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1화 > 광고모델 (1)
“흐아암~”
어제까지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눈앞에 있는 풀빌라에서 여직원들과 질펀하게 3P를 즐긴 현우. 월요병인가? 다시 딱딱한 분위기의 사무실로 복귀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흐흐...”
그래도 이번 워크샵에서 얻은 성과를 떠올리자 현우는 흐뭇한 웃음이 나온다.
이제 꼴릴 때마다 서진아와 혜리를 불러 3P를 즐길 수 있었다. 은설 역시 썩 내키지는 않지만 최고은과의 동침을 허락하는 분위기였다.
새로운 업무지시도 받았다. 처음에는 페널티 때문에 압박이 심했지만 [매력] 9의 여직원을 공수해올 방법을 깨닫자 오히려 설레기만 하다.
※ 업무지시 (과장급)
[심리 메시지를 활용하여, 매력포인트 9 이상(보정 제외) 여직원을 공략완료 하세요. 업무지시일로부터 6개월 안에 완수해야 합니다.]
[성공 시 1포인트 지급]
[실패 시 파면, 모든 스탯 초기화]
[정력] 9로 섹스레이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능력을 얻은 현우는 이제 정말 [추가 포인트] 하나하나가 간절하기만 했다.
‘혹시 [체력]도?’
[정력]이 10이 됐을 때의 새로 얻을 능력도 궁금하지만, 해변에서 양아치 둘을 손쉽게 눕힌 그는 [체력]이 주는 뽕에 한껏 취해있었다.
사실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본 것이 아니겠는가? 양아치들을 때려눕히는 자신의 모습.
당장에 [정력]이 후달릴 일도 없는 데다가 섹스레이 만으로도 어떤 여자라도 잔뜩 보내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일까? 현우는 [체력]도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9까지 찍으리라 생각한다.
- 벌떡
‘아 그래. 이럴 때가 아니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현우는 망상을 멈추곤 곧바로 홍보팀의 은설을 호출한다.
* * *
회의실에 마주앉은 현우와 은설.
“하아... 안된다구요. 이대리님. 방금도 말씀드렸잖아요.”
그녀는 계속 똑같은 말을 반복한 탓인지 살짝 짜증이 난 상태였다.
“아 예산이야 더 받아오면 되잖아. 예산팀은 뭐 놀고 있냐?”
“그게 광고비로 회사에서 쓸 예산 자체가 정해져 있다니까요. 올해 예산 자체를 증액하려면 이사회를 개최해서 안건을 통과시켜야만 하는데...”
“그럼 이사회를 열어.”
“하아...이대리님도 잘 아시잖아요...”
물론 현우도 잘 알고 있다. 광고비 예산 증액이 이사회를 열 정도의 사안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그래서인지 더 짜증이 난다.
자신이 들고 온 여자 연예인 리스트. 연기력을 인정받은 개성파니 실력파 아이돌이니 이런 애들은 전부 빼고 정말 외모 위주의 연예인만 추린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 리스트에 단 한 사람도 어렵다니, 회사의 쥐꼬리만 한 광고비 예산에 한숨이 나온다.
‘그냥 확 이사회 열어버려?’
[근로계약]
1. 업무협조 - 을은 갑이 요구하는 모든 업무 관련 지시를 수행해야 한다.
남아도는 근로계약서로 팀장부터 본부장, 부사장, 사장까지 전부 설득시켜버리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사회 안건으로 광고비 증액을 올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아...”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의결이다. 공공기관인 탓에 이사회에는 중립성을 위해 정부 중앙부처의 외부인사들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 현우의 관리자 권한이 닿지 않는 사람들이다.
택도없는 안건을 들이밀었다가는 그야말로 콧방귀도 안 뀌고 부결을 때려버릴 터.
“어 안돼? 진짜 안 되냐고.”
-찌이걱 찌걱
“하윽... 잘...하응... 아시잖아요...하아...거.,.거기인...하아앙...”
마주 앉은 은설의 가랑이를 허벅지 씨름 하듯 양쪽으로 쫙 벌린 현우는 자신의 엄지발가락으로 그녀의 속살을 희롱하기 시작한다.
