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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화 > 차수빈 공략 (5)





카메라의 빨간 녹화 버튼만 들어오면, 밝은 미소를 짓던 차수빈의 얼굴이 오늘따라 어둡기만 하다.



“컷!”



“잠시 끊고 갈게요.”



그런 차수빈의 얼굴을 모니터링하던 피디가 보다못해 촬영을 잠시 중단시킨다. ‘이제는 출근’은 관찰예능인 탓에 정말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카메라를 계속 돌리는데, 지금이 바로 그 촬영을 중단할 만한 특수한 상황이었다.



“수빈씨. 오늘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요?”



급기야 피디의 썩은 얼굴을 실시간으로 옆에서 보고 있던 조연출이 달려 나와 차수빈의 안부를 묻는다. 대부분의 피디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성격이 더러운 자신의 선배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아...아뇨. 컨디션은 괜찮아요.”



“그럼 계속 촬영 진행해도 문제 없겠죠?”



“네...”



“알겠습니다. 그럼 조금만 어제처럼 표정을 밝게 부탁드릴게요.”



조연출은 어제의 밝은 그녀의 얼굴을 기대하며 다시 카메라 옆에 모니터를 응시한다. 그러나 녹화는 재개되지만 차수빈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결국 분노한 피디의 욕설과 짜증이 한바탕 불어닥친 후에 촬영은 점심 이후로 연기되었다.





“하아... 정말 어쩌려고 그런거야?”



씹창난 촬영팀의 분위기를 본 최고은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차수빈이 저렇게 된 것은 어제의 자신과 현우의 행동 때문이었다.



그녀 역시 레즈가 아닌 까닭에 정확히 차수빈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크게 실연당한 정도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었다.



“어제요? 팀장님이 먼저 저와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만든 자리 아니었나요? 설마... 차수빈이 계속 걱정될 정도로 정말 그쪽 취향이었던거?”



“아냐! 아니라고!”



자신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약을 올리는 듯한 현우의 말에 최고은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물론 단호하게 쳐내라는 현우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분명 이성애자인 자신은 수빈의 마음을 받아 줄 수 없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제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었다. 분명 차수빈에게는 큰 상처가 됐으리라. 더 이상 촬영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로 그녀의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 차수빈과 거리를 둘꺼죠? 제가 더 이상 팀장님의 성향을 의심하지 않게 말이에요.”



“알겠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만해. 이대리.”



측은한 눈으로 차수빈을 바라보던 최고은은 이어진 현우의 확인사살에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나 그녀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차수빈이 스스로 마음을 잘 다스리길 바랄 뿐이었다.



* * *



“하읏...흐응...팀장님...하응...팀장니임...”



- 찌걱찌걱



혼자 숙소에 남겨진 차수빈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달아오른 몸을 배배 꼬며,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다.



[사용자 : 차수빈]

[심리 메시지]

최고은과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현우가 놓치지 않고 관리자 권한으로 증폭시킨 그녀의 [열망]. 업무 시스템으로 강화된 감정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차수빈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아...아아아...”



그러나 꼭 다문 보짓살 위에 콩알만한 클리를 손끝으로 비벼대는 것으로 간질거리는 몸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어설픈 자극에 몸만 더 달아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열에 시달리듯 몸 전체가 이미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덕분에 몸에 라인을 따라 딱 달라붙은 얇은 잠옷은 안쪽의 속살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잠시나마 손바닥으로 느껴보았던 최고은의 탐스러운 가슴의 탱탱한 촉감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녀의 터질듯한 커다란 가슴과 탄력있는 몸매,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투명한 피부가 아직도 눈가에 선명하다.



“아아...팀장님...”



그러나 더 이상 그녀를 느낄 수 없다. 자신의 눈앞에서 현우에게 앞뒷구멍 가릴 것 없이 괴롭힘 당한 최고은은 그날 이후로 자신을 의도적으로 멀리하고 있었다.



아무리 레즈라지만 차수빈이 자존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세 아이돌 센터 옆에서도 인터뷰하면서도 외모로 밀리지 않았는데... 연애를 할 때도 항상 관계를 주도하던 그녀였다.



‘그런데...오늘도 몇 번이나...’



