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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4화 > 관리자의 삶 (끝)





“또 본부장실에 있었죠?”



현우가 사무실로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은설이 다가와 추궁하듯 묻는다.



“본부장님께 드릴 보고가 길어졌어. 왜?”



“흥! 입술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해요.”



그가 최고은과 무슨 짓을 하고 왔는지 알고 있는 은설은 표독스러운 눈초리로 현우를 노려본다.



최고은은 물론 서진아와 차수빈과도 몸을 섞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녀였지만, 다른 여직원들과의 외도를 인정한다고 해서 질투심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질투한다고 해서 다른 여직원들에게 가지 않을 현우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은설은 화가 난다. 그의 몸에서 연하게 나는 섬유유연제의 향. 그것은 분명 최고은의 체취였다.



‘본부장이면 다야? 나이값도 못하고 천박하게 발정 나서는. 흥! 분명히 먼저 이대리님을 유혹했겠지.’



공과 사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최고은은 분명히 몇 번이나 회사에서는 야한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었지만, 그런 본부장을 덮친 것은 현우였다. 그러나 은설의 생각은 달랐다.



치밀어오르는 질투심과 분노에 은설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난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



표정만 봐도 최고은의 애널을 마구 괴롭히려는 은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지만, 현우는 굳이 그녀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그런 그녀의 질투심을 살살 자극한다.



“본부장님께 아까 개인적으로 뭘 좀 부탁드렸는데... 아 아니다. 됐다.”



“뭔데요? 왜 말을 하다가 끊어요. 궁금하게.”



“왜? 본부장님은 거절하신 부탁을 대신 들어주기라도 할 거야?”



여기가 포인트였다. ‘넌 못하는 일니까 신경 꺼.’라는 가소로운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면,



“흥! 여성 할당제인가? 그게 아니었으면, 승진도 못 했을 사람인데. 요즘 아주 콧대 높은 줄 모른다니까요.”



“그래서 네가 대신 들어줄 거냐고.”



“당...당연하죠! 제가 그랬죠? 전 그 사람이랑 다르다니까요? 이번 기회에 이대리님은 아셔야 해요. 누가 더 대리님을 진심으로 생각하는지. 최고은 본부장은 정말 자기밖에 모른다니까요?”



이렇게 쉽게 넘어온다.



자존심만 살살 긁어대면 현우는 은설을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었다. 물론 관리자 권한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복종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러는 편이 좀 더 놀리는 맛이 있었다.



“잘됐네. 그럼 퇴근하고 나랑 어디 좀 같이 가자.”



“어...어딘데요?”



“가보면 알아.”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한다. 항상 이런 식으로 현우에게 당했던 거 같은데. 그러나 뒤늦게 후회한들 이미 엎질러진 물, 아니 말이었다.



“하아...알겠어요.”



그렇게 은설은 퇴근을 하고 현우에 차에 오른다.





* * *





- 딸랑



가게 문에 달린 종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오는 두 사람.



“여...여긴 왜 온거에요. 이대리님?”



“타투샵에 타투하러 오지 뭐 하러 와.”



“설마... 본부장님께 부탁했던게...”



“맞아. 문신이야.”



왜 항상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는 적이 없을까?



갑자기 몸에 타투를 새겨야 할 상황이 되자, 당당했던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은설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린다.



“문신은 작은 걸로 제가 골라도... 히익!”



현우는 일명 음문(婬紋), 음탕한 문신의 도안이 잔뜩 그려져 있는 책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서진아의 엉덩이 위에 새겼던 날개 모양의 타투도, 후배위를 할 때 박아대는 남성에게 노출되어 업소녀들이 할 법한 천박하기 짝이 없는 문신이었었다.



그러나 지금 그가 보고 있는 문신은 도저히 정상인이라면 자신에 몸에 영구적으로 새길 생각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정 중앙에는 하트모양이 있지만, 그 주변을 기괴한 무늬들이 뒤덮고 있는 자궁 문신. 은설은 이런 모양의 문신을 오늘 처음 봤지만, 그것을 몸 어디에 새기는지는 왠지 알 것만 같았다.



“잠...잠깐...만요...”



“왜? 아까는 분명 본부장님과 달리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훨씬 깊다면서. 이것도 못 해줘? 은설. 정말 실망인데?”



“아니...이건...그러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정신 차리라고 현우의 뺨을 올려붙이고 싶은 은설이었지만, 자신 있게 내뱉은 말 때문인지, 아니면 자존심 때문인지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한다.



‘안돼안돼...말도안돼. 이걸 새기고 어떻게...’



“이...이대리님. 저걸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정말 전 끝이에요. 아...아시죠?”



