게 발버둥 치세요? 누가 오면 어쩌려고요. 팀장님.”



은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최고은의 저항은 더욱 거세진다. 분명 그녀의 행동은 선을 넘었다. 현우를 두고 은설이 느끼는 질투심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건 정말 명백한 범죄였다.



“하아... 정말.”



- 콸콸콸



“우우웁!!!”



입안으로 알 수 없는 액체가 침입한다. 최고은이 혀를 굴려 확인해보니 볼 모양에 재갈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그 틈새로 무언가가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써...설마...술?’



은설은 자신의 입에 술을 들이붓고 있었다. 그러나 온몸이 구속된 탓에 최고은은 어쩔 수 없이



- 꿀꺽꿀꺽



입안의 술을 삼켜야만 했다. 도수가 높은 양주일까? 식도가 타는 듯 뜨겁다. 이미 팀원들과의 술자리로 만취된 최고은의 정신이 점점 더 흐려진다.



‘안...돼에...’



속옷까지 전부 벗겨지는 감촉을 끝으로 그녀의 의식이 끊어진다.



* * *



평소 굳게 다물어져 있던 입술이 잔뜩 벌어진 채로 최고은의 입가에는 칠칠치 못하게 자신이 쏟아부은 위스키가 잔뜩 묻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재갈은 물론 안대까지 씌워져 있었다. 침대 모서리 기둥에 수갑의 한쪽을 채운 채로 반대편에는 최고은의 손과 발을 묶어 두었다.



SM플레이용 수갑이었지만 꽤 견고하게 제작되었는지, 최고은의 거친 몸부림에도 그녀의 몸을 꽉 붙잡고 있었다.



“흥!”



그 상태에서 자신의 손에 의해 완전히 발가벗겨진 최고은. 은설은 같은 여자가 봐도 아름다운 그녀의 몸매에 질투를 느낀다.



누워있음에도 불구하고 풍만하게 솟은 가슴과 그 중앙에 귀엽게 매달려 있는 핑크빛 유두. 그리고 커다란 유륜이 음탕함을 만들어 낸다.



선명한 십일자 복근이 드러나는 복부와 얇은 허리에서 드라마틱하게 넓어지는 골반. 탄탄한 허벅지와 깊게 파인 기립근까지.



콜라병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그녀의 몸매는 백인의 피라도 섞인 혼혈인지, 완전히 탈동양적이었다.



‘짜증나.’



은설은 현우의 호출에 단숨에 이곳까지 달려왔다. 택시비만 몇십만 원이 깨졌지만 그답지 않게 예약한 로맨틱한 숙소와 금토일 주말 내내 단둘만의 뜨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렇게 경건한 마음으로 샤워를 마치고 어느 때보다 공들여 메이크업까지 했다. 그리고 현우의 취향인 야릇한 슬립까지 걸친 채로 욕실에서 나왔다.



“꺅!”



현우가 언제라도 들어올 수 있게 현관문을 살짝 열어두었던 은설이었다. 그러나 침대에 누워있는 불청객은 그토록 기다리던 현우가 아니라 자신이 증오해 마지않는 최고은이었다.



‘최 팀장이 여길 왜...’



“아!”



눈치 빠른 그녀답게 단숨에 머릿속에서 퍼즐이 풀린다.



아까 오후부터 로그아웃되어 있던 현우를 비롯한 조직혁신TF팀원들의 메신저. 오늘은 그들의 워크샵이 있는 날임을 은설은 깨닫는다.



현우는 자신과 단둘이 여행을 보낼 마음이 전혀 없었다. 단지 최고은이 있는 팀 워크샵에 겸사겸사 자신을 호출한 것이었다.



- 까드득



자신이 오늘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에 은설의 입가에서 섬뜩한 소리가 난다.



원래라면 현우를 향한 분노였다. 그러나 예전처럼 질투를 부리다가 그에게 버림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은설은 그에게 화를 낼 수도 없다.



결국 비참한 심정이지만 그의 외도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 자존심 따위는 진작에 내려놓은 은설이었다.



그러나



화까지 가라앉은 것은 아니었다. 그 갈 곳을 잃은 분노는 눈치도 없이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는 잠을 자는 최고은에게 향한다.



은설은 현우가 챙기라고 지시한 가방에서 원래라면 자신의 몸을 구속해야 할 SM도구들로 최고은의 몸을 묶기 시작한다.



항상 현우의 손에 묶이기만 했던 은설이었는데, 비록 같은 여자지만 최고은을 구속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살짝 몸이 달아오른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중간에 최고은이 정신을 차리고 저항하자 현우와 함께 분위기를 내며 마시려 준비했던 위스키를 그녀의 입에 들이부었다.



자칫 사레가 들 수도 있었을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은설은 이미 분노로 눈이 뒤집혀 버린 상태였다.



- 우우우웅



손에 든 전동딜도에 잔뜩 젤을 바른 은설.



- 푸욱



그녀는 손발이 묶인 최고은의 항문에 단숨에 딜도를 쑤셔 넣는다.



“우우우우웁!”



40도가 넘는 위스키를 잔뜩 들이킨 탓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최고은의 몸이 부르르 떨린다.



- 쩌걱쩌걱



삽입에서 멈추지 않고 은설은 딜도를 넣었다뺐다하며 최고은의 항문을 자극한다. 음탕하게 딸려 나오는 핑크빛의 속살이 그녀의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 움찔움찔



최고은의 허리가 단숨에 활처럼 휘어진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그녀의 알몸에서 강한 자극 때문인지 몽글몽글하게 땀방울이 맺힌다.