팀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내려가면서도 자연스럽게 최고은의 옆자리로 다가갔었다. 잠시 팀원들과 티타임을 가질 때도 그녀는 항상 최고은 옆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한 발자국씩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최고은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착각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최고은의 거리두기에 차수빈은 그 처절한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이었다. 허나 매몰차게 거절당하면서도 최고은을 포기할 수 없었다.



오히려 스스로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 찌극



“하아아아앙...”



더욱더 뜨겁게 몸이 달아오른다. 밤새도록 어설픈 그녀의 손가락은 가랑이 주변을 계속해서 맴돈다. 그러나 미칠듯한 간질거림만 더욱 증폭될 뿐이었다.



* * *



그렇게 차수빈은 낮에는 최고은에게 셀 수 없을 정도로 거절당하면서도, 밤에는 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뜨겁게 달아오른 몸을 억눌러야만 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주의 마지막인 금요일이 됐을 때, 평범한 직장인들은 금토일로 이어지는 주말에 잔뜩 들떠있겠지만



“하아...”



차수빈은 오히려 주말 동안 최고은을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잔뜩 우울한 상태였다. 그렇게 그녀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코너로 몰렸을 때, 사건의 원흉인 현우는 그녀의 상태를 업무 시스템으로 확인한다.



[사용자 : 차수빈]

[나이 : 26] [키 :167] [체중 : 52]

[체력 : 8/10] [매력 : 10(+1)/10] [성욕 : 10(+2)/10] [멘탈 : 1(-7)/10]

[만족도 : 1/10] [호감도 : 9/10]*

*대상 : 사용자 최고은

[성향 : 우아, 색기, 소유욕, 레즈]



[심리 메시지]

프리선언 후 미래에 대한 [불안]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욕구]

지방 촬영에 대한 [지루함]

최고은에 대한 [호감] - 증폭 활성화

최고은과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됐다!’



드디어 그가 기다렸던 순간이 찾아왔다. 최고은에 대한 [호감]과 정사에 대한 [열망]이 증폭된 상태에서 계속해서 차수빈은 최고은에게 거절당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거기에 반복되는 까임은 그녀의 성향인 [우아]와 [소유욕]까지 자극시키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마지막으로 투명인간 취급하던 하찮은 현우에게 최고은을 뺏기는 굴욕까지 더해지며, 그녀의 [멘탈]은 결국 무너졌다.



그리고 [멘탈]이 최저수치에 도달하면, 관리자는 대상의 감정을 자신에게 전이시킬 수 있었다.



과거 김지영과 서진아에게 그랬던 것처럼 현우는



최고은과 정사에 대한 [열망] → 이현우와 정사에 대한 [열망] - 증폭 활성화



[멘탈]이 부서져 버린 전 기상캐스터 차수빈에 [열망]의 대상을 자신으로 변경한다.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파멸시킬 수도 있는 엄청난 상식개변이 간단한 터치 한 번으로 끝이 난다.



연예인이라는 높은 허들과 레즈라는 철옹성을 최고은이란 미끼를 사용해 잘 빌드업한 결과였다.



“큭큭큭...”



이제 차수빈은 현우의 손안에 완전히 사로잡혀 버렸다.



매일아침마다 그의 아침발기를 책임지던 차수빈을 어떻게 따먹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현우는 마치 아다로 돌아간 듯 두근거리는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도 섣부르게 액션을 취해선 안된다.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서는 아직 조금 뜸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 * *



회사가 쉬는 탓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계속되는 ‘이제는 출근’ 촬영 역시 주말에는 휴무다. 물론 편집팀은 이틀 내내 편집본을 만들어 너튜브에 올려야 하겠지만, 출연진들에게는 달콤한 휴식의 시간이었다.



“하읏...하으응...으읏...”



- 찌걱찌걱



누구보다 화려한 주말을 보낼 것 같은 차수빈은 블라인드를 쳐 낮에도 어두운 방 안에서 음습하게 자신의 고간을 비벼대고 있었다.



최고은와 이현우의 정사를 목격한 뒤부터 찾아온 발정은 시도 때도 없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러나 서툰 손놀림으로 자위를 계속 해봐도 오히려 더욱 욕정만 치밀어 오른다.



‘아아...팀장님...’