“뭐야? 나 말고 다른 남자한테 알몸을 보여주겠다는 거야?”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은설의 말처럼 아랫배에 자궁 문신을 새기면 앞으로 그녀는 절대 평범한 연애 따위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 관리자 권한이 있어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업무 시스템이 사라지게 된다면? ‘이제는 출근’ 촬영 때 그녀에게 찝쩍거리던 아나운서 박원준처럼 은설을 노리는 남자들은 언제나 그녀의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절대 딴 놈에게 뺏길 순 없지.’



현우가 천박하기 짝이 없는 자궁 문신을 그녀의 아랫배에 영구적으로 새기려는 이유였다.



‘그리고 존나 꼴리기도 하잖아?’



관리자 권한이 없다면 이런 정신 나간 짓을 은설 같은 여자에게 할 수 있을까? 이번 기회에 현우는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있는 섹스 판타지를 하나 더 실현시킬 생각이었다.



“어머... 정말 이거 아랫배에 새길 거 맞죠? 남자친구분?”



“네 물론이죠.”



몸 여기저기에 문신은 물론 코와 얼굴 여기저기에 피어싱을 한 여종업원이 다시 한번 확인하듯 묻는다.



저번에 서진아에 엉덩이에 타투를 시술했던 그 음흉한 금발돼지는 진작에 잘렸는지 보이지 않는다.



보지둔턱에 문신을 새기려면 하의를 완전히 다 탈의해야 하는데, 그나마 은설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같은 여자에게 시술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안돼안돼안돼에’



은설의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경고음이 울려대고 있었다. 이걸 새기면 목욕탕은 물론 비키니를 입을 때도 위쪽에 문신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헬스장, 탈의실, 샤워실 등 옷을 벗어야 할 상황은 많다. 얼굴을 찌푸리고 자신의 몸을 바라볼 다른 여자들의 눈빛이 두렵다.



살짝 드러나는 아랫배의 천박한 문신을 보고 남자들은 야릇한 상상을 하겠지만, 걸레 같은 여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앞으로 현우 외에 다른 남성과의 평범한 연애는 영영 끝이었다.



그런 불안한 마음 때문일까? 그녀답지 않게 촉촉하게 젖은 눈빛으로 현우를 올려다보지만,



“자 여기까지 왔는데 안 할 거야?”



그의 눈빛은 단호하기만 하다. 결국 시술대 위에 올라가 아래쪽을 완전히 발가벗고 누운 은설. 그녀는 아직도 이 상황이 꿈인 듯 현실감이 없었다.



- 위이이잉



타투 기계가 불안한 소리와 함께 돌아가기 시작한다. 끝에 달린 날카로운 바늘이 매끈하게 왁싱된 은설의 보지둔턱의 바로 위를 쑤셔댄다. 그제야 은설은 꿈에서 깨어나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꺄아아아악!”



‘아파아파아파아!’



불로 지지는 듯한 뜨거운 통증이 밀려온다. 그것도 예민하기 짝이 없는 아랫배다. 바로 아래에는 현우의 지시로 하트모양으로 남겨놓은 음모가 있었다.



서진아의 엉덩이에 새긴 타투와 동일한 핑크빛의 잉크가 매끈한 은설의 아랫배에서 조금씩 그 모양을 드러낸다.



“——!”



- 움찔움찔



한참이나 소리를 지르던 은설은 더 이상 내뱉을 힘도 없는지 입만 뻐끔거린다. 항상 내려다보듯 도도했던 눈빛은 초점을 잃고 멍하니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 위이이이잉



그렇게 두 시간쯤 지났을까?



“자 끝났어요. 조금만 있다가 내려오시면 돼요.”



시술을 마친 여종업원이 잠시 자리를 비켜준다.



“하아하아아...”



가녀린 허리와 대비되는 풍만한 골반. 그리고 매끈한 복부 아래에서 천박하다 못해, 충격적인 핑크빛의 자궁문신이 존재감을 과시한다.



“큭큭큭... 완벽해.”



매끈하게 왁싱된 보지둔턱에 남겨진 하트모양의 음모까지 더해지며, 원래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은설의 하반신은 정말이지 현우를 미치게 한다.



당장 여기서 박아버리고 싶지만 뒤에는 아직 여종업원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혹시나 자궁문신을 새기는 것 때문에 [애정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현우였다. 그래서 시술 내내 은설의 [상태창]을 확인하고 있었다.



[사용자 : 은설]

[나이 : 28] [키 :168] [체중 : 54]

[체력 : 7/10] [매력 : 8(+4)/10] [성욕 : 10(+5)/10] [멘탈 : 4(-4)/10] - New!

[만족도 : 10/10] [애정도 : 10/10]

[성향 : 여왕, 츤데레, 진성M(두 얼굴의 마조히스트)]

[대상과의 관계 : 연인]



‘혹시나 하면 바로 [직권남용]을 쓰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은설의 [애정도]는 하락하지 않았다.