달빛 아래에서 번들번들하게 빛나는 최고은의 몸. 그리고 남자라면 절대 눈을 뗄 수 없을 환상적인 자태였다. 몸의 떨림과 함께 풍만한 가슴이 연신 위아래로 출렁인다.



“푸훗.”



천박한 최고은의 움직임에 은설은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렇게라도 그녀를 괴롭히니 화가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다.



‘이제... 그만 할까.’



마음이 조금 약해지려는 찰나. 최고은의 오피스텔 문 앞에 쭈그려 앉아 들었던 현우와 그녀의 달뜬 신음소리가 떠오른다. 은설은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잠시 가라앉은 감정이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온다.



- 뒤적뒤적



결국 현우의 가방에서 은설은 두 번째 딜도를 꺼내 손에 든다.



- 푸우욱



“우우우우웁! 웁웁! 우우우웁!”



항문에 이어 입을 뻐끔거리던 핑크빛 보짓살에도 딜도가 삽입된다.



최고은은 잔뜩 취한 상태였지만, 감각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눈이 가려진 탓일까? 평소보다 더욱 예민해진 상태였다.



결국 그녀는 연신 몸을 꼬아대며 비명도 시원하게 지르지 못하고 애처롭게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



- 쩌걱쩌걱찌이걱



은설의 두 손이 쉼 없이 움직인다. 아래쪽 항문에서 딜도가 빠지는 것과 동시에 위쪽의 보지 구멍에 딜도가 채워진다.



번갈아 가며 보지와 애널을 쑤셔대는 격렬한 딜도의 삽입에 최고은의 몸은 작살에 맞은 물고기처럼 연신 부르르 떨어댄다.



- 우우우웅



진동세기 역시 MAX로 한 덕분에 자극은 곱절로 강하게 느껴진다.



완벽한 대칭을 이루던 보짓살은 천박하게 벌어진 채로 애액을 마구 쏟아낸다. 흘러내린 애액이 항문을 적신 뒤 하얀 침대보를 더럽힌다.



‘조금만...조금만 더...’



분이 조금이라도 더 풀릴 때까지만 최고은을 괴롭히자고 생각하는 은설이었다. 그 때,



- 삐비익

- 덜컹



최고은이 들어오면서 자동으로 잠긴 숙소의 문이 열린다.



* * *



한참을 최고은을 찾아 헤매던 현우의 눈앞에 상상도 못 한 장면이 펼쳐진다.



‘이거...였나?’



은설의 숙소에 들어온 그의 눈에 발가벗겨진 채로 묶여있는 최고은과 그 아래에서 연신 딜도를 쑤셔대는 은설의 모습이 보인다.



[사용자 : 최고은]

[만족도 : 10/10] [애정도 : 10/10] [프라이드 : 0/10]



어느 순간부터 계속해서 떨어져 있는 상태를 유지하던 그녀의 [프라이드]. 현우조차 그 원인을 몰랐었는데, 범인은 은설이었다.



‘어쩐지...’



분명 최고은의 항문에 자신이 박아넣었던 애널플러그는 초심자용이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녀를 완전히 공략하면서 항문에서 뽑아냈던 애널플러그는 자신이 샀던 것 중에 가장 큰 사이즈였다.



자신이 아니라면 지금 최고은을 묶어놓고 괴롭히는 은설 밖에 용의자는 없었다.



‘아니... 이정도면 괴롭힘이 아니라 조교인가?’



앞구멍도 처녀였던 최고은의 항문은 당연히 단 한 차례도 타인의 손이 닿지 않은 순결한 곳이었다. 그 때문에 처음부터 무리해서 커다란 사이즈를 넣었다가는 살이 찢어질지도 몰랐다.



그래서 현우는 가장 작은 사이즈부터 시작했던 것이었는데,



‘쟤는 나 몰래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은설이 최고은의 항문에 가장 큰 사이즈의 애널 플러그를 쑤셔 넣은 범인이었다. 단번에 그럴 순 없을 것이고...



‘최소 한 번 이상 둘이 만났던 거야.’



현우는 은설의 괴롭힘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음을 깨닫는다.



“이...이대리님...”



자신의 등 뒤에 서 있는 현우의 모습을 본 은설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마구 떨린다.



“그게...이게 말이에요...그...”



얼마나 당황했는지 자신감 넘치는 그녀답지 않게 말까지 더듬는다.



“변명 따위를 늘어놓을 거면 됐어.”



현우는 이미 지퍼가 열려 있는 자신의 가방에서 도구를 꺼내기 시작한다.



- 툭



“목에 걸어.”



은설에게 가죽 재질의 초커를 건네는 현우.



“네...”



지은 죄가 있는지 그녀는 순순히 자신의 목에 초커를 찬다. 은설의 가녀린 목에 알맞게 착 감기는 초커.



현우와의 뜨거운 밤을 위해, 그녀가 착용한 속이 완전히 비치는 얇은 슬립 덕분에 아찔한 퇴폐미가 느껴진다.



- 철컥



초커의 고리에 목줄을 매다는 현우.



- 확

“하윽...”



자신의 쪽으로 줄을 당기자 은설의 몸이 딸려온다. 섹스레이로 본 그녀의 몸은 이미 온통 시뻘겋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은설이 이렇게 완벽하게 차려놓은 밥상을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다고 현우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