최고은의 모습을 떠올리며 쉴세 없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차수빈. 탐스러운 두 살덩이가 마구 출렁이는 그날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검붉은 색의 커다란 자지가 팀장님의 속살을 거칠게 꿰뚫는다.



“하아...흥분돼...”



‘잠깐...’



최고은의 아름다운 알몸이 아니라 혐오해 마지않는 더러운 남자의 그...곳을 떠올리다니. 분명 일주일째 발정이 난 탓에 스스로가 미쳐버렸다고 차수빈은 생각했다.



- 주물주물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문지르면 그녀는 애써 더러운 생각을 떨쳐버리고 최고은의 매력적인 가슴의 무브먼트를 떠올린다. H컵의 엄청난 크기에도 그녀의 가슴은 처짐이라고는 없이 마치 성격처럼 꼿꼿한 탄력을 자랑했다.



“팀장님의 가슴...하읏...”



그런데 갑자기 그런 최고은의 뽀얀 가슴 여기저기를 물고 빨아대며 천박한 입술 자국을 만드는 현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해줘어...’



허락도 없이 침입한 불청객이 그녀의 머릿속을 휘젓는다.



“꺼져! 꺼지라고! 이 더러운 새끼야!”



바른말 고운 말만 쓰던 전 기상캐스터의 입에서 쌍욕이 터져 나온다. 그만큼 최고은을 빼앗은 현우에 대한 분노는 대단했다.



그런데 미칠 것만 같다. 코끼리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욱 코끼리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차는 것일까? 더러운 이현우의 모습을 지우려고 할수록 그의 존재가 바이러스처럼 증식된다.



무식할정도로 커다란 자지. 칙칙한 검붉은 색과 여기저기 혐오스럽게 튀어나온 핏줄 자국들까지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런 자지를 뿌리까지 단숨에 받아들인 최고은. 핑크빛의 보짓살이 찢어질 듯 벌어졌지만 그녀는 도대체 무슨 기분을 느끼는지, 평소 굳게 다문 입술을 칠칠치 못하게 벌리고 끈적한 타액을 흘려댔다.



‘그렇게 좋은거야?’



평소 사무실에서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듯한 카리스마 넘치는 팀장인데, 현우의 허리 움직임에 마치 흐느끼듯 달뜬 신음을 마구 토해냈다.



바로 앞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는 자신이 있는대도 말이다.



‘도대체 무슨 느낌이길래.’



특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밋밋한 얼굴. 그러나 운동은 엄청나게 하는지 쩍쩍 갈라진 근육과 흡사 몽둥이 같은 자지. 차수빈은 자신도 모르게 현우의 자지가 자신에게 삽입되는 상상을 한다.



- 찌극

- 푸슈슛



“하아아아아앙!”



그 상상만으로 단숨에 클리가 빳빳하게 선다. 그런 민감한 클리를 터치했을 뿐인데 차수빈은 애액을 지려버린다.



“하읏...흐으응... 말도 안돼에...”



인정하기 싫지만 살짝 가버렸다. 물론 얕은 오르가즘 정도로 현우가 증폭시킨 정사에 대한 [열망]을 잠재울 순 없겠지만, 차수빈은 그것만으로도 십일자 복근이 선명한 잘 관리된 매끈한 복부를 벌벌 떨어댄다.



잠시 아주 잠시동안 느껴졌던 짧은 쾌락이 거짓말처럼 사라지자 그 빈 곳을 지독한 자괴감이 채운다.



“싫어... 말도 안돼...싫어어!”



‘더러워더러워더러워. 왜 자꾸 더러운 남자의 모습을 떠올리는 거야...’



머리를 쥐어뜯으며 스스로를 책망해보지만 차수빈은 주말 내내 현우의 근육질 몸과 검붉은 커다란 자지를 떠올리며 고간을 비벼댔다.



그러나 처음에 느꼈던 얕은 오르가즘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손가락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수없이 탐스러운 허벅지 사이를 비벼댔지만, 극심한 고열에 시달리는 듯 달아오른 몸뚱이는 가라앉지 않는다.



그렇게 지독할 정도로 힘든 한 주를 보낸 차수빈은 최악의 컨디션으로 월요일 촬영을 위해 조직혁신TF팀으로 출근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