그때 현우의 눈에 들어오는 축축하게 젖은 그녀의 허벅지.



‘설마?’



- 찌걱



“히으윽!”



현우의 손이 허벅지 사이에 보짓살 안쪽을 거칠게 쑤신다. 놀랍게도 시술을 받으면서 안쪽은 물론 시술대를 적실 정도로 잔뜩 애액을 싸지른 은설이었다.



“하? 설마 시술받으면서 가버린 거야?”



“...”



가랑이를 가릴 생각은 하지 않고 수치스러운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는 은설.



완전히 [진성M]인 그녀의 성향 때문일까? 날카로운 바늘에 찔리는 통증은 야릇한 쾌감으로 진작에 변질된 듯했다.



‘진짜 진성 메조네.’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정말이지 항상 질리지 않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은설이었다.



“아아...안돼에...”



은설은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려 자신의 아랫배를 바라본다.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지독한 자기관리로 잘 관리된 매끈한 복부의 아래, 하트모양의 음모 바로 위. 천박하게 짝이 없는 핑크빛의 자궁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하아하아아...”



그러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고통과 충격은 빠르게 사라지고 그 자리를 찌릿한 쾌감이 대체한다.



‘분명 이대리님은 또 방송을 켜시겠지?’



얼굴은 가렸지만 여울이라는 자신의 닉네임은 이미 웹상에서 유명했다. SNS 수만의 팔로워는 물론이고 성인방송을 켜면 곧바로 수천 명이 접속할 정도의 엄청난 인기였다.



팔로워들과 시청자들은 분명 자신의 몸에 새겨진 자궁문신을 보고 더러운 년이라고 매도하고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더러운 채팅을 쏟아낼 것이다.



“아아...”



- 움찔움찔



얼굴도 모르는 수천명의 익명의 남성들에게 채팅이지만 욕설과 매도를 당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은설은 자신이 시술대에 하반신을 완전히 발가벗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살짝 가버린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과 살짝 벌어진 입술. 그리고 홍수라도 난 듯 축축이 젖은 가랑이.



- 찰칵찰칼



그리고 자신의 천박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현우.



은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시술대에 누워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본부장이 된 최고은과 안내원으로 다시 회사로 입사한 김혜리. 천박한 자궁문신을 새기고 SNS와 성인방송에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은설. 퇴사는 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최고은을 통해 불러내 함께 3P를 즐기는 차수빈.



그리고 이제 살짝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는 서진아까지.



현우는 각기 다른 매력의 5명의 여자를 마음껏 따먹으며, 누구보다 즐거운 직장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항상 업무 시스템이 주는 새로운 [업무지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아직 [잔여포인트]를 사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상급 관리자보다 더 위로 계속 올라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허나,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도 종종 수다를 떨어대던 시스템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만약 [업무지시]가 내려진다면, 이제는 타고난 [매력] 10의 여자를 공략해야 할 차례였다.



‘[매력] 10의 여자는 절대로 회사에 입사 할 수 없는 건가?’



생각해보면 업무 시스템은 불친절하긴 했지만, 반드시 공략 가능한 [업무지시]만을 내렸었다.



보정 없는 [매력] 8의 최고은과 [매력] 9의 차수빈. 공략 가능한 여직원이 있거나 광고 촬영으로 섭외가 가능했기에 [업무지시]도 있었다.



‘차수빈의 외모 수준을 생각하면 [매력] 10은...’



탑 여배우 정도일까? 아니, 애초에 완벽한 [매력]에 여자가 현실에 존재하긴 하는 걸까? 궁금하긴 하다. 완벽한 미모의 여자는 어느 정도일까?



[성향강화]로 현재 서진아, 은설, 김혜리는 [매력] 8이었고 최고은와 차수빈은 [매력] 9였다. 그런 5명의 여직원을 취하고도 현우의 욕심은 끝도 없는지 [매력] 10의 여자를 원하고 있었다.



- 츄릅츕츕



- 핥짝할짝



“우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이대리님.”



쇼파에 앉아 있는 현우의 다리 사이에 김혜리와 서진아가 달라붙어 혀와 입술, 손까지 사용해 그의 자지를 빨아대고 있었다.



멍한 표정의 현우를 보며, 두 여자는 더욱더 열정적으로 그의 자지를 빨아댄다. 두 개의 혀가 하나의 자지를 두고 서로 얽히고설키고, 달뜬 숨결이 아랫배를 간질간질 자극한다.



“아... 아무것도 아냐.”



현우는 이내 상념에서 돌아와 서진아의 부드러운 가슴을 꽈악 움켜쥔다.



“흐읏!”



- 우우우우웅



그때 스마트폰이 진동으로 울려댄다. 현우는 두 여자에게 펠라를 받으며, 액정화면을 응시한다. 그리고 이내 살짝 미소 짓는다.