현우가 준비한 여배우목록을 진지하게 검토하던 그녀가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고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누가...하응...보기라도...흐읏...하며연...”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천이 거의 없는 얇은 망사 티팬티만을 착용하는 은설이었기에 치마 아래로 침입하는 현우의 엄지발가락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잘도 발가락을 이용해 꼭 다문 보짓살 위에 숨겨진 콩알만한 클리를 끄집어 내는 현우. 부드러운 혀로 살짝 핥기만 해도 온몸이 부르르 떨릴 예민한 곳을 거칠게 발끝으로 비벼댄다.
- 찌걱찌걱
“흐아앙! 하아앙! 그...그마앙...”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탓인지 회의 내내 딱딱한 표정을 하고 있던 은설의 얼굴이 칠칠치 못하게 풀려버린다.
섹스레이로 그녀의 성감대를 이미 확인한 현우. [진성M]인 탓인지 이런 하드한 플레이에 여기가 사무실 바로 옆 회의실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느껴대는 은설이었다.
- 주륵
회의내용이 쓰여있는 새하얀 A4 용지가 매혹적인 입술 사이에서 흘러내린 타액에 더럽혀진다.
“흐음...”
눈앞에 침까지 흘려대며 헐떡거리는 은설을 두고, 현우는 다른 고민 중이었다.
확실히 지금의 광고비 예산으로 무조건 [매력] 수치가 9가 넘을 것 같은 A급 여배우나 대세 아이돌 센터급과는 계약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심지어 현우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광고계약이 아니었다. 공략을 위해서는 ‘이제는 출근’에 출연시켜야 했다. 관리자 권한이 막강하긴 하지만 마법처럼 얍! 하고 최면을 걸 수는 없으니 말이다.
최소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스케줄을 비워야 하는 조건까지 추가되는 상황.
A급의 연예인들이 그렇게 스케줄이 날리도 없거니와 5배 아니 10배는 더 출연료가 들지도 모른다. 확실히 원래 계약하려고 했던 남자 아나운서보다는 수십 배로 더 예산이 필요했다.
그때 스마트폰으로 연예면 뉴스를 훑던 현우의 눈에 기사 하나가 눈에 띈다.
- CBC 기상캐스터 차수빈 프리선언!
- 아나운서들의 프리선언 열풍에 기상캐스터까지 합류?
- 차수빈 기상캐스터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 보여주고 싶어.
“뭐야 얘도 나가는 거야? 앞으로 날씨뉴스 볼 필요 없겠네.”
현우가 매일 출근준비를 하며 틀어놓는 CBC 아침뉴스. 전부 일기예보의 기상캐스터를 보기 위해서였다.
차수빈 때문에 다른 방송사에 비해 뉴스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인기는 기상캐스터 사이에서는 압도적이었다. 최근 예능에서 솔직한 모습을 몇 번 보여주고 인기를 끌더니 역시나 프리선언이 목적이었나보다.
‘잠깐?’
현우는 곧장 포털에서 차수빈을 검색한다.
미스 코리아 출신에 검증된 미모. 아침마다 날씨를 챙겨본 현우도 그녀의 [매력]이 9는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막 프리선언한 탓에 아직 몸값이 엄청 높진 않을 지도 모른다.
“차수빈. 얜 어때?”
“하앙...차...수빈...하응...이요?”
은설 역시 현우의 검지에 클리를 희롱당하는 와중에 스마트폰으로 그녀를 검색해본다.
방송국을 나간 아나운서에게는 한동안 일감을 주지 않는 것은 방송계의 관례였다. 차수빈 역시 그 때문에 한동안은 공중파에 출연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이제 막 프리선언을 한 탓에 몸값 역시 높지는 않을 것이다.
“어때? 그 최종 후보였던 박원준인가 뭐시기 프리 아나운서까지 세트로 해서 두 사람. ‘이제는 출근’에 섭외해서 회사에서 찍으면 각 나오겠는데? 프리선언 특집! 해서 말이야. 홍보효과도 괜찮을 거 같은데?”
이럴 때만 머리가 도는지 갑자기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
현우의 제안에 필요한 예산을 속으로 검토해보는 은설.
‘빈 스케줄과 몸값...’
가능하다. 막 프리선언 한 기상캐스터라 다른 일정도 없을테고, 예산도 현우가 가져온 목록의 연예인들에 비해 1/10도 안될 터. 그리고 홍보효과 역시...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하기 싫다.
분명 회사의 홍보에는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인데 마음이 전혀 내키지 않는 은설이다.
“전 괜찮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미 보고를 다 드린 내용을 바꾸기에는 설득도 힘들고...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면 시간도...”
“그런 건 신경쓰지 말고. 어쨌든 넌 오케이라는거잖아? 맞지?”
이것저것 핑계를 대보지만, 이미 결정이라도 난 듯 너무나 밝은 표정의 현우.
“...네”
“오케이. 그럼 됐네. 결재는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도대체 같은 홍보팀도 아니고 현우가 무슨 자신감인지 알 수 없는 은설이었다. 그런 그녀를 회의실에 남겨 두고 현우는 곧장 본부장실로 향한다.
[업무협조]. 현우에게는 아직 쓰지 않은 많은 근로계약서가 남아 있었다. 광고모델 선정 역시 회사의 업무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 * *
20xx년 광고모델 선정 계획 – 결재 완료.
그야말로 프리패스였다. 선정 심의회고 뭐고 복잡한 절차는 생략한 채, 현우의 의견이 전부 반영된 보고서가 하루 만에 CEO 결재까지 완료되었다.
“...”
보고서만 작성해서 올리라는 현우의 말에 코웃음을 쳤던 은설은 이 광경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어떻게...’
“은대리. 이번 광고모델 건 결재된 거 확인했지?”
“...아 네 팀장님.”
“사장님까지 그 뭐야? 오늘도 출근인가?”
“이제는 출근이요. 팀장님.”
“아 그래 맞아. 아무튼 거기 관심이 많으시니까 그 건 신속하게 진행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그래. 뭐 은대리 일 처리야 워낙 깔끔하니까. 문제없겠지.”
도대체 현우가 무슨 방법으로 시장까지 설득시킨지 궁금했지만 은설은 당장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차수빈, 박원준의 에이전시에 연락해 출연 계약에 대해 협의를 해야 한다. ‘이제는 출근’ 제작진 측과 접촉해 회사를 대상으로 한 예능 촬영 준비를 해야만 했다.
하루 이틀이 아닌 최대 2개월까지 촬영이 진행될 수도 있어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다른 부서 협조 공문도 보내고...’
정말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올린 보고서가 이미 결재가 된 순간 그녀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 타닥타닥
키보드 위의 은설의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 * *
“수빈아. 너 벌써 한 건 들어왔어!”
매니저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그녀를 부른다.
“진짜로? 프리선언 기사 난지 얼마나 지났다고?”
“언니. 뭔데뭔데? 광고야? 광고였으면 좋겠다. 화장품? 아니면 스마트폰?”
“어... 광고는 아니고 예능 출연인데.”
“예능? 예능도 좋지. 아 근데 아직 공중파는 못 나가는데. 케이블이겠다.”
이제 막 퇴사절차를 끝내고 자택에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소속사의 매니저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차수빈은 생각보다 이른 섭외 제안에 잔뜩 들뜬 상태였다.
“너도 들어봤지? ‘이제는 출근’이라고.”
“어 알지알지. 그거 회사에 들어가서 직장인들처럼 출근하는 리얼 예능이잖아. 너튜브에 자주 클립이 보이던데.”
“응 거기야.”
“진짜? 그럼 나 어디로 가는데? 여의도 증권가인가? 아님 판교 디지털 벨리?”
“어... 그게...”
매니저의 설명에 차수빈의 눈빛이 실망감으로 가득 찬다.
“그런 시골에서 2달이나 있으라고? 하아...”
“그래도 지금 프리선언한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난 좋은 기회라고 봐.”
“기회? 그런 지방에서 무슨 기회야.”
그래도 차수빈과는 기상캐스터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매니저 언니였는데, 오늘따라 그녀에게 실망만 하게되는 차수빈이었다.
“수빈아 생각해봐.. 거기서 똑 부러진 업무능력을 보여주면 니 이미지 관리에도 도움이 될거라구. 게다가 몇 주간이나 계속 방송에 얼굴을 비출 수 있는데 지금 하나라도 고정이 있는게 얼마나 큰데.”
“당장 스케줄도 없는데... 난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하아... 그래도오...”
집을 놔두고 잠자리부터 바뀐다는 생각에 영 내키지가 않는 차수빈이었다.
- 힐끔
그러나 매니저 언니의 진지한 표정에.
“...알았어요. 할게요.”
결국 고집부리는 것을 포기한다.
“그래! 잘 생각했어. 그럼 빨리 준비하자 수빈아. 촬영일정이 촉박해.”
프리선언을 한지 아직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차수빈은 기상캐스터가 아닌 프리로의 첫 촬영을 위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